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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혁신 컨트롤타워 부재...과기혁신본부는 규제개혁만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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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혁신 컨트롤타워 부재...과기혁신본부는 규제개혁만 외쳐”

2019.07.04 18:31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이달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이달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제조업을 담당하는 산업부와 공장 보급을 담당하는 중기부, 기술을 개발하는 과기정통부가 유기적으로 가야 하는데 겉돌고 있습니다. 과기혁신본부에서 컨트롤타워를 맡으면 좋겠는데, 오로지 규제개혁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김상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사업기획본부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의 오후 심포지엄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은 제조업 업그레이드’에서 한국 제조업 혁신의 컨트롤타워가 없어 부처간 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심포지엄에는 약 100명의 전문가가 모여 제조업의 미래와 4차산업혁명이 제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김 본부장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스마트제조기술 연구개발(R&D) 로드맵'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로드맵 작성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라고 전제한 뒤 "한국은  뒤늦게 제조업 혁신에 뛰어들었지만, 문제가 많다. 내용이 지나치게 기술 위주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 지멘스는 플랫폼을 강조하고 GE는 생태계를 강조하는 동안 한국은 기술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기업이나 전문가들의 요구에 부합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 본부장을 비롯해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의 제조업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 단장은 한국의 제조 역량과 생산성이 최근 위기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 1만 명 당 산업용 로봇 수가 한국이 1위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생산성은 미국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로봇을 사용했음에도 생산성이 낮은 상황은 문제가 많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단장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제조업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경기변동에 비탄력적인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조업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제조업은 2016년 기준 세계 5위지만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분석이다. 그게 바로 로봇을 동원함에도 극히 낮은 생산성이다. 

 

더구나 최근 제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대처가 쉽지 않다. 박 단장은 “과거에는 한 제품을 1000만대 보급하는 데 40년 이상 걸렸는데, 스마트폰 1000만대를 보급하는 데는 1년이 걸리지 않게 됐다”며 “제품 판매에서 얻은 이익으로 새로운 제품 생산을 준비하는 제조업 입장에서는 재앙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점차 복잡화되는 것도 문제다. 제품 제조 중심의 한국 제조업은 최근 일본이 소재 공급을 끊으면 가치사슬의 붕괴로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이번에 절감했다. 박 단장은 “그 동안 한국이 제품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생산수단을 만드는 게 중요한 때”라며 “미래 제조업은 단순한 제품 생산이 아니라 새롭게 전개되는 제조혁신을 이해하고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제조업 혁신을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디지털화다. 디지털화를 앞서나간 국가로는 독일이 꼽힌다. 박 교수는 “독일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별명이 유럽의 환자였지만 디지털 경제를 미래로 보고 제조업을 디지털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08년 경제위기에도 독일은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다른 국가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이러한 독일도 미래 제조업에 대한 불안을 갖고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도 독일에서 나왔다.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시초는 클라우스 슈밥으로 알려져 있지만 2011년에 ‘인더스트리 4.0’이라는 단어가 이미 나와있었다”며 “전 세계가 부러워할 때 독일은 기술 발전으로 제조업이 불안해질 것을 알고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디지털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는 독일 지멘스의 사례도 소개됐다. 최유순 지멘스 부장은 디지털화의 사례로 ‘디지털 트윈’을 제시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최 부장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이전에는 로봇과 원자재, 인간을 투입해 테스트해봐야 했던 것을 시뮬레이션만으로도 계획을 짤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효율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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