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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오염수 저장부지 없다는 日 주장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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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오염수 저장부지 없다는 日 주장은 거짓"

2019.08.14 17:47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에서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해류를 타고 어떻게 동해와 태평양에 퍼지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에서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해류를 타고 어떻게 동해와 태평양에 퍼지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한국은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또한 방사성 오염수의 양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관리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1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공동주최한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일본 단독 문제가 아닌, 전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국가 차원에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니 수석 전문가는 지난 1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위기’라는 보고서를 냈고, 6일에는 ‘이코노미스트’에 ‘일본 방사성 오염수에 한국 노출 위험 커져’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뒤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원자로 3개 내 노심을 물로 식히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또한 원자로 내로 매주 250t씩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노심 내 고준위 방사성 물질과 결합해 더욱 증가하고 있다. 버니 수석전문가는 “지금까지 이렇게 저장된 방사성 오염수는 지난 1일 기준 110만 3800t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지금까지 후쿠시마 원전 부지 안에 방사성 물질이 거의 노출되지 않는 특수 탱크를 만들어 방사성 오염수를 저장해왔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는 “2022년 여름에는 저장공간이 꽉 차 더는 저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일본이 해양으로 방사성 오염수 100만t을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비난했다. 만약 방사성 오염수 100만t를 바다에 흘려보낸다고 가정하면 희석하는 데 깨끗한 물 7억 7000만t이 필요하며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버니 수석 전문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결국 희석된다 할지라도 바다에 이런 위험한 오염물질을 방류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본이 방사성 오염수를 저장할 부지가 더 이상 없다는 발표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를 찍은 구글 이미지를 근거로 들며 “원전 부지뿐 아니라 그 근방의 부지는 이미 거주나 농업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염됐다”며 “원전 부지 바깥으로 저장 면적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방사성 오염수를 관리할 현재 가장 좋은 방법은 해오던대로 저장탱크에 보관하는 것”이라며 “기존보다 사용 수명을 늘리고 오랫동안 사용해도 방사성 물질이 전혀 누출되지 않도록 저장탱크를 만드는 등 기술적인 발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 9월 유엔인권이사회의에서 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요구해야

버니 수석 전문가가 공개한 일본 가나자와대 연구팀의 연구결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성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동해까지 유입됐다. 숀 버니 수석 전문가 제공
버니 수석 전문가가 공개한 일본 카나자와대와 후쿠시마대, 히로사키대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성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동해까지 유입됐다. 숀 버니 수석 전문가 제공

일본 정부는 원전 사고 당시 2021년부터 10년간 노심을 제거하고 30~40년에 걸쳐 원전을 해체해 모든 용융 연료와 오염물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전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었다고 꼬집었다. 

 

버니 수석전문가는 “도쿄전력은 지난 8년간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하려고 애썼지만 모두 실패했다”면서 “1979년과 1986년 각각 원전 사고가 일어났고 현재 노심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미국 스리마일섬과 체르노빌에서도 노심을 제거하는 데 약 100년, 원전 해체 역시 약 10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근거를 들었다. 

 

문제는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했을 시 후쿠시마 해안에만 머물지 않고 먼 바다로 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버니 수석 전문가는 “해류를 타고 바다를 순환하면서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이미 2011년 원전 사고 당시 세슘이 함유된 오염수를 방류한 결과 동해도 오염됐음을 확인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일본 카나자와대와 후쿠시마대, 히로사키대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오션사이언스'에 발표했던 연구결과를 근거로 원전 사고 당시 세슘이 포함된 바닷물이 해류를 타고 이동했던 패턴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방사성 오염수가 표층수를 타고 남중국해로 이동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동해로 들어오는 데 단 1년이 걸렸다. 수온이 따뜻한 아열대 수괴에 퍼졌던 방사성 오염수도 수 년에 걸쳐 동해로 유입됐다. 버니 수석 전문가는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한다면 이와 마찬가지로 1년~수 년 안에 동해에 유입될 것"이라며 "사할린이나 북태평양 등 사실상 전 해양에 퍼질 수 있다는 뜻"이라며 심각성을 알렸다. 

 

버니 수석전문가는 “한국 정부는 올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서 일본 정부에게 오염수 현황과 관리, 처리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며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 압력에 대해 매우 민감하므로 정치적으로 압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국제적인 대응 필요성 제기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왼쪽에서 두 번째)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에 대한 강연 후 국내 전문가패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이정아 기자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왼쪽에서 두 번째)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에 대한 강연 후 국내 전문가패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이정아 기자

이날 행사에서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을 이끌고 있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과 거리가 먼 미국과 캐나다, 심지어 청정지역인 알래스카에서도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증거가 발견됐다”며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일은 인류에 대한 범죄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는 “지금껏 원전 사고지에서 지하수 유입 차단과 오염수 처리에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그러려면 일본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버니 수석 전문가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는 “미국의 우즈홀해양연구소 연구팀의 연구결과 후쿠시마 원전보다 100km 떨어진 해변의 모래와 지하수에서 훨씬 고농도의 세슘이 검출됐다”며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가 일어난 만큼 방사성 오염물질이 얼마나 멀리 퍼지는지, 인간을 비롯한 생물 체내에 농축되는지, 그 결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본은 한국과 중국 등 다른 국가와 함께 연대를 갖춰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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