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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주개발 패러다임 바꾸는 차세대 원자력 추진기술 개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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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주개발 패러다임 바꾸는 차세대 원자력 추진기술 개발 나선다

2019.09.14 09:00
핵 열추진 기술을 이용해 추진하는 우주선 상상도. NASA 제공.
핵 열추진 기술을 이용해 추진하는 우주선 상상도. NASA 제공.

2030년대 유인 화성 탐사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 우주 개발의 ‘게임 체인저’로 차세대 원자력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8월말 ‘국가우주위원회(NSC, National Space Council)’을 열고 이른바 ‘핵 열추진’ 기술 개발을 공식화했다. 우주 탐사선이나 행성 탐사 로버에 활용됐던 원자력전지와는 구분되는 기술로, 기술을 확보하면 화성까지 가는 시간을 이론적으로 절반 이상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도 지난 2일 영국 연구진과 우주 탐사용 원자력전지 개발 공동연구를 천명했다. 냉전시대부터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을 해온 미국과 러시아만 보유하고 있는 원자력전지 기술을 확보해 달 탐사 등 우주 탐사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미국의 차세대 핵 열추진 기술 개발은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면서도 소형 원전과 선박용 소형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으로서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미국 NSC는 핵 열추진 기술의 잠재성을 확인했다. 짐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은 “인류의 위대한 도약인 우주 탐사의 꿈은 차세대 원자력 기술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NSC에서 거론된 핵 열추진 기술은 핵분열 반응으로 만든 열을 이용해 수소 등 우주 발사체 추진제를 엄청난 속도로 가속하는 기술이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현재 기술 수준으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시간을 약 8개월로 볼 때 이 기술을 이용하면 3~4개월만에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브리이든스틴 국장은 “NASA의 화성 유인 탐사에 있어서 차세대 원자력 기술은 절대적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화성 탐사 우주인들이 지구와 화성 사이를 오갈 때 피폭되는 방사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며 이는 우주인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브라이든스틴 국장의 발언은 화성에 도착한 우주인들이 화성까지 가는 데 8개월 정도소요될 때 피폭된 방사선량은 두뇌를 손상시켜 감정과 학습, 기억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핵 열추진 기술은 ‘방사성동위원소 열전 발전기(RTG, 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 기술과는 다르다. RTG 기술은 플루토늄의 방사성 붕괴에 의해 생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우주선 장비나 기타 관측 기기에 전력을 공급한다. NASA는 수십년 동안 우주개발 과정에서 RTG 기술을 활용해 왔다. 우주 탐사선 보이저 1·2호를 비롯해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RTG 기술을 활용했다. 

 

NASA는 핵 열추진 기술을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에 적용할 경우 점점 위협이 커지고 있는 위성 공격용 탄도 미사일의 공격을 피하는 기동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추진제를 가속시켜 순간적으로 추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소형 핵분열 원자로로 격오지의 군사 기지에 전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특히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의 방향을 바꾸거나 우주 쓰레기를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등 잠재적인 응용 분야도 다양할 것으로 예측됐다.  

 

NSC는 미국의 우주 개발 정책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1990년대 초부터 활동했지만 유명무실했던 NS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2017년 복원됐다. 우주 개발 정책에 있어서 NSC의 자문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NSC의 제안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실제로 NASA는 지난 5월 차세대 핵 열추진 기술 개발을 위한 1억2500만달러의 예산을 포함해 223억달러의 예산안을 미국 의회로부터 승인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중인 원자력전지 시제품. 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중인 원자력전지 시제품. 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도 소형 원전과 함께 우주 원자력 기술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월 영국과의 원자력전지 공동 연구개발은 유럽우주국(ESA)의 RTG 원자력전지 개발을 담당하는 영국 레스터대, 영국 원자력연구소(NNL)와 협력해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손광재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동위원소응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우주 탐사용 원자력전지는 선진국 전략기술로 자체기술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협력으로 원자력전지 핵심기술 확보 기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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