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프랑스 파리가 섭씨 42.6도를 기록하는 등 서유럽을 덮친 강력한 열파에 유럽이 신음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올 여름 유럽을 강타한 열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 경고했다. 한편에서는 서유럽을 덮친 열파가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까지 영향을 미쳐 빙하를 녹이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달 1일 하루에만 올림픽 수영장 4000만 개를 채울 수 있는 1000억t의 얼음이 녹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다국적 단체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의 과학자들은 열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을 이달 2일 내놨다. WWA는 지난주 열파 데이터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시뮬레이션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기후변화로 인해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이와 같은 열파가 최대 100배까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은 지난주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유럽은 6월 최고 기온을 곳곳에서 갈아치운 열파에 이어 지난주에도 열파가 닥치면서 더위로 큰 피해를 봤다. 프랑스 파리는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2.6도를 기록해 1947년 40.4도 기록을 단숨에 2도 이상 뛰어넘었다. 187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다. 유럽 내에서 상대적으로 시원한 국가인 영국도 케임브리지대 식물원에서 38.7도가 기록되는 등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프랑스와 독일은 원자로를 식힐 냉각수가 너무 더워져 전력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열파는 더 자주, 더 뜨겁게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WWA는 이번 열파는 서유럽 전체를 3~4일간 뒤덮었고, 영국에는 1~2일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40도 이상의 고온을 겪은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10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100배까지 이 같은 열파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과 독일은 3배에서 10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가 없었다고 가정했을 때 대비 이번 열파의 온도는 1.5도에서 3도가량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타임즈와 AP통신 등은 이 열파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덴마크령 그린란드도 열파의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 남서부의 수도 누크는 지난달 31일 섭씨 13도를 기록했다. 연평균 온도보다 약 6도 높은 수치다. 열파로 인해 그린란드의 빙하도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그린란드에서 빙하가 녹는 면적은 총 빙하 면적의 6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0년간 7월 말 빙하가 녹는 면적 평균치의 4배 수준이다. 루스 모트람 덴마크 기상연구소 연구원은 AP통신에 "그린란드에서 이달 1일 하루에만 1000억 t의 얼음이 녹았다"고 말했다. 1000억 t의 얼음이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의 높이는 0.28mm 상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