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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흑사병] 한 세기 건너뛴 흑사병 전세계로 확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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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흑사병] 한 세기 건너뛴 흑사병 전세계로 확산될까

2019.11.15 17:21
′닥터 쉬나벨′의 모습이다. 중세시대 유럽의 의사들이 흑사병 환자를 치료하러 갈 때 입었다고 알려진 복장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닥터 쉬나벨'의 모습이다. 중세시대 유럽의 의사들이 흑사병 환자를 치료하러 갈 때 입었다고 알려진 복장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달 12일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흑사병 확진 환자 두 명이 발생하면서 국내로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의료당국은 환자 두 명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해 전염을 막기 위한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흑사병은 감염자의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사람간 전파가 가능한 감염병이라는 점에서 중세 유럽을 휩쓸던 흑사병이 이번엔 아시아 지역에 창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흑사병은 1~7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현되며 가래톳, 패혈증형, 페렴형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가래톳은 서혜부림프선이 염증으로 인해 부어오른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름대로 가래톳 흑사병은 가래톳 현상이 심해지고 오한, 38도 이상의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패혈증형 흑사병은 발열, 구토, 복통, 설사 등 일반적 패혈증 증상과 유사한 현상이 발생한다. 혈관이 응고돼 신장 기능 저하, 쇼크, 말단부 괴사, 급성 호흡 부전 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폐렴형 흑사병은 세 가지 형태 중 가장 중한 증상이 나타난다. 치사율도 가장 높다. 급작스레 발생하는 오한 및 발열, 두통, 심혈관계 부전, 호흡 부전 등이 발생한다. 


흑사병이 사람에게 감염되는 주요 경로는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쥐 벼룩이 사람을 무는 것이다. 쥐 등 설치류의 피를 빨아먹은 벼룩이 사람의 다리를 물게 되면서 페스트균이 전파되는 방식이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개나 고양이 등 다른 소형 포유동물들과 접촉해도 흑사병에 걸릴 수 있다.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마지막 경로는 사람이다. 흑사병에 감염된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해 발생하는 침방울에 의해 사람 간에도 전염될 수 있다. 

 

중세시대 유럽에서 묘사됐던 흑사병의 모습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중세시대 유럽에서 묘사됐던 흑사병의 모습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흑사병은 1346년에서 1353년 사이 유럽 지역에서 절정을 이뤘다. 전염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앙아시아에 떠돌고 있던 페스트균이 동방 원정에 나섰던 십자군 병사들을 따라 1343년경 유럽 크림반도로 전파됐다는 것이 유력한 가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크림 반도에 정박하고 있던 화물선 안의 쥐들에게 페스트균이 옮겨졌고 곧 지중해 해운망을 따라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수년에 불과한 시간 동안 흑사병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3년만에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러시아까지 흑사병이 전파되며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갔다. 쥐 벼룩과 소형 포유동물, 사람 세 가지 경로 모두를 통해 흑사병이 전파됐다. 


19세기말 흑사병 치료법이 개발됐다. 이에 흑사병의 대규모 확산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지난 2012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256명이 흑사병에 걸린 대규모 발발 사례가 보고됐다. 이 중 60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7년에도 마다가스카르 수도와 동부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500명이 흑사병에 걸렸으며 이중 70.2%에 해당하는 351명이 치사율이 높은 폐렴형 흑사병에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매년 400건 정도의 흑사병 감염 사례가 보고된다.

 

마다가스카르에 지속적으로 흑사병이 발발하는 이유로 ‘파마디하나’라 불리는 이 나라의 독특한 장례문화가 꼽힌다.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은 7년마다 망자의 시신을 무덤에서 꺼내 시신을 깨끗이 씻기도 새 옷을 입힌다. 그 후 옆에서 춤을 추며 신성한 의식을 치룬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과거 흑사병에 걸렸던 망자의 체액에 노출되며 흑사병이 전염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몽골에서 올해 설치류의 생간을 먹고 흑사병이 발병했다. 발병 환자는 목숨을 잃었다. 올에는 또 몽골에 다녀온 한국인 관광객이 예방적으로 격리된 적도 있다.


다행히 한국은 흑사병 발병국이 아니다. 국내에서 흑사병 환자가 발견된 적도 없고 흑사병에 감염된 쥐가 발견된 적도 없다. 질병관리본부도 흑사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낮고, 발생하더라도 항생제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 보고 있다. 사람간 전염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사람간 전염이 가능하려면 직접적이고 가까운 접촉이 발생해야 한다. 직접적이고 가까운 접촉이라 함은 흑사병 환자가 기침을 할 때 1.8m 내의 거리라 정의된다. 


다만 중국 보건당국와 WHO는 흑사병 발생상황을 주시중인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흑사병 유행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개인위생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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