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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 찾아낸 조현병 유전자만 300개. 아이 때부터 잘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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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 찾아낸 조현병 유전자만 300개. 아이 때부터 잘 살펴야"

2019.09.23 22:27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만난 스티븐 하이먼 미국 브로드연구소 스탠리정신연구센터장은 학교에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조현병 발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뇌연구원 제공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만난 스티븐 하이만 미국 브로드연구소 스탠리정신연구센터장은 학교에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조현병 발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뇌연구원 제공

“보통 아이가 학교에서 성적이 떨어질 때 흔히 사람들은 교육 환경이나 부모 성향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하지만 뇌과학에서는 조현병의 전조로 보기도 합니다.”


스티븐 하이먼 미국 브로드연구소 스탠리정신연구센터장은 이달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신질환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한 작용을 한다"며 "현재까지 찾은 조현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만 약 300개이지만 발견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1000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먼 센터장은 이달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10차 세계뇌신경과학총회(IBRO 2019)’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조현병은 사고의 장애, 망상∙환각, 현실과의 괴리감, 기이한 행동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정신질환이다.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는 없다. 하이먼 센터장은 조현병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세계적인 정신질환 연구자다. 미국 예일대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미국 신경과학회장, 2018년 미국 신경정신약리학회장을 지냈다. 

 

하이먼 센터장은 아이들의 조현병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좀처럼 학교에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의 경우 조현병 발병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이먼 센터장은 “조현병에 따른 환각 증상과 인지능력 저하가 학생의 공부를 방해할 수 있다”며 "학생 때 성적 저하도 조현병의 시작을 알리는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먼 센터장은 조현병이 더욱 발달하는 사춘기 부모와 잦은 다툼을 단순한 사춘기 현상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고도 말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6년 조현병이 사춘기 기간 시냅스가 줄어드는 현상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사춘기와 20대 초반 성인의 뇌는 ‘시냅스 가지치기’라는 과정을 겪는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신경발달 과정의 하나로 발생 초기에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진 시냅스가 신경활동에 의해 필요한 부분만 남고 제거되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인 ‘C4’가 조현병의 발달과 깊이 관련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조현병을 앓는 환자는 특히 시냅스를 많이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먼 센터장은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뇌를 관찰했다”며 “아직까지 해상도가 떨어져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2mm(밀리미터) 정도 두께차가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말했다. 

 

하이먼 센터장은 “조현병 치료물질로 컴플리먼트C3라는 시냅스를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물질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 물질을 사용하면 말초조직이 암이 되는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최근 그런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실마리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세포와 연관이 있는 칼슘채널과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를 이용한 치료방법도 있다. 

 

하이먼 센터장은 시냅스 가지치기를 느리게 하거나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 중이다. 그는 “최초의 조현병 약은 수면제로 개발됐고 항우울제로 쓰이는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MAOI)도 원래 결핵 치료제로 발명됐다”며 “조현병 치료법에 대해 계속 연구하다 보면 이런 ‘운 좋은 발견(Serendipity)’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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