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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잡을 해법찾는 무박2일 끝장 개발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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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잡을 해법찾는 무박2일 끝장 개발현장 가보니

2019.08.10 06:00
2019 서울 미세먼지 해커톤 현장의 열기가 뜨겁다. 일러스트 이창우, 사진 이다솔 기자 dasol@donga.com
2019 서울 미세먼지 해커톤 현장의 열기가 뜨겁다. 일러스트 이창우, 사진 이다솔 기자 dasol@donga.com

지금으로부터 한달 반전인 지난 6월 26~27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는 심각한 미세먼지의 해법을 함께 찾는 ‘2019 서울 미세먼지 해커톤’이 열렸습니다. 

 

해커톤은 1999년 인도 캘커타 주에서 열린 컴퓨터 암호 개발 행사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어려운 프로그래밍을 할 때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을 뜻하는 ‘핵(hack)’과 ‘마라톤(marathon)’을 더해 만든 합성어입니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등이 모여 짧게는 무박 2일, 길게는 일주일간 마라톤을 하듯 쉬지 않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최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난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참가자들은 26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미세먼지 문제를 풀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행사가 시작되자 남은 시간을 알리는 시계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시간이 줄어드는 걸 보니 졸음이 날아갔다”며 “새벽 5시까지 대부분 참가자가 깨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해커톤이 끝난 27일 오전, 참가자들의 얼굴에서 지난밤의 노곤함이 느껴진다. 이다솔 기자 dasol@donga.com
해커톤이 끝난 27일 오전, 참가자들의 얼굴에서 지난밤의 노곤함이 느껴진다. 이다솔 기자 dasol@donga.com

서울시와 서울기술연구원이 진행한 이번 해커톤은 시민의 도움으로 어려운 미세먼지 문제를 푸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실제로 2002년부터 줄었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부터 정체되거나 오히려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평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도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수치보다 2배를 넘는 수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해외나 큰 공장에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서도 많이 배출됩니다. 지름이 2.5μm 이하로 작은 초미세먼지의 발생원을 서울연구원이 2015~2016년 살펴본 결과, 서울에서 자체 발생한 것 중 39%는 난방, 25%는 교통에서 나왔습니다. 고인석 서울기술연구원 원장은 “자동차와 난방 등 시민들의 생활에서도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직접 내는 아이디어가 유용할 수 있다”고 해커톤을 연 이유를 밝혔습니다.

 

해커톤이 끝나자 행사장에는 완성된 제품과 설명 포스터가 함께 전시됐습니다. 고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했던 참가자들은 미세먼지에 대해 알리는 스마트폰 앱부터 드론과 자동차, 공기청정기, 선풍기까지 각양각색의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시는 심사를 통해 선정된 상위 4개 팀의 기술을 검토해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내년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서울기술연구원의 김경원 미세먼지연구실 실장은 “예상보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협업이 가능할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장상┃ '먼지가먼지'팀의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먼둥이' 

 

′먼지가먼지′팀이 만든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 ′먼둥이′. 먼지가먼지팀 제공
'먼지가먼지'팀이 만든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 '먼둥이'. 먼지가먼지팀 제공

약 1000만 명이나 되는 서울 시민들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한다면 공기가 깨끗해지는 날이 더 빨리 오지 않을까요? 시민들을 움직여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소프트웨어도 해커톤에 등장했습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납땜을 하고 천장에는 드론이 날아다니는 새벽, 먼지가먼지 팀은 심장이 떨렸습니다. 19시간 째 컴퓨터만 만졌지 아직 눈에 띄는 결과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새벽 5시, 김영범 씨가 택시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3D프린터에 인쇄를 걸어뒀던 ‘먼둥이’와 함께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김영범 씨는 “먼둥이가 귀엽게 나와 팀원들 마음이 안정됐다”고 말했습니다.

 

먼둥이를 3 차원으로 모델링하는 화면. 먼지가먼지팀 제공
먼둥이를 3 차원으로 모델링하는 화면. 먼지가먼지팀 제공

먼둥이는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이자 시민이 참여하는 키오스크입니다. 서울에 미세먼지 측정소가 25개밖에 없기 때문에 간이 측정기를 곳곳에 설치하면 농도 수치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이어도 숨 쉬기 불편할 때가 있다는 문제를 키오스크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시민들이 숨 쉬기가 얼마나 불편한지를 먼둥이에게 입력하면, 먼둥이는 온도와 습도, 미세먼지 성분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불쾌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모읍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불쾌지수’라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세먼지의 성분에 따라 호흡 불쾌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탓에 발생하는 질소산화물과 공장 탓에 발생하는 황산화물이 많으면 기관지에 질환이 생깁니다. 김경원 실장은 “미세먼지를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라며 “만약 어느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에 비해 불쾌지수가 지나치게 높게 나타나면 추가적인 성분 조사 등을 통해 피해를 줄일 방향을 상세하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상┃'숨을크게쉬어봐요'팀 서울숨으로 미세먼지 줄이고 용돈 받으세요! 

