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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인구 100명중 17명은 우울증. 광유전학이 치료길 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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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인구 100명중 17명은 우울증. 광유전학이 치료길 열 것"

2019.09.25 12:18

 

차세대 뇌과학자로 꼽히는 하일란 후 중국 저장대 의대 교수는 24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마취제인 케타민가 우울증 치료제로 쓰이는 기전을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차세대 뇌과학자로 꼽히는 하일란 후 중국 저장대 의대 교수는 24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마취제인 케타민가 우울증 치료제로 쓰이는 기전을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우울증은 전세계 인구 100명 중 17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심각한 질환으로 떠올랐습니다. 뇌를 실시간 관찰하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일란 후 중국 저장대 의대 교수는 24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울증은 전세계적으로 발병률이 17%에 이를 정도로 가장 흔하고 일생동안 영향을 미치는 정신과적 질환으로 떠올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후 교수는 대표적인 차세대 뇌과학자로 꼽히는 우울증 연구 분야 전문가다. 1996년 중국 베이징대 학사과정을 마치고 2002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등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하다 2009년 중국으로 돌아갔다.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에서 근무를 시작해 2015년부터는 중국 저장대로 적을 옮기고 교수 일하고 있다.  그는 이달 21~25일 대구에서 열린 뇌신경 분야 올림픽 세계뇌신경과학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대구를 찾았다.


후 교수는 지난해 2월 동물 마취제 성분인 케타민을 활용한 우울증 치료의 기전을 밝히는 연구내용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후 교수에 따르면 케타민’은 기쁨을 느끼는 것을 억제하는 뇌 부위인 ‘외측고삐핵’의 활동을 억제하는 성질이 있다.  외측고삐핵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완전히 우울증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외측고삐핵 활동을 관찰하면 마치 기관총이 총알을 발사하듯 신경 활성 그래프가 그려진다. 케타민은  외측고삐핵 뉴런의 신호 전달을 차단하며 이런 외측고삐핵 신경 활성을 억제한다. 

 

후 교수는 “뇌의 시상상부에 위치한 외측고삐핵은 우울증 환자에게서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진 영역”이라며 “현재 동물용 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이 마치 기관총처럼 터지는 외측고삐핵의 비정상적인 과활성화를 잠재운다”고 했다. 

 

기존에도 케타민이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었다. 외측고삐핵이 우울증에서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된다는 것도 지속적으로 관찰됐다. 하지만 케타민과 외측고삐핵의 관계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었다. 후 교수는 케타민과 외측고삐핵 간의 중간 퍼즐을 맞춘 것이다. 

후 교수는  “감정 연구에 관심이 있다가 감정과 연관된 질병인 우울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우울증 연구에 뛰어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케타민을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즉각적인 효과와 동시에 일주일 이상의 지속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우울증 치료제는 약 25% 정도의 환자에게 효과가 없으며 그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약 2주에서 3주로 긴 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3월 케타민 유사 약물을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했다. 


후 교수는 이런 연구결과를 얻는데 있어 ‘광유전학’이란 새로운 연구방법을 도입했다. 빛과 유전학을 접목한 광유전학은 빛으로 이온 채널을 세포나 생물에 발현시켜 세포 및 조직의 활성을 관찰하는 기술이다. 뇌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뇌과학 연구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평가받는다. 


후 교수는 “기존 뇌과학 연구는 어떤 현상과 뇌활동 간의 연관성을 보는 정도에 그쳤다면 광유전학을 이용한 뇌과학 연구는 실시간으로 뇌를 관찰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로 광유전학 분야 과학자가 선정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하일란 후 중국 저장대 교수. 네이처 제공
하일란 후 중국 저장대 교수. 네이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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