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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과 있었다"vs"목표 없고 혼란은 외면"…文정부2년 과학기술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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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과 있었다"vs"목표 없고 혼란은 외면"…文정부2년 과학기술 엇갈린 평가

2019.07.05 20:08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이달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 대토론회′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이달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 대토론회'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개인 기초연구비를 늘리고 규제 개선을 하는 등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공계 기피 문제와 비정규직 전환 등 제도 개선에 따른 혼란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기 분야에서의 혁신역량이 강화됐다는 정부의 자찬에도 불구하고 연구 현장에서는 정작 피부로 와닿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 대토론회’에서 나온 지적이다.  이번 토론회는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전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소통이 여는 미래’를 주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 관리자들과 분야별 산학연 전문가 500여 명이 참석해 과학기술정책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문미옥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날 기조발표에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 2년간 과학기술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생태계의 큰 축으로는 콘트롤타워와 연구비 증액, 규제 개선 등을 들었다. 문 차관은 “과기혁신본부와 자문회의, 과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혁신체제를 복원하고 연구자들에게 약속한 기초연구비 2배 증액 약속을 지키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규제를 개선해 연구자들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비정규직 연구원과 학생연구원의 처우 개선에도 힘쓰는 등 연구자들의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차관은 2019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평가에서 지난해 7위던 과학 인프라 분야에서 올해 3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문 차관은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의 올해 한국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 결과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7위지만 속을 살펴보면 논문 수, 연구자 수 등 양적인 면은 늘어나도 연구자 간 협력, 국제 협력면에서 떨어진다”면서 “연구 협력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래 과학기술 발전전략도 연구자를 중심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문 차관은 “기초연구에 관해서는 연구자에게 연구비만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역량을 체계화해 플랫폼 구조로 만들어 혁신인재를 지속적으로 키워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략이 국가 과학기술혁신체계 안에서 어우러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 차관은 “과학기술이 지금까지 경제발전의 도구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과학기술이 사회제도를 혁신하고 혁신 인재를 키우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진 토론에서는 과기정통부의 긍정적 평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이공계 기피와 이공계 병역특례 등 과학기술계 인력수급 문제와 주 52시간과 출연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같은 제도 변화에서 느끼는 과학기술계의 혼란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행정 부담을 줄여주셨다고 하지만 국가에서 연구소 비정규직을 정규화하며 행정직이 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부담이 늘어나기도 한다”며 “주 52시간도 연구자의 연구 몰입시간이 짧아지는 문제가 있는 만큼 좋은 제도라도 적절한 조화가 있어야 극대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력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삼열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공계 박사인력이 정부 연구개발 투자 상승과 함께 늘어나고 있으나 출연연 정규직 전환 등으로 갈수 있는 자리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선임연구원은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나며 국내 과학자들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국내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는 고급 인력도 늘어나고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갈 자리가 없는 것"이라며 "국내 박사급을 잡을 수 있는 직업군을 신설해야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책의 연구개발 목표가 선명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세부사업에선 지역혁신을 외치면서 전체적으로는 국가 목표에만 매달리는 등 과학기술이 초점을 맞추지 못해 혼란스럽다"며 "과학기술정책은 연구수월성을 확보하고 후속세대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과학기술 성과 지표로 든 IMD도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IMD를 보면 과학 인프라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3위로 상승했지만 기술 인프라의 경우 같은 기간 14위에서 22위로 무려 8계단이나 떨어졌다. 기술 인프라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8위에서 17위 사이를 유지해 오다 이번에 20위권 바깥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기술을 담당하는 과기정통부가 과학 지표만을 끌어다 과학기술 성과로 포장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이영완 한국과학기자협회장(조선일보 과학전문기자)은 “IMD 과학인프라가 3위로 올랐다고 하는데 그동안 국가경쟁력 평가는 28위로 한 계단 떨어지고 정부 효율성은 31위로 두 계단 낮아졌다”며 “과학인프라는 그래도 해외에서 좋게 평가된다고 해석하셨다면 과기 정책을 수행하시는 분들은 정부 내에서 과학기술이 왜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확신범으로라도 일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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