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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의 눈으로 지켜본 화산섬 제주…28~30일 '탐험대학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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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의 눈으로 지켜본 화산섬 제주…28~30일 '탐험대학 캠프'

2019.07.01 00:01

 

제주 차귀도에서 수월봉으로 이동하는 선상에서 포즈를 취하는 탐험대학 학생들.

“저기 주상절리 좀 보세요. 육각기둥 모양이에요. 요트에서 보니 더 신기해요.”  
파도에 일렁이는 요트 위에서 제주 해안지형을 관찰하던 아이들의 탄성이 울려 퍼졌다. 선상에서 바라본 육각기둥 모양으로 솟은 주상절리와 무수한 세월 동안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해안동굴은 뭍에서 봤던 것과는 완전히 모습이었다.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제주도 일대에서는 첫 탐험대학 캠프가 열렸다. 동아사이언스와 벤처 기부펀드인 C프로그램이 공동으로 마련한 탐험대학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들이 자연, 우주, 기계(로봇) 전문가와 함께 탐험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6개월 과정의 프로젝트다. 현장 탐험이 끝난 뒤에는 온라인 채널과 탐험 페스티벌을 통해 결과를 공유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첫 날 진행된 요트 탐사는 탐험대학 캠프 프로그램 중 하나다. TV 등에서 '과학탐험가'로  활동하는 문경수 씨가 진행을 맡았다. 중문 대포포구에서 출발한 요트가 바다로 나아가자 병풍처럼 펼쳐진 주상절리의 모습이 보였다. 거대한 해안절벽에 부딪친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을 뒤로 하며 요트는 점점 더 먼 바다로 나아갔다. 


“제주도는 화산섬이에요. 방금 지나친 주상절리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화산지형이지요. 주상절리는 땅위로 흘러나온 용암이 빠르게 식으며 굳다가, 균열이 생기며 여러 개의 돌기둥으로 쪼개져 생긴 지형이에요. 오각기둥, 육각기둥 등 다양한 형태로 생긴 돌기둥들이 해안가에 모여 장관을 이룹니다.”


10분을 더 항해하자 3개의 해안동굴이 보였다. “앞에 보이는 동굴은 월평동굴이에요. 바다 근처에 있는 동굴은 파도에 의해 깎여 만들어진 해식동굴이 일반적인데, 월평동굴은 좀 달라요. 화산 활동과 외부의 다른 힘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추정되지요. 아직 월평동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연구되지 않아 앞으로 지질학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답니다.” 
 

문경수 탐험가와 함께한 요트 탐사. 제주 대포포구 근처 월평동굴의 지형을 살펴보고 있다.
문경수 탐험가와 함께한 요트 탐사. 제주 대포포구 근처 월평동굴의 지형을 살펴보고 있다.

29일 진행된 돌고래 탐사는 탐험대학에 청소년에게 가장 기대되는 탐사로 손꼽혔다. 탐사 전 이태규 군(성남 장안중3)은 “수족관에서 보던 돌고래를 야생에서 관찰하고 탐사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프로그램을 함께 한 하정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연구원은 “제주도 연안 5km 이내에 남방큰돌고래 130~140마리가 살고 있다”며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에서는 돌고래를 직접 눈으로 관찰하거나 드론, 수중소리감지기로 돌고래의 행동과 생활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정주 연구원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해안에서 돌고래를 관찰했다. 안타깝게도 관찰을 시작하자마자 먼 바다에서 수면을 낮게 점프하며 작은 포말을 일으키던 돌고래는 점점 더 먼 바다로 나아가 보이지 않게 됐다. 좀 더 기다려 보았지만 이후 비까지 내리며 일기가 안 좋아져 돌고래 관찰을 마치고 제주돌핀센터로 향했다.

 

하 연구원은 제주남방큰돌고래가 어떤 동물인지, 여러 돌고래 개체를 서로 어떻게 구분하는지 등에 대한 강연을 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 불편한 진실과 함께 질문을 던졌다. 


“요즘 돌고래 투어를 한다며 제트스키나 배를 타고 돌고래에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고, 꼬리나 지느러미에 상처를 입힐 수 있어요 그물이나 비닐봉지 등 해양쓰레기를 갖고 놀거나 이에 상처 입는 돌고래도 종종 발견되고 있습니다. ”    

탐험대학 제주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해안에서 돌고래를 관찰하고 있다.
탐험대학 제주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해안에서 돌고래를 관찰하고 있다.

과학적인 연구 방법론에 따라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연구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연구 주제는 ‘무당개구리의 서식지별 포식률 차이 알아보기’다.  프로그램은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의 지도로 진행됐다.


“이번 실험은 파일럿 실험입니다. 실제 실험을 앞두고 설계한 실험이 잘 작동할지 사전에 확인해 보는 실험을 말해요. 탐험 캠프 기간 동안 여러분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한 결과를 분석해 볼 거예요, 만약 실험이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분석할 겁니다. ”  

 

참가자들은 사전에 직접 클레이와 무독성 물감을 사용해 연두색과 녹색 무당개구리 모형 100마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 숙소 주변 환경을 관찰한 뒤, 개구리가 포식자에게 가장 공격을 덜 받을만한 장소를 선정했다. 이후 인적이 드문 산책로, 낮은 풀이 많은 초지, 나무가 우거진 숲 등의 장소에 개구리 모형을 각각 설치하고 어떤 장소의 포식률이 가장 낮을지 유추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이튿날 설치한 개구리 모형을 모두 수거해 얼마나 포식자인 새의 공격을 받았는지 상처의 수를 세어봤다.

 

확인 결과 약 20%의 개구리가 상처를 입었다. 그 중 현무암이 많은 물웅덩이 지대에 설치된 개구리 모형이 가장 공격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많이 온 탓에 새들의 활동이 적었고 제주 환경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실험이 무척 어려웠을 거예요. 파일럿 실험은 말 그대로 개선점을 찾아 다음에 더 나은 실험을 하기 위해서 하는 실험이에요. 이번에 아쉬웠던 부분을 개선해 육지에 사는 개구리의 포식률에 대해 후속 연구를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탐함대학 학생들이 설치한 무당개구리 모형을 수거하기 위해 수풀 속을 수색하고 있다.
탐함대학 학생들이 설치한 무당개구리 모형을 수거하기 위해 수풀 속을 수색하고 있다.

장 교수의 총평을 듣고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진혁 군(양평 양일중1)은 “연구 프로젝트는 처음 해 봤는데 다양한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개구리 모형을 설치할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토의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수연 양(영덕여고 2)은 “장 교수님이 초중고등학생으로 이뤄진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시는데도 실제 연구 현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날카롭고 진지하게 지도해 주셔서 놀랐다”며 “앞으로 조류학자가 꿈인데, 생태학자들이 실제 연구하는 방식 그대로 연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제주 캠프를 마치며 “탐험 캠프를 시작으로 앞으로 약 5개월 간 청소년들은 스스로 탐험을 설계하고 수행할 예정”이라며 “참가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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