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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산실 ‘IBM 리서치 취리히’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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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산실 ‘IBM 리서치 취리히’에 가다

2019.07.08 13:00
IBM이 초전도 회로를 사용해 구현한 양자컴퓨터. IBM 리서치 제공
IBM이 초전도 회로를 사용해 구현한 양자컴퓨터. IBM 리서치 제공

‘윙윙’


연구실 문을 열자 시끄러운 냉각기 소리가 들려왔다. 좁은 방안에는 절연 튜브와 전선, 제어장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 사이로 천장에 매달린 ‘원통’이 보였다. ‘IBM Q’라고 써있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나쳐버렸을 정도로 밋밋한 외관이었다. 금으로 만든 ‘샹들리에’ 모습을 볼 것이라는 기대와는 딴판이었다. 다니엘 에거 IBM 리서치 취리히 연구원은 “실제 하드웨어는 원통형 냉각장치 안에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큐비트의 질을 높이는 연구에 집중

 

IBM 리서치 취리히 전경. 취리히 시내에서 남쪽으로 11km 떨어진 소도시에 있다. IBM 리서치 제공
IBM 리서치 취리히 전경. 취리히 시내에서 남쪽으로 11km 떨어진 소도시에 있다. IBM 리서치 제공

7월 5일 방문한 스위스 취리히 시내에서 남쪽으로 11km 떨어진 한적한 소도시 뤼슐리콘에 있는 IBM 리서치를 찾았다. 조랑말이 뛰노는 푸른 들판 한가운데 자리잡은 IBM 리서치에는 양자컴퓨팅 랩이 있다.


IBM은 전 세계 6개 대륙에 12개 연구소를 운영하며 양자컴퓨터, 인공지능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한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먼저인 1956년에 건설된 이곳 취리히 연구소에서는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기 위한 기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양자컴퓨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다니엘 에거 IBM 리서치 취리히 연구원. 이영혜 기자
양자컴퓨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다니엘 에거 IBM 리서치 취리히 연구원. 이영혜 기자

연구실에서 만난 에거 연구원은 “양자컴퓨터의 맨 아래 반도체 칩 부분을 절대영도에 가까운 15mK(영하 273.135도)로 만든다”며 “냉각한 초전도 반도체 칩에 마이크로파를 가해 전류를 중첩상태로 만드는 것이 핵심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초전도 루프’ 방식은 IBM과 구글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입자이면서 동시에 반입자의 특성을 가지는 ‘마요라나 페르미온’을 큐비트 후보로 연구 중이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에서 정보를 저장하는 단위다. 큐비트는 0과 1이 겹쳐 있는 중첩 상태로 유지된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의 불확정성을 이용해 연산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2015년 IBM이 개발한 큐비트 회로. 양자중첩 현상을 구현할 수 있다. IBM 리서치 제공
2015년 IBM이 개발한 큐비트 회로. 양자중첩 현상을 구현할 수 있다. IBM 리서치 제공

IBM 리서치 취리히에서는 현재 2개의 큐비트를 만들어 실험 중이다. 경쟁사들이 수십 개의 큐비트를 가진 양자컴퓨터를 앞다퉈 발표하는 데 비하면 적은 숫자였다. 기존 컴퓨터의 기능을 월등하게 뛰어넘는 진정한 의미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50개 정도의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에거 연구원은 “양자컴퓨터는 큐비트의 ‘볼륨’도 중요하지만 ‘퀄리티’ 역시 중요한 요소”라며 “큐비트가 중첩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정보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양자 간의 상호작용, 커플링 효과 등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큐비트의 볼륨을 키우는 연구는 현재 미국 뉴욕에 있는 IBM 리서치에서 진행 중이다. 

 

“협력으로 미래 컴퓨터 시장 선도하겠다”

 

5일 컴퓨터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는 알레산드로 쿠리오니 IBM 리서치 취리히 연구소장. 이영혜 기자
5일 컴퓨터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는 알레산드로 쿠리오니 IBM 리서치 취리히 연구소장. 이영혜 기자

IBM은 올해 1월 CES에서 20큐비트 IBM Q를 공개했다. 이는 실험실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범용 양자컴퓨터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 IBM은 2016년 양자컴퓨터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쿼스킷(QISkit)을 파이선 기반으로 개발해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배포했다. 시장과 인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다. 


5일 IBM 리서치 취리히 현지에서 만난 알레산드로 쿠리오니 연구소장(IBM 유럽 부사장)은 “기존 컴퓨터들의 컴퓨팅 능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컴퓨터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한다”며 “이는 인공지능을 실현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IBM은 공동 연구를 확장하는 전략을 세웠다. IBM은 7월 3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2019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자컴퓨터 공동연구를 수행할 10개 연구 협력기관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스위스 로잔공대(EPFL), 취리히연방공대(ETH취리히) 등 오랜 협력 기관 외에도 핀란드 알토대, 스웨덴 칼머기술대, 호주 인스부르크대 등 다양한 국가의 연구기관이 포함됐다.


쿠리오니 연구소장은 협력을 IBM 리서치의 저력으로 꼽았다. 그는 “IBM 리서치 취리히에는 현재 45개가 넘는 나라의 연구진이 모여 있다” “다양한 협력을 통해 미래 컴퓨터 기술을 선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취리히=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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