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애니멀리포트]반려견 행동을 보면 마음을 알 수 있다

통합검색

[애니멀리포트]반려견 행동을 보면 마음을 알 수 있다

2019.07.27 06:00

 

사회화 시기는 훈련의 골든타임

 

두부가 ‘눈!’ 단어에 맞춰 보호자를 보는 집중 훈련을 하고 있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두부가 ‘눈!’ 단어에 맞춰 보호자를 보는 집중 훈련을 하고 있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이 어깨를 물었어요.”

 

이혜원 잘키움행동치료동물병원 원장은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들에게 반려견의 특성에 맞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풍산개와 진돗개의 피가 섞인 반려견은 두 종 모두 독립적인 성격이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걸 좋아한다.  혼자 뛰어다니며 놀고 싶은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못하게 하면 주인도 물 수 있다는 것이다. 


개는 인내심에 한계가 오면 사람을 문다. 보호자는 개들의 언어를 이해하며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반려견이 어릴 때부터 적절한 훈련을 시켜야 하는 이유다.  


“보통 생후 2주부터 12주까지를 사회화 시기입니다. 매일 세상을 열심히 배워나가는 시기라 ‘사회화’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때 충분히 많은 경험을 해야 나중에 공격성을 드러내는 문제 행동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한 ‘앉아’, ‘기다려’ 등 보호자가 반려견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명령어를 알려주기도 좋은 시기입니다. 먼저, 언제든 행동을 멈추고 보호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 원장이 반려견과 얼굴을 마주보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검지와 중지로 눈을 가리킨 다음  '눈’이라고 외치는 시범을 보였다.  어리둥절하던 반려견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 이 원장과 눈이 마주치면 바로 간식을 주는 훈련을 계속 반복했다. 


“처음에는 자세를 낮추고 진행하다가 반려견이 익숙해지면 서서 훈련을 진행해야 합니다. 밖에서 한눈팔다가도 ‘눈’만 외치면 보호자를 볼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합니다.”

 

차와 오토바이 익숙하게 해야

 


훈련에 참여한 반려견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나무 기둥과 전봇대에 멈춰서 한참 동안 냄새를 맡았다. 목줄을 당겨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반려견은 반응하지 않았다.  


“사회화 시기에는 탐색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충분히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보호자와 속도를 맞추며 걸을 수 있도록 통제해야 합니다.  이미 여러 차례 해 본 ‘눈’ 훈련으로 관심을 돌린 뒤 함께 걸으면 됩니다."


나무 아래에서 냄새를 맡던 반려견이 떨어진 음식물에 입을 가까이 댔다. 이 광경을 본 이 원장은 곧바로 손으로 음식물을 가려 못 먹게 했다.


“이런 반려견에겐 ‘지지 훈련’이 꼭 필요합니다. 땅바닥에 간식을 두고 두부가 먹으려고 하면 방금처럼 한쪽 손으로 가린 다음, 다른 쪽 손으로 더 맛있는 간식을 주는 겁니다. 사람이 주는 것만 먹어야 한다는 걸 가르치는 겁니다.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엔 사람들이 공원에 놀러 나왔다가 음식물을 땅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가 한눈파는 사이에 이런 음식을 먹지 않도록 집에서 꼭 지지 훈련을 해주어야 합니다.”


반려견이 걷기 시작하자 이 원장이 속도에 맞춰 나란히 걸었다. 간식을 허벅지에 두고 두부가 바로 옆에서 걸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차가 지나갈 때나 공사장 소리가 날 때에도 간식을 줬다. 나중에 이런 것들에 놀라 사람을 공격하거나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다. 

 

산책을 모두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가려는데, 문제가 생겼다. 병원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좀처럼 오르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원장은 견주에게 계단을 올라가 반려견의 이름을 부르게 했다.


“덩치가 큰 개도 처음 만나는 계단은 무서워합니다. 보호자가 먼저 올라가 무서운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도 계단에 오르지 않는다면 간식을 줍니다.”

 

약 10분간 계단에서 버티던 반려견이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발톱 깎기와 안약 넣기, 귀 청소 등의 훈련을 이어서 했다. 


“반려견은 보호자와 있을 때 즐겁고 안정감을 느낍니다. 보호자를 따라다니거나 행동을 따라하면 좋아한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아직 무는 힘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흥분하면 보호자가 다칠 수 있습니다. 손을 물려고 하면 바로 놀이를 중단하고, 장난감도 끝 부분만 물도록 훈련시켜야 합니다.”  

 


 

● "반려견 물림 사고 훈련을 통해 사라져야"

이혜원 잘키움행동치료동물병원장 인터뷰 

 

Q. 행동치료 동물병원을 연 계기는
국내에 행동치료 동물병원이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문을 열게 됐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동물의 신체 건강만큼 정신 건강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반려동물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보호자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정신과 병원이 필요한 것처럼 동물에게도 강박증, 공격성, 분리불안 등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할 병원이 필요합니다. 일반 동물병원과 달리 사회화 훈련과 행동치료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체 검사가 필요한 경우엔 외부 실험실에 의뢰하거나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오시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Q. 반려견에게 가장 많이 드러나는 행동 문제는 무엇인가
공격성 문제가 가장 많습니다. 문제 행동이 심각해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아오는 보호자가 많은데, 행동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치기 힘듭니다. 간식을 주다가 멈췄을 때 간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면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공격성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으니 평소에 잘 관찰해야 합니다. 가끔 한 번의 상담으로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고치고 싶어하는데, 사람이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과 똑같습니다. 끈기를 갖고 여러 번 병원을 찾고, 집에서도 이어서 훈련을 계속 해야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고가 줄어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보호자들이 훈련의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끈기있게 훈련을 받는다면 조금씩 사고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호자들이 행동치료 과정을 반려동물과 공감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2019년 14호(7.15발행) [출동!반려동물] 동물 행동 훈련으로 반려견의 마음을 살핀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9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