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본인 닮은 아바타와 항암치료 받으니 우울증 줄고 치료효과 높아

통합검색

본인 닮은 아바타와 항암치료 받으니 우울증 줄고 치료효과 높아

2019.11.06 17:56
중앙대병원 연구팀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해 환자들이 아바타를 키우고,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는 일석삼조 게임 ′핑크리본′을 개발했다.
김희준 중앙대병원 유방암클리닉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해 환자들이 아바타를 키우고,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는 일석삼조 게임 '핑크리본'을 개발했다. 중앙대병원 제공

항암치료를 받는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등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는 게임이 개발됐다. 올해 최종 점검과 업데이트를 거쳐 내년 초쯤 상용화할 전망이다. 

 

김희준 중앙대병원 유방암클리닉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은 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과 함께 2014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해 환자들이 아바타를 키우고,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는 일석삼조 게임 '알라부'를 개발했다. 그후 게임테스팅 전문기업 큐랩과 함께 성능을 업그레이드시켜 지난해 '핑크리본'으로 재탄생시켰다. 

 

복잡하고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게임 퀘스트처럼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게임을 만들게 된 이유는 유방암이 암 중에서도 긴 시간 동안 치료해야 하고 여러 부작용으로 힘들게 고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또 암환자들이 복용해야 하는 약이 많다는 것도 이유다.  

 

김희준 교수는 "암 환자는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 외에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돕는 항암방지제 등 수 가지 약을 먹어야 하고, 치료 상황에 따라 약의 종류가 바뀔 수 있다"며 "문제는 약마다 부작용이 달라 환자들이 하나하나 인지하기가 헷갈리고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전이 달라질 때마다 약에 대한 교육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주입식으로 내용을 듣는 것만으로는 약 복용을 챙기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김 교수팀은 집에서도 언제든지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환자는 게임 속에서 각자 본인의 아바타를 설정할 수 있다. 의료진은 환자마다 처방전 정보를 게임에 입력할 수 있다. 그러면 아바타는 환자에게 언제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알람으로 알린다. 또한 체육관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라거나, 어떤 운동을 할 수 있는지도 알람으로 알려준다. 약을 먹거나 운동을 하는 일이 게임에서는 도장깨기를 해야 하는 일종의 퀘스트인 셈이다.

 

김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팔이 불편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땀이 살짝 날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공원을 산책하거나, 팔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스트레칭 같은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운동방법들을 게임 속에서 아바타가 직접 가르쳐준다. 

 

처방전대로 약을 복용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환자도 치료 효과가 높아지지만 아바타 역시 얼굴에 혈색을 띠는 등 처음보다 건강해진다. 또한 게임에서 포인트가 쌓인다. 그러면 환자들은 포인트를 이용해 게임 속 세상에서 일상생활을 즐긴다.

 

항암치료로 인해 탈모가 생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 속 샵에서 가발을 사서 아바타에게 씌우거나 옷을 사입힐 수 있다. 아바타를 키우는 재미를 느끼는 동안, 환자는 병과 치료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고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중앙대병원 제공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 의료진-환자 거리 좁혀

 

김희준 교수팀은 2014년부터 2년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유방암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이 게임(당시에는 알라부)이 얼마나 치료효과를 높이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3주 동안 36명에게는 알라부를 이용하게 하고, 나머지 40명에게는 게임 없이 일반 치료를 받게 했다. 그 결과 알라부를 경험한 환자들에게서 피로감과 탈모, 손발 마비, 구내염 등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감소했고 항암제에 대한 순응도도 훨씬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조사한 결과, 항암치료와 게임을 병행한 환자들은 우울감도 비교적 많이 줄어드는 것도 확인됐다. 게임을 했던 환자의 72%는 향후 치료에서도 계속 게임을 이용하고 싶다고 답할 만큼 만족도도 높았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의학연구저널'에 실렸다. 

 

이후 연구팀은 알라부를 업그레이드한 '핑크리본'을 개발했다. 그림 등 게임 컬리티가 향상됐을 뿐 아니라, 약제의 종류도 기존 18가지 조합에서 5가지 조합이 추가됐다. 

 

핑크리본의 기본 게임 룰은 알라부와 같다. 여기에 환자의 아바타들끼리 커뮤니티(게임 속에서는 산책 중)에서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항암치료에 대한 정보나 본인들의 경험을 공유하다보면 치료를 받는 데 훨씬 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유방암 항암치료는 심각한 부작용이 따라 환자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게임을 통해 환자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팅방도 업데이트 중"이라며 "환자가 받고 있는 항암치료나 또는 새로운 정보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을 때 의사나 간호사에게 쉽게 물어볼 수 있도록 게임 안에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내년 초쯤 핑크리본을 상용화하고 암환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게임을 상용화하기 위해 성능 업그레이드, 최종 점검 등을 거치고 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0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