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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과다투여 의료사고 막는 정밀한 유량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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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과다투여 의료사고 막는 정밀한 유량계 나왔다

2019.09.05 13:37
이석환 표준연 선임연구원이 열식질량유량계로 약물 주입기의 유량을 측정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이석환 표준연 선임연구원이 열식질량유량계로 약물 주입기의 유량을 측정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의료진의 잘못이나 기기 문제로 생기는 약물 투여 의료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쉽지 않다. 약물 주입기에 의존하는 데다 관리 시스템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고에 따르면 2005~2009년 약물 주입기에 의한 의료사고는 약 5만6000건에 달하고 그 중 사망 사례는 500여건이다. 

 

국내 연구진이 약물 한 방울까지 정확하게 투여하고 과다투여를 막는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해 약물 투여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은 이석환 열유체표준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분당 주입량이 한 방울도 안되는 극미한 약물까지 실시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시간당 2밀리리터(mL)의 극미한 투약량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유량계를 개발했다. 통상 물 한방울은 약 0.05mL다. 시간당 2mL는 분당 물 한방울도 안되는 0.03mL 수준의 극미량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투약량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과다투여와 같은 의료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의 양을 정확하게 투여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기본이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 수가 많아 의료진이 초기 설정만 하고 투약량을 지속적으로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실제 몸 속에 실시간으로 투여되는 약물량이 설정 값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흔히 수액을 맞을 때 주입 속도가 빠른가 싶다가도 갑자기 느리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약물 주입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기계적 오류와 오작동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영유아에게 약물을 주입하는 경우나 진통제, 마취제 등 특수 약물을 수mL라도 정량을 초과해 주입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지금까지 약물 주입기 내부 유량이 설정한 값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초음파를 이용한 비접촉 방법은 몇 방울 수준의 극미한 유량을 측정할 수 없다. 보통 약물 주입기의 배관을 자르고 유량계를 별도로 설치하는 접촉적 방법을 쓴다. 이 때 외부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고 유량계가 비싸 현장에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석환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적외선 흡수 기반의 열식질량유량계를 개발해 이같은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주입기를 전혀 훼손하지 않고도 2mL의 극미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램프온’ 타입으로 약물 주입기 배관을 빨리집게처럼 바깥에서 집기만 해도 유량 측정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적외선 흡수기반 열식질량유량계. 표준연 제공.
적외선 흡수기반 열식질량유량계. 표준연 제공.

유량 측정의 핵심 원리는 온도다. 열원이 배관 내에 있는 경우 유량에 따라 열의 이동이 생기는데 열의 이동하는 정도를 파악하면 유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온도에 따라 특정 파장에서 물의 적외선 흡수도가 변한다는 개념을 접목했다. 그 결과 14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파장의 레이저로 액체의 국소부위를 가열한 뒤 상류와 하류의 온도차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비접촉적 유량 측정법을 구현했다. 

 

이석환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기계적 오류나 의료진의 판단 착오로 생기는 약물 과다투여 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소형화가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해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측정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메트롤로지아’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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