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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그림자' 관측팀, '실리콘밸리 노벨상' 수상...천문硏 등 한국연구자 8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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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그림자' 관측팀, '실리콘밸리 노벨상' 수상...천문硏 등 한국연구자 8명도

2019.09.06 11:22
4월 10일 처음 관측에 성공한 블랙홀의 모습이다. M87 은하의 초대질량블랙홀의 그림자가  보이고 그 주변을 감싼 빛이 보인다. 이 빛의 존재가 블랙홀에 의해 휜 빛의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사진제공 EHT
4월 10일 처음 관측에 성공한 블랙홀의 모습이다. M87 은하의 초대질량블랙홀의 그림자가 보이고 그 주변을 감싼 빛이 보인다. 이 빛의 존재가 블랙홀에 의해 휜 빛의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사진제공 EHT

올해 4월 인류 최초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직접 촬영하는 데 성공한 300여 명의 국제공동연구팀이 ‘실리콘밸리의 노벨상’, ‘과학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 기초물리 분야 2020년 수상자로 선정됐다.


브레이크스루재단은 기초과학과 수학 분야에 공헌한 학자들에게 수여하는 브레이크스루상의 기초물리, 수학, 생명과학 분야 2020년도 수상자를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브레이크스루재단은 실리콘밸리의 투자자 유리 밀너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이 설립한 재단이다. 매년 기초물리학과 수학, 생명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학문적 성과를 낸 학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상금이 300만 달러(36억 원)로, 가장 큰 상금이 수여되는 과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과학의 오스카상’, ‘실리콘밸리 노벨상’ 등의 별명으로도 불린다.


2020년 브레이크스루상 기초물리 수상자로는 최초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하는 데 성공한 국제 공동연구팀 ‘사건지평선 망원경’이 선정됐다. 수상자 수에 제한이 있고 팀 수상이 불가능한 노벨상과 달리 브레이크스루상은 팀 수상이 가능하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총 347명이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과 정태현 천문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그룹장, 김재영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등 천문연, 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UST), 국외기관 소속 연구자 8명이 참여했다.


사건지평선 망원경 팀은 2017년 4월, 약 열흘에 걸쳐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5500만 년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 은하 메시에87(M87)의 중심부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을 지구 곳곳의 전파망원경 8대로 관측하고, 그 결과를 2년 간의 분석 끝에 지난 4월 10일 밤(한국시간) 공개했다. 최초로 공개된 영상은 내부의 빛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칠흑같이 어두운 내부 공간 ‘블랙홀의 그림자’와, 그 주위를 휘감은 빛이 형성한 고리 모양의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고리 모양 구조는 지름이 1000억km였고, 블랙홀은 그 내부 암흑 공간의 한가운데에 지름 약 400억km 공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 결과는 중력이 공간을 왜곡시킨다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먼 우주와 거대한 규모의 시공간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다.


사건지평선 망원경 연구팀은 당시 “지금 공개한 것은 블랙홀의 그림자를 찍은 사진이다. 곧 ‘영상’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4월 11일 오전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연구자들이 같은 언급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사건지평선 망원경 연구팀의 하이노 팔케 네덜란드 래드보드대 교수는 5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곧 우리은하 중심부 블랙홀의 컬러 영상을 찍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가 11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천문연 이벤트 호라이즌 (EHT) 망원경 결과 언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가 11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천문연 이벤트 호라이즌 (EHT) 망원경 결과 언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태현 그룹장은 전화 통화에서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블랙홀 영상(타임랩스)을 얻으려면 전파망원경 감도도 높아져야 한다”며 “내년 세계적으로 3개 이상의 전파망원경이 블랙홀 관측에 추가된다. 이들을 동원해 타임랩스 관측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그룹장은 “수 년 전부터 수행돼 온 계획에 따라 한국도 올해 서울대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을 하고 있고, 연세대의 KVN 망원경에도 사건지평선 망원경 팀이 촬영에 이용하는 주파수(1.3mm 파장)의 전파수신기를 도입하는 중”이라며 “여기에 4년뒤 완공을 목표로 강원도에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인 KVN 망원경도 1.3mm 관측이 가능해 향후 한국도 직접적인 블랙홀 관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학 분야 브레이크스루상은 각각의 점이 어떤 공간의 원소와 대응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모듈라이 공간’에 대한 연구를 한 알렉스 에스킨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받았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뇌로 하여금 음식 섭취를 제약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지방조직의 내분비 시스템을 밝힌 제프리 프리드먼 미국 록펠러대 교수, 단백질 접힘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도록 해 단백질 응집을 막는 샤페론의 기능을 발견한 울리히 하틀 독일 막스플랑크생화학연구소 연구원, 아서 호르위치 미국 예일대 교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에서 타우 단백질이 응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제기하고 관련 단백질을 발견한 버지니아 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등이 받았다. 

 

2019년 4월 EHT 프로젝트 팀과 미국 워싱턴 D.C.의 미국 국립 과학 재단 (NSF)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4월 EHT 프로젝트 팀과 미국 워싱턴 D.C.의 미국 국립 과학 재단 (NSF)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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