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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수학]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습관처럼 질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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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수학]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습관처럼 질문하라

2019.11.23 08:00
창덕여자중학교 김유정 교사의 수업현장.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창덕여자중학교 김유정 교사의 수업현장.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수학자에게 왜 수나 도형에 관해 연구하는지 물으면 대부분은 ‘궁금해서’, ‘호기심이 생겨서’라고 답한다.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은 문제를 푸는 것 자체를 즐기고, 딱 맞아떨어지는 답이 나왔을 때 신기하다고 말한다.

 

서울시 교육청이 지정한 미래학교인 창덕여중에서는 이런 수학적 흥미를 키울 수 있는 방식의 수업과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달 10일 창덕여중에서 만난 김유정 수학 교사는 학생과 1대 1로 마주 앉아 구술평가를 진행하고 있었다. 학생이 답을 할 때마다 김 교사는 왜 이 답이 참인지,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수업도 평가도 원리에 집중

수학동아DB
수학동아DB

김 교사는 “구술평가는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 계속해서 근거를 대는 것"이라며 "문제는 매우 간단하지만 학생이 답을 했을 때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업에서는 원리를 강조하는데, 지필고사에서는 여러 개념이 섞인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오니 학생들이 괴리감을 느낀다"며 "평사에서도 원리를 강조하자는 뜻으로 이런 방식의 평가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놀랍게도 창덕여중은 구술평가 문제를 사전에 공개한다. 대화 중에 어떤 내용을 말해야 하는지, 어느 수준까지 말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 성취 기준도 미리 알려준다. 평가 끝난 뒤에는 공개한 성취 기준에 맞게 채점해서 결과를 알린다. 3학년 유예원 학생은 “교사가 어떤 답에  ‘왜’라고 물고 늘어질지 모르니까 수업에서 배운 모든 내용에 관해 ‘왜’에 대한 답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구술평가를 하다 보면 지난 학기나 지난 학년에 배운 내용처럼 해당 단원을 넘어서는 개념까지 이야기할 때가 있다"며 "평가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학생들 스스로 본인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진단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수학은 ‘왜’일까 질문하며 공부하는 학문 

 

이처럼 김 교사는 수학의 원리를 매우 중요시한다.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고, 발견하는 재미를 수업에서 느낄 수 있도록 교과서 순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근의 공식은 교과서에 유도 과정이 나온 뒤 공식이 나오지만, 김 선생님은 다짜고짜 공식을 알려주고 문제를 풀게 한다. 김 교사는 “근의 공식을 모르는 상태에서 유도 과정을 먼저 설명하면 학생들은 그 내용이 무척 어렵고 재미없다고 여긴다"며 "하지만 공식을 먼저 알려주고 수를 넣어 풀게 하면 답이 나오니 흥미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수업에서 시작된 ‘왜’는 또 다른 수행평가인 나만의 수학 공책(일명 나공)으로 이어진다. 창덕여중 학생들은 수학 수업이 끝나면 모두 나공을 작성한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교과서의 말이 아닌 본인의 말로 다시 적으며 정리하는 것이다. 심지어 문제까지도 수를 바꿔 새롭게 내야 한다. 


김 교사는 “교과서 문제에서 수를 바꾸는 셀프 퀴즈를 내다보면 궁금한 게 많이 생긴다"며 "예를 들어 수를 바꾸면 인수분해가 안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 인수분해가 안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분해를 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 근의 공식이라는 식으로 답을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수행평가 덕분에 모두가 공부하는 분위기!

 

창덕여자중학교 김유정 교사와 학생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창덕여자중학교 김유정 교사와 학생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창덕여중의 수행평가 비중은 매우 크다. 중간고사는 100%, 기말고사도 70% 이상 수행평가를 반영한다. 수행평가는 구술평가와 나공, 단원이 끝나면 치러지는 형성평가로 이뤄진다. 지필고사에서는 답이 틀리면 점수를 못 얻지만, 형성평가에서는 답이 틀려도 풀이 과정이 맞으면 만점을 받을 수 있고, 재시험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딱 한 번 시험을 다시 치를 수도 있다. 


이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지식을 얼마나 습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 취지를 십분 살린 결과 창덕여중 교실에선 아무것도 안 하거나 딴짓을 하는 학생은 없다. 학생들도 서로 경쟁하기보다 함께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수행평가 비중이 커도 불만이 없다.


3학년 박채정 학생은 “다른 학교는 지필고사 비중이 커서 수학 실력이 출중한데도 실수로 점수를 많이 얻지 못하는 학생이 있지만, 우리 학교는 형성평가와 구술평가로 노력을 모두 보상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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