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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소금쟁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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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소금쟁이’를 아시나요

2019.08.26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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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제거선이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나섰다. 모양 때문에 ‘소금쟁이’로 불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날씨가 더워지며 녹조가 기승을 부리던 20일 경북 구미 낙동강에서 ‘소금쟁이’가 천천히 입을 벌렸다. 소금쟁이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길이 8m, 폭 3m의 녹조제거선의 별칭이다. 뱃머리에 달린 녹조를 먹는 입이 소금쟁이를 닮아 붙인 이름이다. 배가 앞으로 나가며 응집제를 뿌리자 녹조는 금방 엉겨 붙었다. 무거워서 가라앉은 녹조 덩어리는 전기분해장치로 만든 미세기포를 타고 물 위로 떠올랐다. 소금쟁이는 수면에 둥둥 뜬 녹조를 입으로 삼켜 꽁무니의 저장탱크로 보냈다.

소금쟁이는 국내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낙동강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이날 낙동강에서는 녹조를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녹조는 강물이 부영양화(富營養化)되고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조류나 남조류가 크게 늘어 물빛이 녹색을 띠는 현상이다. 햇빛을 차단하고 독소를 뿜어내 강의 생태계를 파괴한다. 

건설연과 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18년부터 4년간 77억4000만 원을 투입해 낙동강 녹조방지체계를 만들고 있다. 녹조 제어를 위한 수류확산장치와 녹조제거선, 모니터링 시스템을 한데 모았다. 오염원 관리부터 예측, 제어 및 관리까지 모두 가능하다. 윤상린 건설연 통합물관리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녹조를 제거하는 단일 기술이 실증된 적은 많았지만 여러 기술을 연계하는 실증 연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선 물을 순환시켜 녹조의 발생을 미리 막는 수류확산장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연과 KIST가 손잡고 개발한 ‘제트스트리머’는 물을 빨아들인 후 다시 내뱉어 물의 흐름을 만든다. 물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초음파로 조류의 기포낭을 파괴시키는 원리다. 6시간 가동하면 녹조를 나타내는 수치인 클로로필a(Chl-a)의 농도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 복판에서는 200m 범위 안의 물을 순환시키는 대형 수류확산장치가 쓰인다. 로터(회전날개)를 돌려 하천 심층부의 물을 빨아들여 표층으로 공급하는 장치다. 물을 강제로 순환시켜 물의 흐름을 만들고 수온을 낮춰 조류가 자라지 못하게 한다.

조류제거선이 출동할 장소는 ETRI가 개발 중인 녹조 모니터링 시스템이 찾는다. 강을 자율주행으로 돌며 녹조 여부를 실시간 감시하는 무인수상정과 강변에 설치된 고정형 센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무인수상정은 최대 시속 13km 속도로 낙동강을 8m 간격으로 체크하며 녹조를 찾는다.

연구팀은 경북 구미 낙동강 유역 축구장 30개 넓이인 20만791m² 곳곳에 장치를 투입해 실증에 들어갔다. 제트스트리머는 낙동강의 지류인 구미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에 설치됐다. 대형 수류확산장치는 식수 안전을 위해 취수장 근처에 설치됐다. 녹조제거선은 총 2대로 주로 낙동강 수변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연구책임자인 김석구 건설연 통합물관리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낙동강에서 연평균 30일가량 발생하던 조류경보 일수를 10일 이내로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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