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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힌 쿼크 쌍과 함께 웜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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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힌 쿼크 쌍과 함께 웜홀이 생긴다?

2013.12.10 10:36

최근 이론 물리학자들이 약간은 무모해 보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주 시공간에 존재할지 모르는 ‘웜홀’과 양자역학의 희한한 현상 중 하나인 ‘양자 얽힘’을 연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주 공간의 먼 곳을 연결하는 지름길 또는 특수한 상황에서 시간 여행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통로가 바로 ‘웜홀(wormhole)’이다. 마치 생김새가 벌레가 사과를 파먹어 만든 구멍과 비슷하다는 뜻의 웜홀은 블랙홀들을 서로 연결하는 가상의 다리다. 웜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예측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양자역학의 난해함을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다. 양자 얽힘은 멀리 떨어져 있는 입자들 사이에 나타나는 불가사의한 양자역학적 연관성이다. 이 현상은 실험적으로 증명돼 이를 활용한 양자컴퓨터나 양자암호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을 정도이다.

 

흥미롭게도 일부에서는 웜홀과 양자 얽힘을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이론 물리학의 가장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는 데 통찰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다름 아니라 물리학자들이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조화시키려는 목표 말이다.

 

 

양자 얽힘과 웜홀의 난해함

양자 얽힘과 웜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양자 얽힘은 두 입자가 둘 중 하나를 건드리는 것이 즉각 다른 하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연결돼 있는 현상이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원자나 소립자가 ‘동시에’ 정반대 상태(예를 들어 스핀 업과 스핀 다운 상태)에 있을 수 있는데, 스핀 상태를 측정하는 순간에 원자의 스핀이 업 또는 다운 상태 중의 하나로 ‘붕괴된다’. 더 나아가 두 개의 원자는 각 원자의 스핀이 업과 다운 상태를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두 원자의 스핀 상태가 완벽하게 연관되도록 얽혀 있다. 예를 들어 두 원자의 스핀 상태가 서로 반대 방향이 되도록 연관돼 얽힐 수 있다. 그러면 한 원자가 측정될 때 스핀 업 상태였다면 다른 원자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즉각 스핀 다운 상태로 붕괴될 것이다. 그 거리가 몇 광년이라도 상관없다!

블랙홀을 연결하는 시공간의 통로인 웜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되는 존재이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 위키피디아 제공
블랙홀을 연결하는 시공간의 통로인 웜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되는 존재이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 위키피디아 제공

 

반면에 웜홀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 중 하나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무거운 물체가 시공간을 얼마나 휘게 만드는지를 기술하는데, 이때 창출되는 효과가 바로 중력이다. 만약 어떤 물체가 엄청나게 무겁다면, 시공간에 깔때기나 굴뚝을 닮은 구멍이 생긴다. 이것이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이다. 원리적으로 두 개의 블랙홀을 연결하면 시공간의 통로인 웜홀을 만들 수 있는데, 이 웜홀은 2개의 트럼펫을 주둥이 쪽으로 이은 모양을 닮았다.

 

그런데 양자 얽힘은 미시 세계에서, 웜홀은 거시 세계에서 각각 만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양자 얽힘과 웜홀 둘이 연결될 수 있기는 한 것일까.

 

지난 6월 미국 고등과학원의 후안 말다세나 교수와 스탠퍼드대의 레너드 서스킨드 교수가 블랙홀, 웜홀, 양자 얽힘을 연결한 연구성과를 내놓았다. 먼저 두 사람은 블랙홀 두 개의 양자상태를 얽히게 만든 다음, 블랙홀들을 잡아 찢는 것을 상상했다. 그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진짜 웜홀이 두 개의 블랙홀 사이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 결과는 연구자들이 블랙홀에서 출발해 얻은 것이기 때문에 그리 놀랍지 않다.

 

 

중력은 양자 현상에서 나온 것?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줄리언 소너 박사가 이에 근거해 끈 이론의 맥락에서 들여다보고 쿼크ㆍ반쿼크 쌍이 생성될 때 이와 동시에 소립자 쌍을 연결하는 웜홀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피지컬 리뷰 레터’ 11월 2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소너 박사는 얽힌 쿼크 2개로부터 무엇이 생겨나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양자역학의 쌍생성을 분석했다. ‘슈윙거 효과’라고도 불리는 쌍생성은 진공으로부터 입자ㆍ반입자 쌍이 생기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렇게 생긴 입자 쌍은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다시 소멸된다. 소너 박사는 쿼크․반쿼크 쌍이 진공으로 사라지기 전에 전기장 하에서 이 쌍을 붙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에 일단 진공에서 추출된 쿼크ㆍ반쿼크 쌍은 얽히게 되는데, 소너 박사는 이때 생기는 것이 얽힌 쿼크 쌍을 연결하는 웜홀임을 발견했다. 즉 쿼크의 쌍생성이 동시에 웜홀을 생성하는 것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홀로그램 원리’를 이용했다. 끈 이론에서 나온 이 원리는 더 낮은 차원에서 더 복잡한 차원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홀로그램이 2차원 물체라면 그것에는 3차원적 경관을 보여주는 데 필요한 정보가 들어 있다. 

 

사실 소너 박사가 얻은 결과는 좀 더 근본적인 의미를 갖는다. 바로 중력이 양자 얽힘으로부터 나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우주의 기하, 즉 휘어짐이 중력으로 기술되듯이 웜홀에 의해 연결된 입자 쌍 사이의 얽힘과 같은 양자 얽힘의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력을 양자역학의 용어로 설명하려는 노력이다.

 

아인슈타인이 처음 제안했던 것처럼 중력은 근본적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더 근본적인, 양자 세계에 근거한 현상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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