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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 크기를 둘러싼 10여년 물리학 논쟁 종지부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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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 크기를 둘러싼 10여년 물리학 논쟁 종지부 찍나

2019.11.09 06:00
미국 토머스제퍼슨국립가속기가 양성자의 크기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미국 에너지부 제퍼슨랩 제공.
미국 토머스제퍼슨국립가속기가 양성자의 크기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미국 에너지부 제퍼슨랩 제공.

양성자의 크기를 알아내기 위한 가장 최근 실험에서 양성자의 반경이 0.831펨토미터(1펨토미터는 1000조분의 1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결과는 양성자의 크기를 알아내기 위한  두 종류의 실험방법에서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10여년 동안 물리학자들이 풀어내지 못한 양성자 크기를 둘러싼 논쟁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최신호에서 미국 버지니아 소재 토머스제퍼슨국립가속기(TJNAF, Thomas Jefferson National Accelerator Facility)를 활용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실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양성자의 크기를 공식적으로 재정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부터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이른바 ‘양성자 반경 퍼즐(Proton Radius Puzzle)’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물리학자들은 그동안 양성자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2가지 방법을 활용했다. 하나는 전자가 원자핵을 공전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원자핵을 도는 전자 중 일부는 원자핵의 양성자를 통과한다. 이 때 양성자의 크기는 전자가 원자핵과 얼마나 강하게 결합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최신 분광법을 활용해 전자의 다양한 에너지 레벨을 정밀하게 측정, 양성자의 반경을 가늠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전자 빔을 수소원자에 충돌시켜 입자들이 원자핵 주변으로 어떻게 흩어지는지를 측정하는 ‘원자핵 입자 산란’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10여년 전 이 2가지 방법으로 측정한 양성자의 반경은 0.8768펨토미터에 수렴했다. 그러나 2010년 스위스 소재 폴쉐러연구소(PSI)의 물리학자들이 전자를 기본입자 중 하나인 뮤온으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수소 원자를 활용한 실험에서 측정한 양성자의 반경이 0.84184펨토미터라고 발표하며 혼란이 시작됐다. 

 

PSI 물리학자들은 뮤온이 양성자 내부에서 전자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통과하기 때문에 전자를 뮤온으로 대체한 수소 원자 실험에 측정한 에너지는 일반 수소를 이용한 실험보다 이론상 수백만 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0.84184펨토미터가 더 정확한 양성자 반경이라는 것이다. 이 실험을 이끈 랜돌프 폴(Randolf Pohl)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대 교수는 또다른 뮤온 실험 그룹과의 공동 연구로 이같은 결과를 재확인했다. 

 

엇갈리는 결과를 놓고 한동안 물리학자들은 전자와 뮤온의 원자핵 내에서의 움직임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예측했다. 또 분광법이 아닌 원자핵 입자 산란 기술을 활용한 실험에서 양성자가 분광법보다 어떻게 더 큰 측정값을 갖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토머스제퍼슨국립가속기(TJNAF)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원자핵 입자 산란 실험에서 분광법 결과값에 수렴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PRad’로 이름붙여진 가장 최근의 TJNAF 실험에서 연구진은 수소 분자에 전자빔을 때려 일부 전자가 어떻게 굴절되는지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원자핵 입자 산란 실험은 단순히 고에너지 전자 빔을 쏘는 방식을 활용했다. 이는 양성자 반경 측정 민감도가 제한적이어서 최종 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존재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를 우회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기존에는 금속 용기에 수소 분자를 담아 실험을 진행했는데 금속 용기에 전자가 열을 가하거나 측정값에 혼란을 주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정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자빔을 쏘는 가속기 진공관에 직접 수소 분자를 주입하는 방식을 적용해 분광법 결과값에 수렴하는 양성자 반경을 결과로 내놓은 것이다. 

 

PRad의 결과에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학계에는 존재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물리학자 잰 버노어 교수는 “양성자 반경 퍼즐이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실험은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며 “결국 PSI의 뮤온 활용 실험이나 PRad 실험이 퍼즐을 풀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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