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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진보진영에서도 의견 분분한 '원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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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진보진영에서도 의견 분분한 '원전의 미래'

2019.09.14 09:00
2016년 미국 조지아주에 신규 원전이 지어지던 모습이다. 2017년 자금 문제를 이유로 원전 건설이 중단됐다. 조지아전력 제공
2016년 미국 조지아주에 신규 원전이 지어지던 모습이다. 2017년 자금 문제를 이유로 원전 건설이 중단됐다. 조지아전력 제공

최근 미국 진보진영 내에서 때아닌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진보라고 해봤자 민주당인데 그 안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내년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를 내기 위한 당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달 4일 미국 CNN은 미국 야당인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기후변화에 관한 생각을 듣는 토론회를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를 ‘거짓’이라고 말하는 등 줄곧 부정적 입장과 함께 파리협약에서 후퇴하는 정책을 펴면서  기후변화 문제는 다음 번 미 대선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약 7시간에 걸쳐 펼쳐진 토론에서 10명의 민주당 후보자들은 다양한 환경 공약을 내세웠다. 그 중 탈원전을 둘러싼 대선 후보자들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들 후보들은 ‘차세대 원전에 투자해 원전을 유지해야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과 ‘원전의 위험성 때문에 대체에너지에 투자하는게 낫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섰다.

 

코리 부커 뉴저지 주 상원의원과 대만계 기업인 앤드류 양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원자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토륨 원전 등 차세대 원전을 개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부커 의원은 “원자력을 (에너지 믹스의) 일부로 포함하지 않고도 기후변화를 막을수 있다고 본다면 사실을 보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차세대 원전이 처음에는 공상과학소설로 들릴지라도 새로운 기술에서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위험을 최소화할 가능성을 본다.

 

부커 의원은 원자력 연구개발(R&D)에서 미국이 길을 잃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원자력 설치에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부커 의원은 “정말로 나를 화나게 하는 건 미국이 연구개발(R&D)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인이라면 인류의 혁신을 이끄는 데 투자해야 하고 미래를 위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커 의원은 200억 달러(약 23조 8000억 원)를 투자해 차세대 원전을 개발할 계획도 밝혔다.

 

앤드류 양은 더 적극적이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공개 지지를 받고 있는 양은 500억 달러(59조 6000억 원)를 차세대 원전에 투자해 2027년에는 미국에 차세대 원자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은 “원자력은 과거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는 부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우라늄을 대체하는 차세대 토륨 원전을 개발하면 재앙 가능성을 급격히 떨어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토륨 원전은 우라늄 원전보다 안전하고 폐기물이 적어 여러 국가에서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하고 있다. 우라늄 원전은 우라늄이 핵분열하면서 중성자를 끊임없이 생산하기 때문에 중성자 수를 제어해주지 않으면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폭발하게 된다. 반면 토륨은 핵분열을 해도 만들어지는 중성자의 수가 연쇄반응을 일으키기에 부족해 분열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고 중단된다. 과거에는 단점으로 지목됐지만 사고시 원전이 저절로 꺼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오히려 장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일부 후보들은 명확한 탈원전을 주장하며 원자력 폐기물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우리가 당장 어떻게 이것(방사성 폐기물)을 제거하는지 모른다면 이 나라와 세계에 더 위험한 폐기물을 추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풍력, 태양광, 지열 발전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옮기는 게 안전하고 더 효율적이다”며 재생에너지만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역시 “핵에너지의 유독한 유산을 치워야 한다”며 “미국의 미래 에너지에서 원자력을 찍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손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정부 시절 미공개 예산을 원자력 R&D에 투자하기도 했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니만큼 굳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의 기후 정책에는 “안전과 폐기 시스템 등 원자력에서 남아있는 과제에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원전 건설이 거의 멈춘 상태다. 원자력은 미국 에너지 생산량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건설된 원전 97기 중 59기의 운영허가가 2040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미국 내 건설된 원전 중 운영에 들어간 신규 원전은 단 한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과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은 이번 토론회에서 “새로운 원전 건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2035년까지 미국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떼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로버샤 의원은 “남아있는 원전이 안전하도록 개선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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