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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40년까지 첫 핵융합실증로 짓는다는데…‘오리무중’ 핵융합硏 독립법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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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40년까지 첫 핵융합실증로 짓는다는데…‘오리무중’ 핵융합硏 독립법인화

2019.11.13 18:21
국내서 개발 완료돼 ITER 소재 프랑스로 떠나는 ITER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국내서 개발 완료돼 ITER 소재 프랑스로 떠나는 ITER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영국 의회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는 법안을 지난 9월 통과시켰다. 석탄 기반 증기기관으로 산업혁명을 일으켰던 영국은 이 법안에 따라 2025년까지 화력발전을 완전히 퇴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국은 이 과정에서 대체 에너지로 2040년까지 세계 최초로 상용 전기를 생산하는 소형 핵융합 발전소 구축 목표를 세웠다. ‘STEP(Spherical Tokamak for Energy Production·에너지생산을 위한 둥근 토카막)’이라는 이름을 붙인 핵융합 플랜트는 100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 생산이 목표다. 영국은 2024년까지 STEP 구축을 위해 총 4년간 2억2000만 파운드(약 3300억원)를 투입한다는 구체적인 투자금액도 명시했다.

 

영국의 이번 선언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2025년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세계 처음으로 상용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 EU,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로 구성된 ITER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핵융합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이번 결정은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회원국 탈퇴)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영국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서도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안정적인 운영과 지원을 위해 독립법인화 논의가 본격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국가핵융합연구소와 재료연구소의 독립법인화 적정성을 검토해 독립법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이상민 의원이 지난 9월 핵융합연구소를 독립법인화하고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으로 승격하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공’이 국회로 넘어간 상황에서 정작 과방위는 법안을 심사하기 위한 소위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독립법인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더니 예산안 등을 둘러싼 여야간 갈등으로 핵융합연구소 독립법인화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민 의원 관계자는 13일 “개정법안 대표 발의 이후 아직 과방위에서 구체적인 법안 심사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심사 소위 일정이 잡힌 게 없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NST의 핵융합연구소 독립법인화 적정성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핵융합연구소의 독립법인화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일 과기정통부 연구기관지원팀장은 “과기정통부는 국회에 의견을 냈다”며 “국회의 움직임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핵융합연구소를 부설연구소로 두고 있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도 핵융합연 독립법인화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핵융합연의 의사결정만으로 독립법인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관계자는 “부설 기관이긴 하지만 핵융합연구소는 예산과 경영이 분리된 독립적인 체제로 운영됐다”면서 “기관 내부에서 (핵융합연의) 독립법인화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낼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ITER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이후 실제 전력을 생산하는 실증로와 발전소를 구축하는 연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독립 연구기관으로서 원활한 운영 지원과 예산 확보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2024년까지 약 3300억원을 투입하는 1단계 STEP 구축 사업에서 STEP의 개념 설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원자력에너지청(UKAEA)과 국립핵융합연구기관(CCFE)이 주도한다.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위한 핵융합 재료, 연료주기 연구, 원격 제어 연구 등 발전 관련 통합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핵융합연 관계자는 “핵융합 발전을 실증하기 위한 개념설계와 투자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하려면 정부 부처는 물론 외부 업계와 연구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독립적인 연구기관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국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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