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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미생물 '원격' 신호전달 비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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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미생물 '원격' 신호전달 비밀 풀었다

2019.10.22 17:47
골수 내에서 CX3CR1+ 단핵구세포(초록색)와 조혈전구세포(보라색)가 접촉하고 있다. CX3CR1+ 단핵구세포는 미생물 신호를 인지하고 이를 통해 생성된 염증성 싸이토카인으로 조혈과정을 촉진한다. 포스텍 제공
골수 내에서 CX3CR1+ 단핵구세포(초록색)와 조혈전구세포(보라색)가 접촉하고 있다. CX3CR1+ 단핵구세포는 미생물 신호를 인지하고 이를 통해 생성된 염증성 싸이토카인으로 조혈과정을 촉진한다. 포스텍 제공

우리 몸에는 2000여 종 이상의 미생물이 수백조 마리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장 속에 살며 영양분을 분해하거나 다른 물질로 바꾸며 여러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내미생물이 몸에 영향을 미치려면 신호가 전달돼야 하는데, 국내 연구팀이 장내미생물이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은 이승우 융합생명공학부 교수와 박윤지 교수, 이승원, 김혜강 연구원팀이 장내미생물 신호가 폐와 간, 뇌, 골수 등 인체 다른 조직에 전달되는 과정을 밝히고, 이를 통해 골수에서 면역세포를 만드는 과정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혈액학회지 ‘블러드’ 10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장내미생물이 골수의 조혈작용(피를 만드는 작용)을 조절해 면역세포인 백혈구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 과정을 연구한 결과, 장내미생물 DNA를 포함해 미생물 신호가 혈액 안에 만들어지고 이 신호가 혈류를 통해 골수로 이동해 CX3CR1+라는 '단핵구세포'에 포착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유하자면, 병원체에서 나온 DNA 조각이 마치 병 속에 넣은 편지처럼 안전하게 보관된 채 혈액이라는 바다를 타고 먼 곳에 도달한 것과 같다. 단핵구세포는 세균 등을 먹어치우는 면역세포로, 하루 정도 뒤에 ‘대식세포’라는 세균 ‘킬러’ 면역세포로 변한다.


미생물 신호를 인식한 단핵구세포는 이후 신호 ‘릴레이’를 한다. 먼저 신체의 면역 방어 체계를 조절하는 신호 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사이토카인은 혈액세포가 되기 전단계의 어린 세포인 조혈전구세포에 영향을 미쳐 그 수를 조절하거나, 백혈구와 대식세포 등 병원체를 먹어서 파괴하는 ‘미엘로이드’ 계열 면역세포들을 많이 만들어내도록 촉진한다. 그 결과 혈액세포가 많이 형성된다.


이 교수는 “장내미생물 신호가 어떻게 장을 넘어서 전신조직 반응을 조절하는지 그 동안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과정을 밝혔다”며 “장내미생물 신호전달 경로를 이용해 체내 다른 조직의 면역반응을 조절하거나 암, 염증성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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