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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무기화 반대' 적극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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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무기화 반대' 적극 동참해야"

2019.08.12 03:00
영국 국방부가 2010년에 공개한 미래의 무인 전투항공기 ′타라니스(Taranis)′의 모습. 이 항공기는 자율적인 스텔스 공격 기능을 최초로 테스트받을 예정인데 이 비행기는 궁극적으로 다른 대륙에 있는 목표물까지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타라니스는 켈트족 천둥의 신 이름이다. AP/연합뉴스
영국 국방부가 2010년에 공개한 미래의 무인 전투항공기 '타라니스(Taranis)'의 모습. 이 항공기는 자율적인 스텔스 공격 기능을 최초로 테스트받을 예정인데 이 비행기는 궁극적으로 다른 대륙에 있는 목표물까지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타라니스는 켈트족 천둥의 신 이름이다. AP/연합뉴스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이스라엘 등과 함께 인공지능(AI)을 무기화하는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는 나라로 분류됩니다. 무기화가 이뤄지기 전에 이를 금지하는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해야 합니다.”


컴퓨터 과학자인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사진)는 지난해 세계 29개국 AI 전문가 57명과 함께 KAIST와의 연구 교류를 중단하겠다는 보이콧 선언을 했다. KAIST가 한화시스템과 함께 세운 국방AI융합연구센터를 통해 AI의 무기화를 추진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보이콧은  KAIST 측이 신성철 총장의 해명과 '유의미한 인간 통제’ 하에서 작동하는 AI를 개발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으면서 일단락하는 듯했다. 하지만 월시 교수는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AI 자율살상무기 금지를 위한 국제적 협약에 반대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논란을 불렀다.

 

월시 교수는 이달 7일 이뤄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AI 무기 금지협약 추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5월 유엔이 개최한 자율무기시스템 전문가 회의에서 한국측 대표로 참석한  안영집 주제네바대한민국대표부 차석대사(현 주싱가포르 대사)가 유엔에서 한국이 민간과 군사목적으로 활용되는 로봇 운영과 관련해 윤리 문제에 신경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정작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도 유럽연합과 오스트리아, 벨기에 정부와 세계 과학자들, 노벨평화상 수상자, 종교계가 추진하는 AI자율살상무기 금지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비 월시 교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제공
토비 월시 교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제공

월시 교수는 2000년 초반부터 AI 관련 연구를 진행하다 무기화 반대 운동을 계기로 행동파 AI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2013년부터 AI자율살상무기 생산을 금지하는 국제적 운동에 참여해 '캠페인 투 스톱 킬러로봇(살상로봇 금지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호주 국립정보통신기술연구소(NICTA)에서 과학국장도 맡고 있다. 

 

월시 교수가 AI 무기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그는 "AI는 인간이 가진 도덕, 양심, 감정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며 "AI가 인간의 목숨을 결정하고 무기화한다면 화학무기, 핵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며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월시 교수의 이런 주장이 분단 상태로 대치 중인 한국의 상황을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보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도 AI 무기를 만들어 이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월시 교수는 이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이 방어 용도로 AI를 사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다만 이런 방어용 AI 무기도 인간의 통제 밖으로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월시 교수는 "사람을 해치는 무기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데 AI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 중에 지뢰를 제거하거나, 무고한 행인을 다치게 하는 것을 막는데 쓸 수 있다”며 “민간 앰뷸런스가 지나가면 미사일 발사를 곧바로 멈추게 하는 것이 AI 자율 시스템이 쓰여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해상시험을 벌이기 위해 일반에 공개된 무인선 ′시헌터′호. DARPA
해상시험을 벌이기 위해 일반에 공개된 무인선 '시헌터'호. DARPA

북한의 AI 자율살상무기 소유에 대해서는 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3D프린터로 값싸고  손쉽게 제조된 AI 자율살상무기가 북한의 손에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월시 교수는 “본격적으로 AI 무기 생산이 시작되고 방산업체가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면 AI 무기는 더 싸질 것이며 구하기도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핵무기를 얻기 위해 했던 그간 노력들을 보면 북한은 머지 않아 중국이나  AI 무기가 허용된 국가를 통해 AI 무기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월시 교수는 AI 자율기능무기 확산 과정에서 한반도가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그는 “비무장지대(DMZ)에서 한국과 북한의 로봇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그리고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싸우는 전쟁이 벌어지는 모습이 그려진다”며 "AI와 킬러로봇이 한반도를 안전하지 못한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시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대로 AI에 기반을 둔 자율살상무기가  확산하면 우리 인류가 미처 알기도 전에 AI가 마음대로 핵전쟁을 벌이는 시대가 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며 “우리에겐 아직 그런 미래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조금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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