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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의존하던 억대 '중성자 스핀 분리 장비'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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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의존하던 억대 '중성자 스핀 분리 장비' 국산화 성공

2019.11.03 11:48
조상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확인중이다. 이 초거울은 두 가지 스핀 상태를 지니는 중성자를 산란각도에 따라 각각 분리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조상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확인중이다. 이 초거울은 두 가지 스핀 상태를 지니는 중성자를 산란각도에 따라 각각 분리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1개에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태양전지 및 원자력 분야 연구 장비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수억 원 상당의 수입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조상진 중성자과학연구부 책임연구원이 태양전지나 영구자석, 자기센서 등에 활용되는 핵심 부품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국내 최초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편극중성자 초거울은 ‘편극중성자’를 골라낼 수 있는 일종의 거울이다. 중성자는 회전 방향에 따라 두 가지 양자역학적 특성(스핀)을 보인다. 이를 각각 ‘업스핀’과 ‘다운스핀’으로 부르는데, 전체 중성자 중 절반은 업스핀을, 나머지 절반은 다운스핀을 지닌다. 평소 중성자에는 이 두 스핀이 뒤섞여 분리할 수 없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분리하면 편극중성자가 된다. 이 때 사용되는 장비가 편극중성자 초거울이다. 두 가지 중성자를 거울 형태의 장비에 부딪히게 하면 반사되는 각도(산란각도)가 서로 달라 편극중성자가 저절로 분리되는 게 원리다.


편극중성자 초거울은 중성자를 연구하는 원자력 및 태양전지, 자기장 등의 분야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지만, 지금까지는 스위스 기업 스위스튜트로닉스 사에서만 제작할 수 있어 수급이 어려웠다. 가격도 1개에 1억 원 이상으로 비쌌다.


조 연구원팀은 철과 실리콘을 5~10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씩 매우 얇게 1200층 반복해 바르는 방법으로 새로운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완성했다. 기존에는 중성자를 잘 반사하는 니켈을 이용해 초거울을 만들었는데, 조 연구원팀의 초거울은 이보다 반사가 훨씬 쉽고 잘 이뤄져서 중성자 전달률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성자를 얻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책임연구원은 전화 통화에서 “니켈은 중성자를 반사시키는 성질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중성자를 원하는 위치에 옮기는 유도관 등을 만들 때 여전히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며 “이번에 개발한 편극중성자 초거울은 두 가지 스핀을 지닌 중성자를 분리하는 목적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구자석 제작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구자석은 자성을 쉽게 가지는 연자성체와 자성을 쉽게 갖지 않는 경자성체를 번갈아 박막 형태로 쌓아 만든다. 이 때 연자성체가 특정 스핀 방향을 일정하게 갖게 하는 게 중요한데, 이 때 편극중성자를 이용해 스핀 방향이 일정한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영구자석 외에 태양전지나 자기센서 등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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