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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의 93%플라스틱 제품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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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의 93%플라스틱 제품에서 나온다

2019.07.05 10:00
산업계에서 처음부터 지름 5mm 미만으로 작게 만든 2차 미세플라스틱(7%)보다, 원래 커다란 제품이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하면서 작아진 1차 미세플라스틱(93%)이 훨씬 많다.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하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상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산업계에서 처음부터 지름 5mm 미만으로 작게 만든 2차 미세플라스틱(7%)보다, 원래 커다란 제품이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하면서 작아진 1차 미세플라스틱(93%)이 훨씬 많다.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하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상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한 사람이 연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지름 5mm 미만의 플라스틱)의 양이 카드 한 장, 또는 볼펜 한 자루와 맞먹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줬다. 미세플라스틱의 93%가 처음부터 작은 크기로 생산된 것이 아니라, 원래는 커다란 플라스틱 형태였지만 긴 세월에 걸쳐 마모된 것이므로 플라스틱 자체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는 전문가들이 모여 플라스틱 폐기물과 미세플라스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안을 논의했다. 

 

친환경 플라스틱 아직까지 일반화 어려워

 

권용구 인하대 고분자공학과 교수, 이정아 기자
권용구 인하대 고분자공학과 교수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일반화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많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는 플라스틱 등 화학소재(63%)다. 일본 플라스틱쓰레기관리협회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현재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11.5%는 플라스틱이다. 종이(34.4%)나 음식찌꺼기(32.4%)에 비하면 작은 양이지만,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거나 단순 소각 또는 매립해 폐기한다. 만약 자연상에 무단으로 투기하거나 방치한다면 긴 세월에 걸쳐 아주 잘게 부서지면서 플라스틱 가루가 된다. 수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해양생물 등을 위협한다. 또한 플라스틱을 만들 때 첨가하는 가소제와 난연제, 안정제들이 해양으로 흘러나와 오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권용구 인하대 고분자공학과 교수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되 환경오염과 생태계 위협 등 심각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산업계에서는 대체 소재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해왔다"며 "하지만 아직 여러 가지 해결점이 남아 있어 실질적인 대체 소재는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옥수수 등 곡물이나 게, 새우 등 갑각류의 껍질에서 천연고분자를 추출하는 것이다. 생산비용이 플라스틱처럼 저렴한데다 전분과 키틴, 셀룰로오스 등으로 이뤄져 있어 잘 썩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공성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기타 보강물질을 혼합한 화학합성 생분해성 고분자도 있다. 생산이 쉽고 물성 조절이 쉽지만 생산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미생물이 생산하거나, 여기에 전분 등을 섞어 만든 생분해성 고분자가 있다. 아직은 플라스틱을 100%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한편 과거에 생산해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플라스틱을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권 교수는 "플라스틱 소재뿐 아니라 마이크로비즈(미세플라스틱의 일종)나 첨가제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방법을 찾아 상용화해야 한다"며 "사용한 플라스틱은 반드시 재활용하고, 일상생활에서도 1회용 플라스틱이나 포장재 사용을 줄이자"고 권고했다. 

 

미세플라스틱 줄이려면 플라스틱 자체 줄여야

 

2015년 기준 전 세계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색이 붉고 진해질수록 배출량이 크다는 의미다. 사이언스 제공
2015년 기준 전 세계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색이 붉고 진해질수록 배출량이 크다는 의미다. 사이언스 제공

한편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이민희 LG하우시스 연구소장(상무)이 실제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한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LG하우시스 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수지를 이용해 내구성이 우수한 장판이나 마루, 벽지 소재를 개발했다. 또한 페트병을 재활용해 가구 표면에 적용되는 가구용필름을 만들어, 연간 페트병을 1500만 개씩 재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미세플라스틱을 모아서 재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재활용보다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화장품 가운데 얼굴에 발라 문지르다가 물로 씻어내는 클렌징이나 스크럽 제품에는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들어 있다. 이것은 셀룰로오스나 만나 등 식물성 소재로 대체할 수 있다. 실제로 화장품제조업체인 시세이도에서는 미세플라스틱대신 셀룰로오스를, 콜게이트 파몰리브에서는 호호바 알갱이를, 바이어스도르프는 수소 첨가한 피마자오일과 수화 실리카 등을 쓰고 있다.

 

문제는 산업계에서 처음부터 지름 5mm 미만으로 작게 만든 2차 미세플라스틱(7%)보다, 원래 커다란 제품이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하면서 작아진 1차 미세플라스틱(93%)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 소장은 "대기업에서는 친환경 소재를 쓰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세 기업에서는 플라스틱 또는 미세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플라스틱 대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주 삼양바이오팜 수석연구원은 "'플라스틱은 작아질 뿐 없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이 말은 틀리다"며 "엄밀히 말하면 비분해성이 아니라 난분해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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