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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열 많은 사람은 살 안 찐다' 과학적 근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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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열 많은 사람은 살 안 찐다' 과학적 근거 있다

2019.07.23 17:00
서준영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왼쪽)과 성제경 서울대 수의대 교수(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장). 서울대 제공
서준영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왼쪽)과 성제경 서울대 수의대 교수(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장). 서울대 제공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섭취 에너지가 체온으로 소모돼 살이 잘 찌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어디까지나 속설이지만, 이 속설을 일부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과 고혈압, 당뇨 등 대사질환의 발병이 지방세포의 열 에너지 발생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이 과정을 조절하면 실제로 대사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


성제경 서울대 수의대 교수(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장)와 서준영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 엄요한·김정진 연세대 연구원 팀은 지방세포가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과정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히고, 이를 통해 실제로 체내 지방 함량을 조절하는 데에 성공해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체내에서 생산되는 항바이러스 및 면역신호전달, 대사 조절 단백질인 ‘바이페린’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특정 병원체를 지니지 않은 특이병원무균쥐와 아무 병원체에 감염되지 않은 무균쥐를 이용해, 이 단백질이 아무런 감염이나 자극이 없을 때에도 만들어지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간과 심장, 지방 등 조직에서 평상시에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면역 역할 외에 평상시 인체를 조절하는 다른 역할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다음으로 이 단백질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유전자를 제거한 유전자변형마우스를 이용해 이 단백질이 없을 때 체내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바이페린이 없는 쥐는 지방 조직에서 열이 발생하며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바이페린은 지방 조직의 열 발생을 줄이고 에너지 소모를 줄여 분해를 막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단백질이 없는 쥐는 지방조직이 축소되면서 체중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체내에서 당을 흡수하고 사용하는 능력인 내당력은 높아지고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은 개선됐다.


연구팀은 바이페린이 지방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지방산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지방산 산화’ 과정을 막는다는 사실도 밝혔다. 평상시 이 과정은 자연스러운 조절 과정이지만, 고지방식 등을 섭취할 경우에는 에너지가 지나치게 축적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 결과 지방조직이 늘어나며 지방간을 형성하고 대사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제경 교수는 “유전자변형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질환 관련 유전자의 생체 내 기능을 밝힌 연구”라며 “새로운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의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다만, 무조건 이 단백질의 활성을 낮춰 체온을 높이는 게 좋다는 뜻은 아니다. 지나친 체온 발산을 억제해 적절한 체온을 유지시키고 섭취 에너지가 부족할 때를 대비해 에너지를 몸에 축적하는 과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몸의 방어 전략이기 때문이다. 서준영 교수는 “예를 들어 에볼라, 황열 바이러스는 고열을 유발하는 병원체”라며 “이 병원체에 감염됐을 때 바이페린 단백질이 선천면역 기능을 통해 (체온을 낮춰) 인체를 방어하는 데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이 가설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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