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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중성자 실험시설 두고도… 이론수업만 할 수밖에 없는 이상한 교육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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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중성자 실험시설 두고도… 이론수업만 할 수밖에 없는 이상한 교육 프로그램

2019.08.20 09:47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5년 동안 가동 기간 3개월, 가동률 5%'. 

 

국내 유일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최근 5년간 가동 성적표다. 국내에서 하나뿐인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재가동 시점을 잡지 못한 가운데 표류하고 있다. 운영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연구자를 불러 하나로 핵심 시설인 중성자 실험시설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정작 실제 시설 가동을 하지 못한채 이론 교육과 현장 투어로 대체하기로 해 반쪽짜리 과정이라는 평가를 듣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1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대전 유성 원자력연구원에서 ‘제11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중성자 산란 스쿨’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국내외 중성자 과학 전문가가 중성자 주제로 호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중성자는 엑스선보다 투과력이 월등히 높아 금속과 같은 물질 내부 구성을 파악할 수 있어 기초과학 연구와 첨단 신소재 개발에 활용된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중성자 산란 협회(AONSA) 소속 회원국은 각국의 중성자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매년 돌아가며 행사를 열고 있다. 원자력연은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 호주 등 중성자 과학분야 학생 30명이 중성자 기초과학 및 응용 연구 현황을 학습하고, 하나로 내의 중성자 산란 장치를 사용한 이론 및 실습 교육 등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반쪽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중성자 산란 장지가 달려 있는 하나로가 8개월 넘게 가동 중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나로는 지난해 12월 냉중성자 실험장치에 문제가 생긴 뒤 아직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다. 결국 대부분 프로그램은 하나로가 가동 전 수집한 정보를 활용한 이론 교육과 강연에 집중하고 현장 교육도 멈춰 선 하나로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하나로가 가동중단 상태이기 때문에 하나로를 활용한 실습은 진행하지 못한다"며 “불가피하게 기존에 하나로에서 얻었던 데이터를 이용한 실험실습과 하나로에 대한 투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 덕진동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설치된 하나로는 1995년 첫 가동에 들어간 30㎿급 연구용 원자로로,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주로 의료용·산업용 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를 활용한 단백질 연구, 의약품 개발에 활용돼 왔다.

 

하지만 하나로는 최근 5년간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지난 2014년  7월 내진설비 보강공사를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가 이후 3년 만인 2017년 12월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6일만에 방사선 이상으로 가동이 멈췄고 이듬해 2018년 5월에 재가동에 돌입했다. 그러나 두 달 후 7월에 다시 가동이 중단된 후 같은 해 11월 재가동 승인을 받았지만 다시 같은 해 12월 가동이 중단됐다. 가동 중단은 헬륨냉각기 밸브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냉중성자 계통의 수소 압력이 이상 증가 현상을 보여 수동정지를 시켰다”며 “하나로의 온도를 낮추는 헬륨냉각기 밸브에 이상이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결국 하나로는 최근 5년간 가동 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하며 약 3개월 밖에 운영하지 못한 셈이다. 5년간 가동률은 5%에 머문다. 

 

여전히 하나로 재가동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이상이 발견됐던 부위의 부품을 교체해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재가동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재가동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를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중성자 산란 분야 전문가 육성을 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 교육 프로그램은 결국 중성자 실험 장치를 앞에 놓고도 이론 수업으로만 진행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1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대전 유성 원자력연 본원에서 ‘제11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중성자 산란 스쿨’이 개최된다. 원자력연 제공

1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대전 유성 원자력연 본원에서 ‘제11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중성자 산란 스쿨’이 개최된다. 원자력연 제공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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