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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IBS…'차기 원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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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IBS…'차기 원장은 누구?'

2019.08.22 15:45
대전 유성구 도룡동 기초과학연구원(IBS) 본원 이론동. - IBS 제공
대전 유성구 도룡동 기초과학연구원(IBS) 본원 이론동. -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새로운 기초과학 연구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많은 기대를 받으며 탄생됐습니다.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기초연구가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추진된 IBS의 설립은 당시나 지금이나 기초과학계의 희망입니다.”

 

2014년 9월 22일 IBS 2대 원장인 김두철 원장의 취임사 일부다. 2011년 11월 취임한 오세정 초대 원장(현 서울대 총장)이 5년 임기를 채우지 않으며 2014년 9월 ‘구원 등판’한 김두철 원장의 임기가 딱 한 달 남았다. 일부 연구단의 방만한 운영, 연구비 부적절 사용 등이 논란이 되며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IBS 차기 원장에 대한 과학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22일 IBS에 따르면 IBS는 현재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가 차기 원장 후보 접수를 받고 있다. 자천과 타천이 가능한 IBS 원장 후보 접수 마감은 23일이다. 접수된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전형을 원추위 중심으로 다음주 진행하고 이르면 9월 초 최종 후보 3인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원추위가 정한 3인의 최종 후보를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보고하면 장관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으로 차기 원장 선임이 이뤄진다.  IBS 원장의 임기는 5년이다. 

 

5년전 새로운 기초과학 연구 생태계 조성 의지를 피력했던 김두철 원장은 지난 3월 대전 본원에서 만난 자리에서 “기초과학 경쟁력 강화라는 장밋빛 그림이 시간이 갈수록 퇴색했다”고 했다. 초기 전체 예산을 받아와 IBS 자체적으로 적재적소에 예산을 배정하는 시스템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김두철 원장은 “정부 연구개발비를 배분해왔던 기존 체계와는 다른 시스템으로 IBS 예산을 지원하자는 초기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김두철 IBS 원장. IBS 제공.
김두철 IBS 원장. IBS 제공.

IBS는 대학이나 출연연구기관이 수행하기 어려운 도전적인 기초과학 연구전담 기관으로 2011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자율적인 연구단 구성과 연구비 100% ‘블록’ 출연으로 안정적인 지원 등을 통해 기초과학 연구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단별로 10년간 연 100억원씩 지원한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올해 IBS 연구단별 연간 예산은 평균 6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100억원’에 비하면 40%가 줄어든 셈이다. 2015~2015년 80억원에 달했던 연구단별 연간 평균 예산은 2017년 74억원, 2018년 73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62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예산 심의 방식도 전체 예산을 심의하는 게 아니라 연구단별로 심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심의 과정에서 장비 중복 투자 등의 문제가 생기면 예산을 삭감하는 식이다. 전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시스템이 5년새 IBS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IBS 설립 초기 취지와 계획이 어그러진 동시에 국회와 과기정통부의 압박도 최근 1년 동안 거세졌다. 지난해 국회는 국정감사에서 IBS의 인력관리와 비정규직 문제, 중이온가속기 사업 운영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11월 특별점검단을 꾸려 특별점검을 대외적으로 알리며 대대적인 점검을 시작했고 잇따른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의 감사가 지속됐다.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는 감사 보고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일부 연구단의 연구비 부적절 사용, 기술직 채용에서의 부적절한 과정 등이 특정 언론을 통해서만 공개된 것이다. 지난 6월 남홍길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장의 연구비 부적절 사용,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과 일부 연구단에서의 부적절인 직원 채용 과정 등을 담은 과기정통부의 감사 보고서 결과가 주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IBS 연구단 관련 보도가 해당 연구단과 IBS의 이의신청과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확정되지 않은 감사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과기정통부가 정치적 논리로 IBS를 ‘손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의혹만 불러일으켰다. ‘노벨상을 목표로 지원받은 뭉칫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비리집단’이라는 프레임도 덧씌워졌다.  해당 사안에 대한 감사 보고서는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해진 일정대로라면 새로운 IBS 수장은 9월 22일 취임한다. 갈수록 퇴색하고 있는 IBS 설립 취지를 조율하고 이미 불거진 연구단 감사 결과 등에 대한 발전적인 조치를 통해 기관을 안정화해야 하는 게 당장 차기 원장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1년에 연구단 2개를 신설해 최대 50개 연구단을 설립한다는 초창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도 짜야 한다. 본원과 캠퍼스, 외부연구단으로 구성된 조직을 보다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하나 같이 쉽지 않은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얼킨 실타래를 풀어줄 적임자가 누구일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학계 출신보다는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사가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럴 경우 국내외 석학들로 구성된 연구단장을 이끄는 학문적 리더쉽이 부족할 수 있다. 

 

23일 차기 원장 후보 접수가 완료되고 3배수가 정해지면 윤곽은 나온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IBS 차기 원장 하마평에 올랐던 한 과학자의 경우 이번 후보 접수 과정에서 타천을 받았지만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에서 IBS 차기 원장이 주는 중압감이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다. IBS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개하기는 이르지만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후보자가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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