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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자석으로 통증 고친다?" 효능 의문 효도상품 건강 자석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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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자석으로 통증 고친다?" 효능 의문 효도상품 건강 자석목걸이

2019.09.16 13:00
TV홈쇼핑 채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네오디뮴 건강 목걸이와 팔찌가 근육통 완화와 혈액순환 촉진 등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TV홈쇼핑 채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네오디뮴 건강 목걸이와 팔찌가 근육통 완화와 혈액순환 촉진 등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홈쇼핑이나 인터넷 광고에서 자석을 이용한 건강 목걸이가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자성을 띤 자석이 들어 있는 건강 목걸이는 근육통 같은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혈액순환을 촉진, 만성피로 해소에 효능이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주로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 선물'로 자주 소개된다. 

 

특히 산업용 소재이던 네오디뮴 자석이 최근 들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은색이나 금색을 띠는 팔찌와 목걸이의 넓적한 알마다 뒷면에 네오디뮴 자석이 박혀 있는 형태다. 이 자석은 희토류 중 하나인 네오디뮴과 철, 붕소와 합금해 만드는데 지금까지 개발됐거나 발견된 자석 중 가장 강력하고 영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산업계에서는 항공기, 전기자동차,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만들 때 활용해왔다. 
 
광고에는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뚜렷하게 나와 있지 않아

 

인터넷 쇼핑에 네오디뮴 건강 목걸이를 검색하면 100개가 넘는 제품이 뜬다. 이정아 기자
구글 검색인터넷 쇼핑에 네오디뮴 건강 목걸이를 검색하면 100개가 넘는 제품이 뜬다. 이정아 기자

자석 목걸이의 공식적인 이름은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로 불린다.  제품 설명에는 국내 공인기관으로 인증받았다는 증명서들과 건강에 효능이 있음을 증명한다는 그래프도 들어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포털의 인터넷 쇼핑 검색에서 네오디뮴 자석을 이용한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가 얼마나 되는지 찾아본 결과 100개가 훌쩍 넘었다. 그중 눈에 많이 띄는 두 회사 제품을 비교해 봤다. 

 

TV 홈쇼핑 뿐 아니라 쿠팡과 티몬, G마켓 등 유명 쇼핑몰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A사의 제품의 주요 효능은 근육통 완화라고 소개돼 있다. 보통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가 내는 자성은 300~500가우스(G·자화 강도 및 자속 밀도 단위)다. 이는 냉장고 자석보다 약 10배 정도 강한 수치다. A사는 자신들의 제품이 2300G에 달해 건강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한다. 제품의 광고에는 과학적인 실험 결과는 따로 없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 2등급으로 인증받았음을 강조했다. 

 

B사의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는 일본 기업에서 개발해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의료기기 인증받았고 국내에서 판매 중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목걸이가 근육통 완화와 만성피로 해소에 효능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회사가 올린 소개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 30여 년에 걸쳐 10만여 명의 환자들이 참여한 근육이완 테스트를 거쳐 인체 스트레스 44% 감소, 혈류량 3.2% 증가, 혈류속도 6.1% 증가, 방사선량 39.9%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역시 어느 연구팀이 실험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고 실험 결과에 대한 인증서가 나와 있는데 한자로만 돼 있는 데다 사진이 작고 흐릿해 내용을 알아보긴 어렵다. 게다가 국내에서 따로 실험한 결과는 없었다. 다만 심장박동기 등 배터리를 체내에 삽입한 경우에는 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두 제품은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등록돼 있으며,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 제조인증을 받았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의료기기법에 따라 2012년에 설립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기타 공공기관이다. 이 기관은 식약처에서 의뢰를 받아 새로 개발된 의료기기에 대해 심사하고 1~2등급을 인증한다. 3~4등급은 식약처에서 직접 심사해 인증한다. 

