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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짓듯 수직으로 쌓은 유기물 트랜지스터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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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짓듯 수직으로 쌓은 유기물 트랜지스터 만들었다

2019.07.16 14:42
임경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구조측정센터 선임연구원이 개발에 성공한 고성능 수직 유기 트랜지스터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임경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구조측정센터 선임연구원이 개발에 성공한 고성능 수직 유기 트랜지스터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휘어지거나 늘어나는 전자기기를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유연소자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소자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임경근 나노구조측정센터 선임연구원팀이 유기물을 마치 아파트를 짓듯이 수직으로 쌓는 방법으로 새로운 고성능 유기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자기기에 가장 널리 쓰이는 반도체 소자로, 마치 수돗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수도꼭지처럼 전류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광물에서 얻을 수 있는 무기물을 이용한 반도체로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는데 유연성이 떨어져 휘거나 늘어나는 성질이 부족했고 구조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화학반응을 통해 제조할 수 있어 저렴하고 다양한 구조의 소자를 만들 수 있는 유기물 소재의 트랜지스터가 이런 단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전자 이동거리가 길어 속도가 느리고, 전하 이동도가 낮아 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임 선임연구원팀은 유기 트랜지스터에 새로운 구조를 도입해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 먼저 전극과 유기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마치 아파트처럼 만들었다. 이 때 핵심 소재인 반도체 층 내부의 투과 전극을 새로운 공정으로 특수제작했다. 투과 전극은 트랜지스터가 켜져 있을 때는 전류를 효율적으로 흐르게 하고, 꺼져 있을 때는 완전히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신 맛을 내는 과일에 많은 약한 산인 시트르산을 희석한 뒤 전극을 넣고 전압을 흘려 수 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구멍이 있고 얇은 산화막 코팅이 있어 전자 제어 능력이 좋은 투과 전극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이렇게 만든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실험한 결과, 소자의 면적은 줄어들고 전자가 흐르기 위해 이동해야 할 거리도 수백 분의 1 수준으로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수평으로 넓게 퍼져 있어 집 사이를 차로 이동해야 했던 도시에서, 수평으로 엘리베이터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고층건물로 바뀐 것과 비슷하다. 


임 선임연구원은 “친환경적인 공정을 이용해 만든 수직 유기 트랜지스터는 저렴한데다 제작이 간단하다”며 “접히는 휴대전화나 입는(웨어러블) 컴퓨터 등에 응용돼 제조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3월 28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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