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최기영 과기장관 후보자 소재부품 국산화,'좀비'된 과기원 출구전략 등 난제 수두룩

통합검색

최기영 과기장관 후보자 소재부품 국산화,'좀비'된 과기원 출구전략 등 난제 수두룩

2019.08.09 12:25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 2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지능형 반도체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지능형 반도체 핵심인 인공지능(AI) 연구에도 조예가 깊다. 서울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최 후보자의 관심 분야는 컴퓨터이용설계와 시스템온칩(SoC), 마이크로프로세서 구조다. 전자공학 분야의 많은 전문가가 국내 대기업이 주도하고 돈이 되는 메모리 반도체 연구에 집중했던 반면 한국이 뒤늦게 눈을 뜬  국내에서만 소수 학문인 비메모리 분야에서 묵묵히 연구를 이어온 전문가다.


최 후보자가 최근 장관 후보자로 급부상하는데 일조한 분야는 지능형 반도체다.  메모리에 반도체에 연산이 가능한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미래형 반도체로 스마트 기기에 AI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열린  ‘지능형 반도체 포럼’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일본이 AI 특허에서 앞서 있어 나중에 AI로 한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지능형 반도체 인력양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소재·부품·장비 R&D 정책 추진역량 검증대상 


하지만 이밖에도 과기부 장관으로서 그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은 8월 말 범정부 합동으로 발표될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연구개발(R&D) 종합대책이 실제 기업과 연구소의 연구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수출 심사 간소화 우대국 명단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일부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연구개발(R&D)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최 후보자는 비록 장관 후보자 신분이지만 인사청문회에서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할 R&D 정책의 총 책임자로서 비전과 추진 역량이 집중적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정통 전자공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그간 통신 중심의 정부 IT 정책의 쏠림현상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5G 통신 정책도 망 구축 중심을 주도하는 통신사 중심의 정책이 아니라 부처의 틀을 깨고 산업과 사회 인프라로서 어떻게 활용될지 청사진을 그려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부처간 장벽 넘어 R&D 혁신 비전 내놔야 

 

타 부처 및 청와대 등과 어떻게 원활히 소통하며 미세먼지와 같은 사회현안과 기초연구 등 과학계 현안을 풀어낼지도 관심을 끄는 주제다.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을 듣는 과학기술 분야 거버넌스를 어떻게 내실화할지도 연관된 주제다. 

 

과기정통부는 2019년 업무계획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혁신체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고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국가 R&D 혁신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년 7월 과학기술혁신본부 출범과 지난해 4월 통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출범, 지난해 10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복원 등을 통해,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 분야 혁신을 추진할 범부처 ‘틀’을 갖췄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런 혁신을 체감할 수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부처 간 협력의 틀은 갖췄지만, 청와대와 부처, 최상위 자문기구인 자문회의 사이의 소통과 협력은 아직 활발하지 않다. 그사이에 올 1월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나 각종 미세먼지 대책과 같이 전문가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 정책이 발표됐다.

 

무엇보다 부처 간 장벽을 부수고 소재·부품·장비 등 제조업 기반 산업의 세계화와 혁신을 이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좀비 상태  KAIST· IBS  문제 출구전략 해결해야
 

과기부 감사와 표적 감사 논란으로 1년 가까이 사실상 '좀비 상태'가 되어 버린 과학기술원과 기초과학연구원(IBS)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손상혁 전 총장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극도의 내부 혼란을 겪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현재 국양 신임 총장이 부임했지만 여전히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KAIST는 역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신성철 총장이 DGIST 재직 시절 미국 국립연구소와의 공동연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가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남아있다. 검찰 수사를 시작했지만 아직 논란의 진위조차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DGIST 일부 교직원들 사이에서는 계속해서 신 전 총장에 대한 비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KAIST 이사회는 구체적인 혐의가 나올 때까지 신 총장의 직무 활동을 보장했지만 정부의 주요행사나 학교와 관련된 행사를 제외한 대외 활동은 사실상 배제되거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실상 학교 거버넌스가 좀비 상태에 빠지면서 최근 언론을 통해 가능성이 언급된 4대 과기원의 통합 논의나 이달 5일 소재·부품·장비 기업지원을 위해 전·현직 교수 100명으로 구성된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KAMP)'이 힘있게 추진될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제는 주무부처인 과기부 별다른 출구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과기부 감사관실은 일각에서 감사 부실 정황이 제기되고 표적 감사 의혹이 일고 있지만 주무 부처로서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은 채 검찰 조사와 자체 추가 감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태도만 되풀이하며 시간만 끌고 있다. 부처와 학교가 별다는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한국 최고의 과학인재가 모인 과기원 절반이 논란과 의혹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 대학에 설립된 IBS 연구단의 연구 부정 논란으로 시작된 IBS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와 개편 논란에 대한 방향도 최 후보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IBS는 올해 사업 예산이 1700억 원 이상 삭감되면서 IBS 본원 건립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여권을 중심으로 이번 연구 비리 논란에 힘을 입어 이명박 정부의 치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IBS를 본원으로 축소하고 외국인 연구자를 줄이고 연구비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과학계에서는 정치적 판단에 빠져 문제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 단시간에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고 해외 연구자에게 좋은 연구환경으로 평가받는 연구소의 초기 설립 취지를 훼손하고 후퇴시키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여전히 표면적으로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환경을 만들고 기초과학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IBS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을 원활하게 완성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물이 건너간 상태다. 

 
PBS 문제, 출연연 혁신· 전문연구요원제 문제 답 내야

 

변화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과기정통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의 역할과 비전을 제대로 설정하고 기업이나 대학이 하기 어려운 연구를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최 후보자의 과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과기정통부는 2018년 1월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국가 핵심 연구 기관으로 출연연 역할과 책임(R&R) 정립을 추진했다. 출연연이 해야 하는 연구의 방향으로 공공성과 불확실성, 수월성이 제시됐고 기술경쟁력 확보와 혁신성장 등 국가 발전 견인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각 기관 고유의 미션과 새로운 R&R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없애야 공공성과 수월성 있는 연구과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출연연의 요구 등 출연연 혁신의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출연연 비정규직 연구원의 무리한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고 용역 계약직 정규직 전환 공동자회사 출범에 대한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임무도 놓여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출연연에 적용하면서 생긴 연구 인력 문제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사안이다. 지난해 말 기준 25개 출연연의 비정규직 연구자 208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각 출연연은 신규 박사급 연구자를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함께 용역계약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출연연의 공동자회사 출범도 난맥상이어서 분명한 해결 방안이 시급한 시점이다.

 

또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직원을 기존 직원과 차별하는 새로운 직책명이 출연연에 새로 생겨나는 등 무리한 정규직 전환 이후 연구 공동체 내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차별 문제에 대한 해결도 숙제로 남아있다. 이밖에도 국방부가 병력 자원 감축에 따라 추진하는 전문연구요원제 축소와 관련해 정부 R&D를 조정배분하는 부처 수장으로서 과학계의 이야기를 듣고 입장을 분명히 내놔야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6 + 7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