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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수학] 아름다운 우주를 만든 작은 것들을 위한 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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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수학] 아름다운 우주를 만든 작은 것들을 위한 時

2019.11.30 06:00

 

"널 알게 된 이후 / 내 삶은 온통 너 /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 너라는 별"

"우주를 알게 된 이후 / 내 우주는 온통 은하 /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 너라는 왜소은하"  

-방탄소년단 6집 앨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가사 중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2019년 발표한 6집 앨범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사랑에 빠진 평범한 소년 소녀를 위한 이 노래가 왜 갑자기 등장했을까요? 방탄소년단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 가사가 우주의 신비를 잘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를 이렇게 아주 조금만 바꿔도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우주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가슴을 울리는 가사는 우주의 신비와 원리를 정확히 담은 시가 됩니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은 다양하지만, 그중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별과 그 별들이 모여 이루는 ‘은하’입니다. ‘왜소은하’는 아주 작아서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은하입니다. 정말 평범하고,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한 작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약 40년 전부터 이 작은 은하가 사실은 매우 중요한 존재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태양계가 속한 것과 같은 커다란 은하가 왜소은하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가설이 나온 것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만들어진 뒤 생겨난 왜소은하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큰 은하를 형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대다수 천문학자는 이 주장이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왜소은하가 바로 ‘우주의 작은 것’입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커다란 망원경으로 봐야 보일락말락 하지만, 우주의 뼈대를 이루는 중요한 존재인 것입니다. 게다가 아직 서로 합쳐지지 않고 남아 있는 왜소은하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우주 초기에 생겨난 존재이기 때문에 이 왜소은하들은 우주 초기의 비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처럼, 왜소은하를 통해 천문학자는 ‘사소한 걸 사소하지 않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왜소은하의 중요성 알린 다체문제


천문학자가 왜소은하에 주목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흥미롭게도 ‘수학’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은하의 형성 과정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던 천문학자들은 컴퓨터의 등장과 함께 우주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수학 모형으로 만들어 컴퓨터 시뮬레이션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작은 은하들이 모여 큰 은하를 형성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때 활용한 수학 모형의 핵심은 ‘다체문제’입니다. 다체문제란 만유인력으로 서로 끌어당기는 여러 천체 사이의 상호작용을 계산해서 각각의 천체가 시간에 따라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운동하고 있는지를 예측하는 문제를 말합니다.

 

17~18세기에 활동한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이작 뉴턴은 태양과 지구, 달처럼 서로 만유인력으로 상호작용하는 세 천체의 궤도를 구하는 문제를 제시했습니다. 이후 많은 수학자가 이 문제에 매달린 끝에 19세기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가 천체가 3개만 돼도 일반해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 뒤부터 각각의 상황에 맞는 근사해를 찾는 연구가 계속돼 왔습니다.


결국 다체문제의 근사해를 찾는 수학 모형을 적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덕분에 왜소은하가 은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관측 증거들이 발견되면서 왜소은하가 모여 큰 은하를 이룬다는 이론에 힘이 실리게 된 겁니다. 

 

질량비로 계산한 왜소은하의 정체

 

 

왜소은하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우주의 약 26.8%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의 존재 때문입니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에서 현재 기술로 포착할 수 있는 것은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암흑물질, 암흑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천문학자는 왜소은하의 질량에서 암흑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별보다 10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의 암흑물질 덩어리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거든요. 왜소은하를 연구하면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런 사실을 알아냈을까요? 천문학자는 ‘왜소은하의 질량비’를 계산해서 별보다 암흑물질이 10배 이상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우선 큰 망원경으로 왜소은하를 관측했습니다. 왜소은하에서 나오는 빛을 통해 은하 속에 얼마나 많은 별이 들어 있는지 계산했습니다. 그런 뒤 왜소은하의 움직임과 주변 천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왜소은하가 미치는 중력을 계산했습니다. 중력을 통해 왜소은하의 질량을 역으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소은하의 빛을 이용해 계산한 질량은 ‘광도 질량’이라 하고, 중력을 통해 계산한 질량은 ‘중력 질량’이라 합니다. 둘 사이의 비를 계산해 보면 왜소은하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10 이상의 값이 나옵니다. 중력 질량이 광도 질량에 비해 10배 이상 크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왜소은하에는 인류의 기술로 관측되지 않는 암흑물질이 별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 연세대 은하진화연구센터와 함께 하는 왜소은하 찾기 프로젝트

 

과학동아천문대와 수학동아는 연세대 은하진화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밤하늘의 왜소은하를 찾는 시민과학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아직까지 천문학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것만큼 많은 수의 왜소은하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우주 관측 사진에서 왜소은하를 찾아내 과학자들의 연구에 도움을 주는 겁니다. 왜소은하를 찾아 나설 시민과학자 여러분, 지금 바로 왜소은하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십시오.  (☞바로가기: http://star.dongascience.com/project)

 

 

 

 

● "시민이 찾은 왜소은하로 우리은하의 기원 연구에 도움"

 

지웅배 연세대 은하진화연구센터 박사과정 연구원은 과학동아천문대와 왜소은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왜소은하와 관련한 세계 최초의 시민과학프로젝트다.


지 연구원은 "시민들이 촬영한 천체 사진을 하나씩 모아 왜소은하를 찾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왜소은하를 찾아야 하는 천문학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선 우리은하처럼 두세 개의 왜소은하를 거느린 큰 은하를 찾아서 우리은하의 기원을 찾는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유사한 은하 여러 개를 비교 분석하면서 어떤 형성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아보는 연구가 추진된다. 지 연구원은 "흡사 여러 세대를 동시에 연구해서 사람의 성장 과정을 알아보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했다.  


지 연구원은 시민들이 찾아 준 왜소은하 데이터가 왜소은하를 찾는 딥러닝 알고리듬을 학습시키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왜소은하를 찾게 될 텐데 딥러닝을 정교하게 학습시킬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 연구원은 "해외 과학자들 중에는 왜소은하를 찾고 거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을 붙인 경우도 있다"며 "시민들이 발견한 왜소은하에 자기가 이름을 붙여서 영원히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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