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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평가·연구비 명세서 사라지고 관리시스템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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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평가·연구비 명세서 사라지고 관리시스템 통합"

2019.09.23 22:58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핱 특별법안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핱 특별법안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주축이 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연구개발(R&D)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은 말 그대로 부처를 떠나 정부가 수행하는 각종 R&D 사업의 효율성을 최적화할 방안을 특별법을 통해 채계화하겠다는 기획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 R&D 예산 24조 원 시대 국민 삶에 도움이 되려면 R&D 프로세스를 둘러싼 제도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두하도록 불필요한 행정규제 지우고 수백 개 규정 흩어진 연구정보시스템 체계적 통합해야 한다. 이를 일관되게 추진하려면 원칙과 내용의 법제화가 필수"라고 추진 의의를 설명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과기혁신본부장도 주제 발표에서 "국민이 과학기술계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혁신을 실현시키려면 국민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 보다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굳건히 지킬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그게 특별법"이라고 설명했다.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R&D 생태계의 비효율성을 줄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연구자의 입장에서 그 동안 연구에 발목을 잡던 여러 복잡한 행정 절차를 완화해 자율성을 높였고, 정부 입장에서는 다양한 부처에서 난립하고 있던 117개에 달하는 관리 규정들에 우선하는 법을 제정함으로써 보다 통합적이고 일관된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먼저 연구자의 입장에서 그 동안 연구 현장의 효율성을 낮췄던 불필요한 행정 절차가 개선되거나 제거됐다.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 대토론회’ 패널토론에 참석한 박현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은 특히 연구비 연차 평가를 다년 평가가 기본인 단계 평가로 바꾸는 방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연차별 평가는 연구자에게 매년 행정 절차를 강요하던 대표적 비효율 행정으로 꼽혀왔다. 연구는 해가 바뀌어도 달라지는 게 별로 없는데, 단지 연도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평가를 받아야 원성이 많았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 문제가 해결하면 (년 단위로 끊어 쓰고 보고해야 했던) 연구비 사용도 유연해질 것이고 관련 명세서도 간소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자는 행정 부담 덜고 단계 평가로 자율성 증대....연구윤리 적용은 엄격해져

 

연구를 전담하는 행정조직이 만들어지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전에는 연구책임자가 연구와 행정 모두의 책임을 지고 있어 행정 부담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가 아닌 연구자가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의의 미숙한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었다. 박 책인연구원은 “현장의 입장에서는, 연구원과 기술원, 행정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이 있었는데 행정업무에 임무를 부여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이런 알력 싸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 대토론회에서 특별법안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 대토론회에서 특별법안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영수증 풀칠’로 상징되는 연구비 사용 내역 증명도 간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용 연세대 연구처장 겸 산학협력단장은 “대학 차원에서 ‘페이퍼리스 대학’을 만들고 싶어도 과기정통부 및 한국연구재단 과제를 제외하면 여전히 종이영수증을 요구해 실현이 어렵다”며 “부처간 칸막이 없애고 규정을 통합하며 과제 관리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는 내용을 답은 특별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재, 부품, 장비 분야처럼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양한 R&D를 시도해야 하는 경우 큰 걸림돌이었던 ‘중복성 심사’도 유연해질 전망이다. 그 동안은 중복성 심사가 필수라 연구 주제 특성에 맞춰 다양한 R&D를 할 수 없었다. 윤경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전략과장은 “중복성 심사라는 말이 이번 특별법안에는 아예 없다”며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자의 자율성과 권한만 는 것은 아니다. 책임도 커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이승복 서울대 교수는 “기존에는 사실상 논문 부정만 연구윤리로 인식했다”며 “특별법이 제정되면 논문 부정은 물론 성과 탈취, 연구비 부정 등도 모두 연구 윤리로 인식하도록 R&D 사업의 부정행위 범위를 정립할 예정”이라며 “다만 규정 미숙 등 의도하지 않은 위반 등을 감안할 수 있도록 이의 신청을 보장하는 등 강해진 책임 아래에서도 연구자를 보호할 장치를 같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산재한 관리 규정 체계화 기대


정부 입장에서는 규제를 일관성 있게 다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2001년 제정된 과학기술기본법과 연구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공동관리규정에 기반해 다양한 하위법을 만들어 다양한 부처의 R&D를 관리했다. 부처별로 만들어진규정과 그 하위법, 개별 시행령이 각각 만들어지다 보니 2017년 기준으로 117개나 되는 관리 규정이 서로 충돌했다. 김성수 과기혁신본부장은 주제발표에서 “복잡한 규정을 단일 규정으로 체계화하고, 이를 R&D 정보시스템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R&D로 만들어진 사업단 등 법률적 근거는 없지만 전문기관과 비슷하게 설립된 기관들에 대한 실태조사도 들어간다. 이들 기관은 자의적인 규정 등을 촘촘히 양산해 R&D 현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변순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정책기획본부장은 “특별법이 이런 기관에 대한 조사와 제도개선 권고를 명문화하고 있다”며 “자의적 규제를 방지하고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이번 특별법의 한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윤신영 기자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이번 특별법의 한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윤신영 기자

최지선 로앤사이언스 변호사는 “소재 장비 부품 등 여러 분야가 모여 하는 R&D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할 특별법인데, 자료 공유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법적 문제를 사전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행정 지원 조직을 따로 둔 데 대해 “R&D 서비스기업 등의 입자에서는 추가 인력 고용 의무가 도리어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으니 이런 부분을 대통령령에서 세심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본부장은 “특별법 자체에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다”면서도 “시행령에 많은 것을 반영할 수 있다. 오늘 나온 이야기를 충분히 시행령에 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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