 

하지만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는 의료기기에 대해 실제 효능과 안전성을 직접 실험으로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인증을 의뢰한 업체가 제출한 기술 문서를 바탕으로 심사하는 방식이다. 이들 문서에는 기존에 인증된 제품과 비교한 자료, 사용 목적에 대한 자료, 작용 원리에 대한 자료, 성능에 대한 자료, 임상시험에 대한 자료, 안전에 대한 자료가 포함된다.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는 이곳에서 2등급 판정을 받았다. 일반인이 보면 등급이 1에 가까워 치료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는치료효과가 아니라 위해도를 중심으로 등급을 매긴다. 즉 2등급이라고 치료효과가 높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2등급으로 인증받은 의료기기에는 이외에도 백신 주사기와 주삿바늘, 수액 세트 등 일회용 의료도구들이 있다. 1등급을 받는 의료기기는 주로 내과에서 인후를 볼 때 혀를 누르는 스틱이나 가위, 집게 등 재사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박지영 의료기기안전정보원 인증본부 인증심사팀장은 “의료기기는 인체에 미치는 위해도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뉘는데 위해성이 높을수록 숫자가 커진다”며 "기술문서 심사를 거쳐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근육통 완화 효능을 인정하고, 위해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고 2등급으로 인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대부분의 의견은.... “인체에 무해하지만 딱히 뛰어난 효과도 없다” 

 

의료용 자기발생기의 세기는 대개 300~500가우스 정도다.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병을 진단하는 의료장비인 MRI의 자성은 1만5000가우스 정도다. 건강 효과를 낼 만큼 의료용 자기발생기의 자성이 세지 않다는 뜻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세기는 대개 300~500가우스 정도다.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병을 진단하는 의료장비인 MRI의 자성은 1만5000가우스 정도다. 건강 효과를 낼 만큼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자성이 세지 않다는 뜻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의학계에  네오디뮴 자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가 보고된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보고된 사례는 있다. 

 

카를로스 발보나 미국 베일러의대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1997년 11월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가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재활의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근육통과 관절염을 호소하는 소아마비 환자 50명에게 300~500G 정도 자성을 가진 자석을 45분간 착용하게 하고 착용 전후 통증 정도를 답하게 했다. 그 결과 자석 치료를 받은 환자는 10점 척도에서 통증 점수가 평균 4.4점 감소했다. 자성이 없는 것으로 위약 치료를 받은 환자는 평균 1.1점 감소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를 정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미국 전기전력업체 제너럴일렉트릭 물리학자이자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강사였던 제임스 리빙스턴 박사는 연구 규모가 작고, 연구를 이끈 연구자들이 이미 연구 전부터 무릎 통증을 완화시킨다고 굳게 믿고 자석을 착용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발보나 교수팀은 이에 대해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효능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하거나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 

 

레너드 파인골드 미국 드렉셀대 물리학과 교수는 2006년 1월 구글에 나온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건강 효과에 대한 논문과 기사 등 모든 문헌을 검토한 결과 과학적은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를 ‘영국의학저널(BMJ)’에 실었다. 그가 검토한 자료는 구글에서 2만 페이지를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목걸이와 팔찌, 무릎 밴드, 허리띠, 심지어 베개와 메트리스 등 의료용 자기발생기를 활용한 시장이 (당시) 세계적으로 10억 달러가 넘을 만큼 크다”면서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완치가 어려운 통증에 대해 치료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으나 실제 효과는 입증하기가 어려우므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라 미국 국립보완의학통합센터(NCCIH)도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가 통증 완화 효능을 보이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브루스 플람 미국 어바인캘리포니아대 산부인과 교수는 2006년 7월 잡지 ‘스켑티컬 인콰이어러’에 실은 기고문 ‘마그넷테라피 : 10억 달러 짜리 목걸이’에서 “혈액 안에는 철 성분이 들어있으므로 자석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돕는다는 얘기가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 정도로 체내 성분의 자성이 강하다면 MRI 촬영을 할 때마다 혈액이 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세기가 대개 300~500G인데,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MRI의 자성도 겨우 1만5000G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확한 효능을 알 수 없다면서도 일반인들이 느끼는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효능에 대해서 ‘플라시보 효과’일 것으로 추정했다. 플라시보 효과란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증상이 완화하는 현상이다. 

 

국내 전문의들도 자기력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진배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자기력은 현재 병원에서 병을 진단하는 데도 쓰일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다”면서도 “자기력이 건강에 좋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의 효능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보다는 광고나 기사에서 더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장박동기를 단 환자들의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촬영 전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는 것처럼 스피커처럼 자기력이 강한 제품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헌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신구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자기력이나 음이온, 원적외선이 다양한 건강 효과를 낸다는 광고는매우 신비하고 매혹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자기력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자기발생기 목걸이에 대해 통증 완화, 혈액순환 촉진 등 효능이 있는지 과학적으로 뚜렷한 근거를 밝히는 연구 결과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그런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학계의 다른 전문가들의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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