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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기치 내걸고 씨 뿌린 10년..."다음 목표는 융합 '허브'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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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기치 내걸고 씨 뿌린 10년..."다음 목표는 융합 '허브' 기관"

2019.11.13 19:05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1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개원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융합을 주제로 세워진 교육 및 연구기관이다. 윤신영 기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1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개원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융합을 주제로 세워진 교육 및 연구기관이다. 윤신영 기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13일 설립 1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했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융합 이름을 내건 국내 최초의 본격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2009년 3월 설립됐다.  대학원 가운데 융합을 이름으로 내건 이 대학원이 처음이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2009년 3월 개원해 첫 신입생을 받았다. 초대 원장은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당시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였다. 시작은 나노융합학과와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지능형융합시스템학과의 3학과 체제였지만, 같은 해 9월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가 WCU 프로그램으로 신설돼 4학과 체제로 바뀌었다. 이후 2012년 최초 세 학과가 융합과학부로 통합, 개편됐고, 2013년 수리정보과학과가 계약학과로 추가돼 1학부 2학과 체제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10년간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이룬 여러 성취가 소개됐다. 교수 32명, 재학 석박사생 268명에 누적 졸업생이 513명에 불과한 작은 대학원이지만, 2017년까지 특허 345건 이상, 논문 2719건 이상을 냈다. 특히 음악과 공학을 결합한 연구나 디자인과 정보기술(IT)를 융합한 연구, 방사선과 의학을 접목한 기술 등 색다른 연구 결과를 창출했다

 

특히 오늘날 각광 받고 있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앞서 시도했다. 수리정보과학과는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디지털포렌식수사 환경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이 보편화되는 시대에 이를 통한 범죄를 수사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는 질환 중심의 중개연구를 하기 위해 설립 첫 해 세워진 학과다. 중개의학은 한국이 임상시험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세계적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최근 각광 받는 연구 분야다. 융합과학부 역시 빅데이터와 인간친화적 로봇, 인공지능(AI), 나노영상의학 등 최근 인기가 많은 분야를 10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거친 역대 원장 일부가 학문 외적인 영역에서 대중적으로 더 잘 알려지면서 상대적으로 학문 연구 및 교육기관으로서의 본질이 가려진 면이 있다. 1대인 최양희 전 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역임했다. 2대인 안철수 전 원장은 국회의원과 대선후보였다. 

 

10년 전에 참신해 보였던 융합학문이 지금은 많은 곳에서 시도하면서 익숙해진 감이 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면서 데이터, AI, 나노 등의 용어는 대다수 일반대학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연구 주제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고급인력을 집중 양성할 AI대학원을 5곳 올해 따로 지정했다. 서울대에는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도 따로 생겼다.

 

한국은 물론 서울대 내에서 ‘융합’을 선도할 구심점이 되기에는 아직 역사가 짧았다는 평도 있다 오세정 총장은 이날 축사에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기술의 융합 측면에서 잘 해왔지만, 서울대 내 융합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했나 따져보면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대학원의 문제라는 게 아니라, 서울대 내에 학문간 장벽이 높다는 게 문제”라며 “서울대 전체가 융합에 대한 개념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원이나 학과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점도 한계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서울대 본교와는 30km 정도 거리가 있다. 다른 분야 학자들이 자주 섞이며 연구해야 하는 다학제 연구에는 불리하다. 안철수 전 원장도 이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보낸 영상 축사에서 “이곳은 같은 건물 내 층마다 다른 연구를 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학제간 융합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예성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대 내 다학제적 연구의 허브로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는 데 지리적 위치가 한계로 작용한 게 사실”이라며 “관악캠퍼스에 가칭 미래융합관을 반드시 건립해 다학제적 융합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10주년을 맞아 내년부터는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이다. 신영기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장은 “내년 9월부터는 바이오혁신신약개발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이 대학원 실험실 외에 실제 제약회사에 가서 석박사 과정 내내 신약 개발을 하며 학위를 받는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분야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실시해 학교 안에만 머무르는 교육을 타파할 계획도 밝혔다.

 

예 원장은 “다학제 연구와 교육을 지향하는 협동과정 등 다양한 과정이 있지만, 조직을 갖춘 곳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유일하다”며 “다학제 융합을 통해 사회가 필요로하는 이슈를 해결하는 학문을 개척해 세계적 대학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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