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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뜬 '지구본', 알고 보니 '허공 속에 구슬로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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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뜬 '지구본', 알고 보니 '허공 속에 구슬로 그린 그림'

2019.11.14 16:43
허공에 정교한 지구본이 새겨졌다. 초음파로 작은 구슬을 허공에 붙잡고 빠르게 움직이고, 여기에 LED로 색을 입혀 자연스러운 3차원 입체 영상을 만들었다. 초음파로 조절하는 기기라 소리도 나고 공기 밀도를 조절해 촉감도 느끼게 할 수 있다. 네이처 제공
허공에 정교한 지구본이 새겨졌다. 초음파로 작은 구슬을 허공에 붙잡고 빠르게 움직이고, 여기에 LED로 색을 입혀 자연스러운 3차원 입체 영상을 만들었다. 초음파로 조절하는 기기라 소리도 나고 공기 밀도를 조절해 촉감도 느끼게 할 수 있다. 네이처 제공

허공에 정교한 지구본이 입체 형태로 두둥실 떠올랐다.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 다닌다. 어른 주먹 반 만한 알록달록한 큐브도 나타났다. 손을 뻗자 실제 물건을 만졌을 때처럼 촉감이 느껴졌다. 소리도 났다. 손을 좀더 뻗자 입체 그림은 사라지고 손바닥에는 좁쌀보다 조금 더 큰 흰 구슬 모양의 알갱이만 남았다. 이는 마법이 아니다. 실제 실험실에서 이뤄낸 연구 성과다.  

 

히라야마 류지마 영국 서섹스대 공학및정보학대학원 연구원과 일본 도쿄이과대 응용물리학과 연구팀은 3차원(3D) 영상과 음향, 촉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신개념 디스플레이인 ‘다중감각 음향덫 디스플레이(MATD)’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13일에 공개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 하나가 허공을 빠르게 날아다니며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마치 SF영화에 등장하는 홀로그램처럼 입체 영상과 함께 소리도 내고 만지면 반응도 한다.


입체 영상을 만드는데 가장 널리 활용되는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보는 각도를 다르게 물체를 촬영한 뒤 이 이미지를 서로 다른 파장의 빛으로 쏘아 3D 안경을 통해 보는 방식이 그 중 하나다. 두 눈이 각각 인식하는 시야각 차이를 이용해 입체감을 살리는 기술로 주로 영화관 에서 쓰인다. 특수 렌즈로 빛을 조절해 허공에 상을 맺는 방식으로 입체영상을 표현하는 기술도 있다. 홀로그래피가 대표적이다. 3D안경을 쓰지 않고도 허공에 입체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재현할 이미지 크기나 속도에 제약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히라야마 연구원팀은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로 빠르고 표현 범위도 넓은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핵심은 음파를 이용해 물체를 집는 ‘음향집게’ 기술이다. 연구팀은 지름 1cm인 초음파 생성 장치를 가로 세로 16개씩 총 256개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한 장치를 약 23cm 간격을 두고 위아래에 배치했다. 초음파는 허공의 공기 밀도를 조절하는데 사용된다. 연구팀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것보다 주파수가 2배 이상 높은 40kHz의 초음파를 쏘아 반지름 1mm인 플라스틱(폴리스티렌) 구슬을 공중에서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MATD 기술로 만든 움직이는 고리 모양 영상에 손을 뻗고 있다. 초음파를 이용해 저항감도 느껴지고 소리도 나게 했다. 네이처 동영상 캡쳐
MATD 기술로 만든 움직이는 고리 모양 영상에 손을 뻗고 있다. 초음파를 이용해 저항감도 느껴지고 소리도 나게 했다. 네이처 동영상 캡쳐
연구팀의 실험영상.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정교한 움직임을 보인다. 서섹스대 제공

연구팀은 허공에 붙잡아 둔 구슬을 0.25mm씩 정교하게 위치를 바꾸는데도 성공했다. 구슬은 최대 수직으로는 초속 8.7m, 수평으로는 초속 3.75m 속도로 날아다니며 허공에서 위치를 바꿨다. 플라스틱 구슬은 빠른 속도을 날아다니며 지름이 6cm인 작은 지구본 이미지를 허공에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여러 개의 플라스틱 구슬을 한꺼번에 허공에 띄운 뒤 영상을 만드는 방법도 개발했다. 연구팀은 빨간색, 녹색, 파란색 표현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구슬이 색을 띠게 했다. 여기에 초음파 발생 장치를 이용해 영상을 재생하면서 동시에 소리가 나게 했다.  또 250Hz의 저주파 초음파를 별도로 쏘아 손 뻗으면 마치 무언가를 누르는 듯한 촉감을 느끼게 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다양한 감각으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초음파로 물체를 허공에서 집고 조절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면 바이오 의약품을 원하는 곳에 빠르게 전달하는 용도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히라야마 연구원은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사람이 가진 시각과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에 호소하는 입체 영상을 재생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에 손을 뻗어 영상으로 나타난 스위치를 작동시키고 켜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MATD 기술의 개요다. 위아래에 가로세로 16개씩 256개의 초음파 발생 장치를 달아, 초음파로 반지름 1mm의 작은 구슬을 붙잡고 옮긴다. 빠르고 정교한 위치 제어로 우리 눈은 입체 그림으로 본다. 네이처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MATD 기술의 개요다. 위아래에 가로세로 16개씩 256개의 초음파 발생 장치를 달아, 초음파로 반지름 1mm의 작은 구슬을 붙잡고 옮긴다. 빠르고 정교한 위치 제어로 우리 눈은 입체 그림으로 본다. 네이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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