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라돈 생활제품 11만 7712개 수거됐지만... 정부 늑장대처에 폐기도 못해

통합검색

라돈 생활제품 11만 7712개 수거됐지만... 정부 늑장대처에 폐기도 못해

2019.09.15 12:42
라돈 매트리스 사태 당시 당진항 야적장에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라돈 매트리스' 사태 당시 당진항 야적장에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라돈침대 사태 이후 방사성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생활제품이 수거됐지만, 수거율이 60%대로 아직 낮은 데다 11만 개가 넘는 수거 제품의 처분조차 관련법 미비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7개 업체에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측정된 생활제품을 수거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침대 및 침구류 13건, 미용 마스크 1건, 온수전기매트 3건 등이 수거명령을 받았다. 수거신청이 가장 많았던 것은 지난해 라돈침대 사태를 일으켰던 대진침대의 매트리스로 현재까지 7만 972건의 수거신청이 들어와 모두 수거가 완료됐다. 전체로 보면 수거가 신청된 제품 11만 7881개 중 11만 7712개가 수거돼 수거 신청 대비 수거율은 99.9%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수거신청이 들어온 것에 한한 수치로, 신청하지 않은 제품까지 합치면 수거율은 60.9%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안위가 현재까지 발표한 행정명령을 종합하면 수거대상 제품은 총 19만 3364개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겨우 11만 개 남짓이 수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전국적인 관심 속에 높은 수거율을 기록한 대진침대 제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제품의 수거율은 38.3%로 더 떨어진다. 사실상 결함제품 세 개 중 한 개만 수거됐다.

 

수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소비자가 수거를 신청한 제품에 한해서만 수거를 하는 행정명령 제도 때문이다. 리콜 명령의 경우 정부가 제조사에게 수거를 강제할 수 있지만, 행정명령은 이런 강제력이 없다. 결국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이 결함제품임을 인지하고 수거를 신청해야만 수거가 가능하다. 판매기록이 누락된 제품이나 폐업을 선언한 업체의 제품도 추적해 수거할 수 없다. 베개 커버처럼 구매 후 수 년 안에 버리는 제품은 이미 일반 쓰레기로 폐기됐을 가능성도 크다.

 

수거가 이뤄져도 수거물을 처리할 규정이 없다는 사실도 문제다.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에는 제조업자의 수거와 폐기 의무는 있지만 폐기 방법은 규정하지 않고 있다. 생활제품은 방사성폐기물로 규정되지 않아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로 갈 수 없다. 폐기물을 소각해 땅에 묻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논의됐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폐기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다. 업체들은 수거한 제품을 한켠에 쌓아두고 처분 규정이 마련되기만 기다리는 처지다.

 

정부의 늑장 대처가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안위와 환경부는 지난해 9월 폐기 방안의 세부 기준을 지난해 연말까지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기준 마련 시점을 올해 7월까지 구체화하기로 한 차례 미뤘다. 하지만 노 위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처분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7월에 마쳤음에도 아직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노 위원은 “원안위와 환경부의 협조를 통해 라돈 제품을 안전하게 폐기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2 + 2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