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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소재∙부품∙장비 만드는 국가가 패권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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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소재∙부품∙장비 만드는 국가가 패권 쥔다"

2019.10.15 12:56
신성철 KAIST 총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섰다. KAIST 제공
신성철 KAIST 총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섰다. KAIST 제공

“한국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취약한 이유는 대기업의 관심 산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한국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 이유를 이렇게 진단했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510조원인 반면 반도체 장비 세계시장 규모는 60조원 수준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첨단 완제품 산업에 비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가 1~10% 수준에 머물러 대기업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 총장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10~20년 간의 장기간 연구개발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한국이 취약한 이유로 꼽았다. 신 총장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이야말로 우수한 인력과 장인정신이 필요한 영역이며 일본이 이 분야에서 강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중소기업은 10~20년의 장기간 연구개발을 재정적으로 버티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 총장은 품질 및 가격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나 국가가 소재∙부품∙장비 시장을 석권하는 특징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재∙부품∙장비 시장에서 대일본 수입 의존도는 매우 높다. 2018년 기준 대일 전체 무역적자는 241억달러(약28조5585억원)다. 그 중 소재∙부품∙장비 적자는 224억달러(약26조5440억원)에 이른다.

 

신 총장은 결국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중소기업 히든 챔피언'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기반 강소기업 1개사당 매출 1조원에 고용창출 2000명이 기대된다"며 "기업 캠퍼스 연구소를 활성화해 기업과 대학이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 프로젝트를 가동해 시제품 테스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소재∙부품∙장비와 관련된 주제발표도 이어졌다. ‘혁신소재: 인류사의 게임체인저’를 주제로 발표한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혁신 소재를 만든 민족들이 패권을 쥐는 그런 패턴들이 역사적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수출금수 조치 덕에 개발된 합성섬유 ‘폴리아마이드’의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정 교수는 “세계2차대전 즈음 일본이 철강을 대량 수입해 군함을 만들자 철강 주생산국인 영국과 미국은 철강 수출을 중지됐다”며 “이에 세계 최대 실크 생산국이었던 일본은 실크 수출을 중단했다. 일본의 조치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실크와 비슷한 합성섬유 개발에 착수했고 ‘나일론’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나일론은 뛰어난 강도 및 탄성, 세균, 해충, 약품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며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정 교수는 나일론 외에 일본의 전쟁 야욕으로 개발된 초초두랄루민의 사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초초두랄루민은 알루미늄 합금의 한 종류로 무게는 가볍고 강도는 쎄 비행기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 소재다. 정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즈음 일본제 전투기들의 성능은 형펀없는 수준이었다”며 “일본은 독일로부터 초초두랄루민 원천 기술을 전수받아 전투기 제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초초두랄루민을 적용한 전투기는 가장 먼 항속거리와 기동력을 보유한 당대 최고 성능의 전투기가 됐고 연합군 전투기들을 초토화시켰다. 


이런 사례들을 소개하며 정 교수는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 간의 간극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보다 출연연의 역할이 대학과 중복된다”며 “대학과 출연연 간 접촉을 확대해 함께 집단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토론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소재∙부품∙장비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토론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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