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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빵 에 넣는 모래알만한 캡슐영양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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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빵 에 넣는 모래알만한 캡슐영양제 개발

2019.11.14 03:00
미량영양소 캡슐의 모습(왼쪽)과 캡슐을 반으로 잘랐을 때 미량영양소가 박혀 있는 모습(오른쪽). 사이언스 중개의학 제공
미량영양소 캡슐의 모습(왼쪽)과 캡슐을 반으로 잘랐을 때 미량영양소가 박혀 있는 모습(오른쪽). 사이언스 중개의학 제공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모래알 만큼 작은 미량영양소 캡슐을 개발해, 스위스 과학자들과 함께 이 캡슐을 요리에 섞어 먹어 영양을 보충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미량영양소는 비타민과 미네랄, 항산화물질 등 양은 적지만 생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를 말한다. 미량영양소가 장기간 결핍될 경우 빈혈과 실명,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면역력 저하로 감염병에 걸릴 위험도 증가한다. 전 세계에서 철분이나 비타민A 등 주요 미량영양소 결핍을 겪는 인구는 약 20억 명이다. 매년 미량영양소 결핍으로 사망하는 어린이 200만 명에 이른다. 

 

미량영양소를 캡슐화해 요리에 넣겠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이 조리 중에 파괴되거나 맛을 망치는 것이 많아 번번이 실패했다. 비타민A는 열에 약해 조리 중 분해됐으며, 철은 음식에 든 다른 분자와 결합해 음식에서 금속 맛이 나도록 만들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데이비드코크암센터 로버트 랭거 교수팀은 미량영양소를 보호할 수 있는 생체적합성폴리머(BMC)로 캡슐을 개발했다. 이 캡슐의 크기는 약 200μm로 머리카락 두께보다 약간 크다. 캡슐에 미량영양소를 넣으면 열이나 빛, 습기, 끓는 물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거나 손상되지 않는다. 캡슐 형태로 영양소를 장기간 저장하거나 아무 요리에나 다 넣을 수 있다.

 

연구팀은 캡슐 안에 비타민A와 철분, 비타민C, 비타민B2, 아연, 요오드, 엽산, 비타민B12, 비타민D, 나이아신(비타민B3), 비코틴 등 미량영양분 11종을 넣고 2시간 가량 끓였다. 그 결과 영양소가 전혀 파괴되지 않았다. 또한 캡슐을 위산과 비슷한 산성물질(pH 1.5)에 넣었더니 캡슐이 녹으면서 미량영양소가 밖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쥐에게 미량영양소 캡슐을 먹이는 실험을 한 결과, 실제로 위에서 위산에 녹아 미량영양소가 밖으로 나왔으며 소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마이클 짐머만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건강과학기술학과 교수팀과 함께 실제로 이 캡슐을 요리에 넣어서 사람이 먹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실험했다. 미량영양소 결핍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에서는 대부분 옥수수죽을 많이 먹는 것에 착안해, 황산철을 넣은 캡슐을 옥수수가루와 야채 소스에 넣어 옥수수죽을 끓였다. 그리고 실험대상자 20명에게 이 옥수수죽을 먹이고, 식사 전후 체내의 철분 양을 비교했다. 그 결과 체내에 흡수된 철분의 양은 캡슐화하지 않은 황산철을 먹었을 때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캡슐 내 황산철의 비율을 3%에서 18%로 늘려 같은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캡슐화하지 않은 황산철을 먹었을 때만큼 체내에 철분이 잘 흡수됐다. 황산철 캡슐을 밀가루에 섞어 반죽해 빵으로 구워 먹는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연구에 참여한 애나 재클로넥 연구원은 "현재 식품첨가물에 관한 식품기구와 농업기구,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소금이나 밀가루 등 요리에 항상 사용하는 재료에 이 미량영양소 캡슐을 넣으면 맛도 해치지 않고 주요 영양소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13일자에 발표됐다. 

 

미량영양소 캡슐을 만드는 과정. 사이언스 중개의학 제공
미량영양소 캡슐을 만드는 과정. 사이언스 중개의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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