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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기관이 안전검증도 '알아서'…교차검증 없는 방폐물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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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기관이 안전검증도 '알아서'…교차검증 없는 방폐물 관리

2019.08.24 10:57

방폐물 분석기관은 원자력연 유일, 교차검증도 안해

원자력환경공단 "정부 시스템이 인력 예산확보 막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주 방폐장으로 보낸 방사성 폐기물 2600드럼 중 2111드럼에서 핵종 분석 오류가 인적 오류로 밝혀지면서 교차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DB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주 방폐장으로 보낸 방사성 폐기물 2600드럼 중 2111드럼에서 핵종 분석 오류가 인적 오류로 밝혀지면서 교차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DB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사성 폐기물의 방사성 농도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고 경주 방폐방(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으로 보내면서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당했다.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원인이 데이터 관리 시스템 검증 미비, 기재오류 등 인적 오류로 밝혀지면서 교차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나 미국 등은 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다른 기관이 교차검증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은 원자력연구원만 방사성 농도를 계산하는 기술인 핵종분석 능력을 유일하게 갖춘 상황이다.

 

24일 원자력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원전과 연구용원자로에서 배출되는 방폐물 전체를 핵종분석하는 능력은 원자력연구원만 갖추고 있다. 방폐물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에 따라 분석해야 될 핵종의 수가 달라지는데 이 핵종의 수가 수십가지다. 이같은 핵종 중 일부를 분석하는 능력은 다른 정부출연연구소나 일부 분석 기업 또는 대학에서 갖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방폐물이 발생해도 한 기관이 이를 맡아 처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원자력연구원이 방폐물 핵종분석을 유일하게 담당하고 있다.

 

일찍부터 원전을 짓고 운영하는 나라들은 핵종분석이 가능한 기관이 추가로 참여하는 교차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 방폐물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 방폐장을 운영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는 방폐물 관리기관이 자체 검사를, 미국은 다른 기관에 위탁해 교차 검증을 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나라로 평가받는 프랑스는 방폐물 관리 전담기관인 방사성폐기물관리청(ANDRA)이 방폐물을 자체 검증하는 능력을 갖췄다”며 “미국은 대학 등 검증 능력을 갖춘 기관을 제 3자로 들여 교차 검증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공단이나 다른 기업 혹은 대학이 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이러한 교차검증을 해야 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으나 능력을 갖춘 곳은 없다. 공단은 핵종분석 능력이 전무한 상황이다. 방폐물을 관리하면서 나오는 장갑 하나까지도 폐기하려면 원자력연구원에 분석을 맡겨야 하는 처지다.

 

공단은 핵종분석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이유로 원자력계가 모두 정부 시스템 하에서 돌아가면서 공단은 단순 처리시설로 전락한 상황을 지목했다. 차성수 공단 이사장은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재발방지 대책을 보고하며 “방폐물은 발생자 위주로 다뤄져 왔다”고 하소연했다. 차 이사장은 “방폐물의 발생과 분석, 처리까지 출연연인 원자력연, 공기업인 한수원이 다루다 보니 인력이나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자력연구원도 방폐물 핵종 분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방폐물이 넘처나는 탓이다. 2015년 방폐장이 운영되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방폐물을 보관하고 있던 원전과 원자력 이용기관들이 방폐물을 인도하기 위해 위해 분석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원자력연구원도 원안위에 재발 방지 대책을 보고하면서 이번 사태가 역량 부족으로 인해 일어난 부작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원자력연구원과 공단이 이번 사건으로 방폐물 인수를 중단당하며 방폐장으로 보내야 할 방폐물은 계속해 쌓여가는 상황이다.

 

고리1호기 해체가 2022년으로 다가오는 등 원전해체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핵종분석 역량을 키워야 할 이유가 더해졌다는 평이다. 핵종분석은 정부가 원전해체 핵심 38개 기술 중 하나로 지정해 놓았다. 원자력연구원은 2017년 원전해체기술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를 확보기술로 표시해 놨다. 하지만 원자력연구원만 역량을 갖춘 상황에서는 원전해체에서 나오는 방폐물 분석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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