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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촌평] 원안위의 중대 발표 ‘금요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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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촌평] 원안위의 중대 발표 ‘금요일의 법칙’

2019.08.30 16:00
 

지난 8월 16일 금요일 오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선발생장치 사용기관 방사선피폭사고 조사 진행중’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발광다이오드(LED)를 만드는 서울반도체에서 방사선 피폭 의심환자가 발생해 조사를 진행중이라는 내용이다. 원안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 용역업체 직원들이 반도체 결함검사용 X레이 발생장치의 작동 연동장치를 임의로 해제해 방사선이 방출되는 상태에서 작업을 했고 방사선 피폭 의심 증상 환자 6명이 발생, 검사를 진행중이었다. 

 

원안위가 사고를 알게 된 것은 8월 5일 의심환자 가운데 2명이 원자력의학원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원자력의학원이 의심 환자의 증상을 원안위에 보고하면서 원안위가 사고를 알게 된 것이다. 사고 경위를 조사할 기간이 필요했던 원안위는 8월 14일 해당 장비에 대해 사용정지 명령 조치를 했고 이틀 뒤인 16일 금요일에 보도자료를 냈다. 

 

지난해 불거진 ‘라돈 침대’ 논란 이후 생활 방사선 문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 가운데 방사선 피폭 사고라는 제목만으로도 국민들이 긴장감을 느낄 만한 사안이었다. 서울반도체에서 쓰이는 방사선발생장치와 유사한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사건이다. 

 

사고 경위와 의심 환자 상태 등을 파악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겠지만 원자력과 방사선 분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기관으로서 발표 시점을 굳이 금요일로 정한 데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전사회적인 ‘워라밸’ 분위기 속에서 금요일은 업무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적은 날이다. 주말을 지나면서 국민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이슈가 희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안위는 방사선피폭사고를 금요일에 발표했다. 더군다나 일요일인 8월 18일 피폭 의심 환자가 당초 6명이 아닌 7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원안위의 사고 경위 조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문제는 원안위가 국민들이 알아야 할 중대한 사안을 금요일에 발표한 게 한두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8월 9일 금요일 ‘한빛1호기 사건 특별조사 결과 및 재발 방지대책 심의·의결’, 2월 1일 금요일 ‘신고리 4호기 운영 허가 의결’, 1월 11일 금요일 ‘대현하이텍 온수매트 부적합 제품 행정조치 실시’에 이어 2018년 7월 6일 금요일 ‘대진침대 일부 매트리스 수거대상 제외 및 안전기준 초과 모델 추가 확인’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1년 새 굵직한 사안들만 열거했지만 원안위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한빛1호기 사건 특별조사 결과 및 재발 방지대책 심의·의결이나 신고리 4호기 운영 허가 의결 등은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를 거쳐 심의·의결된 내용을 발표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격주로 금요일에 진행되다 보니 중요한 심의·의결 사안이 금요일에 발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꼭 금요일에 열려야 한다는 법은 없다.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일 경우 날짜를 가리지 않고 심의·의결을 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원안위 위원들 중 대학교 교수들이 많아 교수들의 시간을 맞추다 보니 금요일이 가장 적절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원안위 위원 중 상임위원인 위원장과 사무처장을 제외한 4명의 비상임 위원 중 대학교 교수가 3명에 달한다. 9명 중 3명이 8개월째 장기간 공석이다. 그나마 현재 위원회도 위원 중 일부가 금요일 회의 불참을 통보해 회의가 연기되는 사례도 있었다. 

 

원자력과 방사선 안전은 이번 정부 들어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최근에는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문제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특별한 혜택이 없는 비상임위원에게 긴급하다고 해서 무작정 회의를 잡아놓고 참석하라고 할 순 없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다. 만일 그런 상황이라면 원자력과 방사선 안전을 업무의 최상위 우선순위로 둘 수 있는 전문가를 원안위 비상임위원으로 뽑아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상황과 구조적 문제 탓으로만 돌릴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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