 

어린이과학동아

먼둥이가 시민들의 참여로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기준을 만드는 거라면 ‘서울숨’은 시민들이 좋은 소비를 하도록 권장하는 앱입니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적게 발생해 저탄소 인증 마크를 받은 제품을 사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소비를 하면 ‘숨’ 포인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숨 포인트는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숨을크게쉬어봐요' 팀은 서울숨을 제로페이와 연계하면 좋을 거라고 제안했습니다.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만든 간편결제시스템으로, 계산대에서 QR코드를 찍어 물건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때 숨 포인트가 함께 적립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숨을크게쉬어봐요'팀의 이원찬 씨는 “시민들이 쉽게 참여해 세상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태도록 유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최우수상┃ '고락프로젝트팀'의 '먼지잡이 자동차'

 

해커톤이 열리기 일주일 전, 광주의 고락프로젝트 팀원 다섯 명이 지역에서 가장 큰 장난감 가게로 향했습니다. 목표는 커다란 자동차를 구하는 것. 수소와 산소로 전기를 만드는 연 료전지와 수소를 담을 수소탱크를 손에 든 팀원들은 마침내 이것들이 다 들어갈 정도로 큰 장난감 트럭을 찾아냈습니다. 장난감 트럭은 해커톤 현장에서 먼지잡이 자동차로 변신했습니다.

 

먼저 팀원들은 트럭를 뜯어 바퀴를 움직일 모터를 설치했습니다. 이어서 공기를 빨아들일 팬과 먼지를 걸러낼 필터, 모터와 팬에 전기를 줄 연료전지를 연결했습니다. 또 연료전지에서 만들어진 물을 다시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줄어든 수소의 양을 보충하는 수전해도 설치했습니다. 태양광 발전기와 리튬전지도 더해 연료전지로는 부족한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공기를 정화하면서 미세먼지를 만들지 않는 자동차가 탄생한 것입니다.

 

어린이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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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락프로젝트팀의 정지현 씨는 “서울 시내버스 7000대를 개조하면 오염이 심한 곳의 공기를 자연스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경원 실장도 “화석 에너지를 쓰지 않아 오염원이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 대 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개조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게 과제일 것”이라는 심사위원의 평도 있었습니다. 

 

●먼지가먼지 팀 인터뷰 "막연한 공포감을 없애고 싶었어요!" 

김영범, 박소현, 염수현, 하승주, 한지숙(먼지가먼지 팀)
김영범, 박소현, 염수현, 하승주, 한지숙(먼지가먼지 팀). 어린이과학동아

이번 해커톤에서 서울시장상을 받은 먼지가먼지팀은 서울대 조경학과를 다니는 김영범, 염수현, 하승주, 한지숙 씨와 홍익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박소현 씨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에게 대회 참가 이유와 행사에서 느낀 점을 물었다. 하나의 질문에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간략히 답변한 것을 한데 모아 정리했다.

 

Q. 해커톤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미세먼지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미세먼지를 어느 정도 마시더라도 집에 머무는 것보단 밖에서 운동을 하는 게 더 건강에 좋은 날도 있는데, 막연한 공포감 때문에 집에만 머무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미세먼지의 현황을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Q. 해커톤이 열리는 24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가장 먼저 한 일은 시간표를 짜는 거였습니다. 24시간 동안 할 일을 시간대 별로 나누고 팀원마다 역할도 분배했습니다. 크게 앱과 포스터를 디자인할 세 명과 자료 조사를 할 두 명으로 나누었습니다.  물론 계획대로 되지는 않아서 논문을 찾는 데 9시간이나 쓰는 바람에 자정이 넘어서야 포스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에는 한 명씩 돌아가며 쪽잠을 자고, 커피를 네 잔씩 들이켜면서 잠을 이겨냈습니다.

 

Q. 먼둥이가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나

먼둥이가 버스정류장에 설치되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계획한 방향으로 활용되면 기쁠 것 같습니다. 또 미세먼지 불쾌 지수는 다양한 곳에서 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불쾌지수가 높은 날엔 전동퀵보드 공유 업체는 거리에 내놓을 전동퀵보드 수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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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과학동아 15호(8.1발행) 2019 서울 미세먼지 해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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