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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노벨상] 대학원생 업적, 정년 이후 연구로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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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노벨상] 대학원생 업적, 정년 이후 연구로도 수상

2019.10.05 13:39
노벨상 수상자가 7일부터 공개된다. 최근 노벨상 수상자의 수상 업적 수행시기와 수상 나이가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는 언제나 있다. 노벨위원회 제공
노벨상 수상자가 7일부터 공개된다. 최근 노벨상 수상자의 수상 업적 수행시기와 수상 나이가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는 언제나 있다. 노벨위원회 제공

올해도 노벨상 발표 시즌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달 7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8일 오후 물리학상, 9일 오후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14일 오후 발표되는 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수학이나 과학혁신 등 과학과 관련된 내용을 연구한 학자가 수상할 가능성도 있다.


노벨상은 중요한 성과를 낸 과학자 모두에게 수여되지도 않고, 그 분야를 선도했던 학자라도 사후에는 수여되지 않는 등 한계가 많은 상이다. 그럼에도 노벨상 시즌이 되면 학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중요한 연구성과를 낸 과학자들은 아무래도 ‘혹시 내가?’하고 신경을 쓰게 된다.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수상 후보를 공개하지 않지만, 언론과 민간기관이 후보자를 계속 언급하며 그런 분위기를 고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상자는 언제나 매년 분야별 최대 3명으로 정해져 있고,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딱 하나, 설령 수상자 명단에 들지 못하더라도, 노벨상은 과거 업적을 바탕으로 수여되는 상이기에 다음해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 수 있다는 데에 안도하며 말이다.

 

●수상자 나이, 연구 수행 나이 증가 추세 뚜렷...최근엔 업적부터 수상까지 평균 22년 걸려


실제로 노벨상 수상자들의 수상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5월 캐나다의 데이터 저널리즘매체 ‘투워드 데이터사이언스’의 분석에 따르면, 노벨상을 받은 수상자의 평균연령은 20세기 전반기에 다소 하락한 뒤 1950년대 이후 증가 추세다. 이 현상은 과학상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화학상은 1900년대 초반 수상자의 평균연령이 약 50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약 70세다. 생리의학상은 1900년대 초에는 평균적으로 50대 초반에 받았지만, 68세가 평균이다. 물리학상 역시 평균 약 50세였지만 지금은 69세다.


이런 현상은 경제학상이 처음 상이 제정된 1960년대와 지금 평균 70세 안팎으로 거의 비슷한 것이나, 문학상 수상자의 평균 연령이 60대 후반으로 큰 변동이 없다는 사실과 큰 차이다. 평화상 수상자는 20세기 초에 60대 중후반에서 최근 55세로 오히려 젊어졌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 연구가 이뤄진 시기도 늦어지는 분위기다. 래스무스 뵈르크 덴마크 공대 에너지전환저장학과 교수가 지난 5월 과학 및 정책 분석 저널 ‘사이엔토메트릭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세기 말 이후 노벨상 수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20세기 초반에 비해 8.7년 늦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캐나다의 데이터 저널리즘 매체 ′투워드 데이터사이언스′가 분석한 노벨상 수상자 평균 연령 추세다. 과학 분야 수상자는 분명 연령이 올라갔다. 투워드 데이터사이언스 화면 캡쳐
캐나다의 데이터 저널리즘 매체 '투워드 데이터사이언스'가 분석한 노벨상 수상자 평균 연령 추세다. 과학 분야 수상자는 분명 연령이 올라갔다. 투워드 데이터사이언스 화면 캡쳐

뵈르크 교수는 1995년 이후 물리학상 수상자 61명, 2000년 이후 화학상 수상자 46명,, 2006년 이후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연구자 30명의 수상 업적과 관련 있는 연구 논문의 출판 시기를 조사해 분석했다. 그 결과 화학상은 46.5세, 물리학상은 42세, 생리의학상은 45.1세에 수행된 연구를 바탕으로 수상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과학 분야 전체 평균은 44.1세였다. 4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화학 전문매체 ‘케미스트리월드’에 따르면, 1901~1950년대에 노벨상을 학자들의 수상 업적 논문 발표 시기는 평균 35.4세였다. 


뵈르크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말 이후 수상자들은 수상 업적을 낸 뒤 노벨상을 받기까지 평균 2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연구와 수상 사이의 간격이 가장 짧은 화학상이 20.8년 걸렸고, 생리의학상은 21.2년, 물리학상은 23.5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각광 받는 연구 성과를 냈지만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해도 20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세월’ 탓을 해도 좋겠다. 

 

●새옹지마 극과 극, 대학원 시절 연구 31년 뒤 '빛' vs. 만년 무명 연구자 정년 뒤 '역전홈런'


반면 22년이 지난 연구로 노벨상을 기대하는 학자라면 노벨상판 ‘대기만성’을 기대하며 조금 더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해 광학 집게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아서 애시킨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은 역대 최고령인 96세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노벨재단에 따르면, 그의 주요 수상 업적인 광학 집게로 박테리아를 조절한 연구는 그가 65세인 1987년 수행됐고, 수상은 이후 31년 뒤에 이뤄졌다.

 

노벨상 수상의 극과 극의 사례를 보여주는 ′사이언스′ 2016년 논문의 연구 결과. 입자물리학자 프랭크 윌첵은 대학원생 시절 연구 결과로 31년 뒤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주기적으로 ′홈런′을 친 꾸준한 연구자였다. 반면 일생 주목 받지 못하던 존 펜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교수는 전 직장이던 예일대 은퇴 뒤 수행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 사이언스 제공
노벨상 수상의 극과 극의 사례를 보여주는 '사이언스' 2016년 논문의 연구 결과. 입자물리학자 프랭크 윌첵은 대학원생 시절 연구 결과로 31년 뒤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주기적으로 '홈런'을 친 꾸준한 연구자였다. 반면 일생 주목 받지 못하던 존 펜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교수는 전 직장이던 예일대 은퇴 뒤 수행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 사이언스 제공

2016년 11월 로버타 시내트라 미국 노스이스턴대 물리학과 교수팀이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실제로 노벨상 수상 연구 수행 시기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강한상호작용을 다루는 입자물리학 이론인 양자색역학에서 에너지가 높을 때 쿼크 등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결합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근자유도’ 연구로 200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프랭크 윌첵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대학원생 시절인 1973년 수행한 연구로 31년 뒤 노벨상을 받았다. 시내트라 교수팀은 그의 연구 논문 데이터를 확보해 10년간 인용수 등을 분석했는데, 그는 10년간 300회 이상 인용된 ‘임팩트 있는’ 논문을 주기적으로 써온 끝에 첫 주요 업적으로 수상했다.


반면 질량분석기술로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존펜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교수는 예일대에서 정년퇴임한 뒤 72세에 ‘사이언스’에 발표한 분석기술로 85세에 노벨상을 받았다. 그는 10년간 200회 이상 인용되는 중요한 연구 논문을 일평생 내지 못하다 60대 후반에 단 두 번 냈고, 70대 들어 대학 정년 이후에 1000회 및 700회 이상 인용되는 논문을 두 개 내놓은 뒤 이 업적으로 최고 영예의 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 이듬해 자신이 몸담고 있다 말년에 특허 분쟁으로 소송까지 벌였던 예일대와 인터뷰하면서 “노벨상 수상은 로또와 같다”고 심경을 밝혔는데,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극적인 인생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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