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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안전성·효율 다 잡은 차세대 QLED기술 '네이처'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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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안전성·효율 다 잡은 차세대 QLED기술 '네이처'에 발표

2019.11.28 03:00
삼성전자와 연세대가 스스로 빛을 발할 수 있는 퀀텀닷을 이용한 LED 소자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카드뮴 등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았고 효율이 높은 게 장점이다. 네이처 제공
삼성전자와 연세대가 스스로 빛을 발할 수 있는 퀀텀닷을 이용한 LED 소자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카드뮴 등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았고 효율이 높은 게 장점이다. 네이처 제공

유해한 중금속을 이용하지 않아 안전하면서 빛 효율과 안정성이 뛰어난 양자점(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기술을 국내 기업과 대학이 개발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과 결합해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이 높은 QLED 상용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장은주, 원유호 삼성전자 연구원팀과 김동호 연세대 화학과 교수, 김태희 연구원팀은 유독한 중금속인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고 인화인듐 등을 활용해 스스로 빛을 내고 효율도 높은 안정적인 QLED 소자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27일자에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과 관련된 기술을 공학 학술대회가 아닌 저명한 과학잡지 겸 국제학술지에 논문 형태로 발표하는 일은 드문 일로, 이번 연구가 향후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은다.


퀀텀닷은 크기가 수 나노미터(nm, 1nm는 10억 분의 1m) 수준인 미세한 반도체 입자를 의미한다. 전류 또는 빛을 받으면 다시 빛을 낼 수 있다. 전류를 받아 바로 빛을 내는 방식(전계방출)은 EL이라고 부르고, 빛을 받아 다른 파장의 빛으로 변화시키는 일종의 형광 방식을 PL이라고 부른다. QLED는 퀀텀닷의 발광 특성을 이용해 색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 소자다. 빛을 내는 반도체의 크기가 작은 만큼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고, 표현하는 가시광선의 색을 결정하는 요소인 빛의 파장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OLED 못지않게 얇으면서도, 보다 싸고 안정적이며 색 재현성이 뛰어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 가운데에서는 삼성전자가 QLED를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의 주력 기술로 연구하며 매년 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8월 개최된 IFA2019에서는 55~98인치 크기의 대형 고급 QLED 8K 텔레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8K 텔레비전은 4K 초고해상도(UHD) 텔레비전보다 빛을 내는 단위 입자(픽셀) 수가 4배 많은 3300만 개로 구성된 텔레비전이다.


현재 상용화된 QLED는 주로 외부 광원과 결합한 QLED다. 빛을 내는 LED 광원을 따로 두고, 이 빛을 받은 퀀텀닷이 다시 빛을 발하는 2단계 방식으로 색을 표현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선된 LCD'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LCD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해 뒤에 ‘백라이트’라고 불리는 일종의 LED 광원을 두고, 여기에서 나온 빛을 색을 표현하는 필터를 통과시켜 영상을 표현하는데, QLED는 이 필터에 퀀텀닷 필름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삼성은 파란색 빛을 내는 OLED를 사용하고, 그 앞에 OLED 빛을 받아 빨간색과 녹색 등의 빛을 다시 낼 수 있는 퀀텀닷을 배치하는 형태의 QD-OLED를 집중해서 개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OLED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얇고, 일종의 플라스틱 필름 형태로 유연하다. 대형 OLED 제작에 적극적인 LG전자는 올해 말리는 디스플레이를 OLED로 구현해 공개하기도 했다. 

 

퀀텀닷은 일종의 반도체로, 전자가 있는 층에서 전자가 없는 층으로 전자가 이동하면서 빛을 낸다. 퀀텀닷 입자 크기를 달리 하면 색도 변한다. 연구팀은 전자는 이동했는데 빛은 나오지 않는 현상을 줄여 효율을 높였다. 네이처 제공
퀀텀닷은 일종의 반도체로, 전자가 있는 층에서 전자가 없는 층으로 전자가 이동하면서 빛을 낸다. 퀀텀닷 입자 크기를 달리 하면 색도 변한다. 연구팀은 전자는 이동했는데 빛은 나오지 않는 현상을 줄여 효율을 높였다. 네이처 제공

이번 연구 결과는 빛을 받아 다시 빛을 내는 PL 방식의 QLED 기술을 극대화했다. 기존의 여러 난점을 해결했다. 먼저, 효율적인 퀀텀닷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던 중금속인 카드뮴 대신 인화인듐(InP)을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또 2~3nm 크기의 공 모양의 퀀텀닷 입자를 고른 크기와 형태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화인듐이 복숭아의 씨앗처럼 '핵'으로 빛을 내는 역할을 하고, 이를 둘러싼 셀레늄화아연(ZnSe), 황화아연(ZnS) 등 다른 물질들이 여러 겹의 껍질을 구성해 발광 효율과 안정성을 높였다(위 그림 c). 

 

이 가운데 핵은 전자가 있는 ‘전자층’과 전자가 없어 양(+)의 전기적 성질을 띠는 ‘양공층’으로 구성돼 있고 전자가 전자층에서 양공층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빛 알갱이(광자)가 발생한다(위 그림 a). 빛의 색을 결정하는 파장은 퀀텀닷 입자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데, 연구팀은 입자의 크기를 정교하게 조절해 선명하고 다양한 파장의 빛을 내게 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입자가 커지면 빨간색, 작아지면 파란색을 냈다(아래 사진). 마지막으로 퀀텀닷을 소자로 만들면서 전자를 직접 주입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빛을 쪼이지 않아도 돼 향후 백라이트 없는 QLED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EL 방식"이라고 말했다.


빛의 특성을 분석하는 분광학 분야 전문가인 김동호 교수팀은 이번에 개발한 QLED 소자의 광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빛 효율이 지금까지 나온 어떤 QLED보다 높았다. 기존 최고 효율은 색에 따라 19~21%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21.4%를 기록해 기록을 깼다. 인화인듐을 사용한 퀀텀닷의 기록으로는 10%p 가까이 효율을 높인 것이다. 연구팀은 인화인듐을 여러 겹의 껍질로 싼 '강건 퀀텀닷' 입자 덕분에, 전자 이동에서 빛 방출이 이어지는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가장 밝을 때는 태양 직사광선을 쪼였을 때와 비슷한 수준까지 밝게 빛을 낼 수 있었고, 흐린날 수준의 밝기로 빛을 내면 수명이 100만 시간까지 길어 내구성도 높았다. 


연구팀의 김태희 연세대 화학과 연구원은 “현재 상용화된 퀀텀닷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며 “디스플레이 분야에 돌파구가 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박재병 고려대 디스플레이융합전공 교수는 "삼성은 유해성 때문에 카드뮴이 들어간 퀀텀닷 핵 이용을 꺼려왔지만, 카드뮴을 이용하는 퀀텀닷에 비해 효율이 너무 낮고, 고온이나 산소가 많은 환경에서 퀀텀닷이 망가진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여러 겹의 껍질을 갖는 '강건 퀀텀닷'을 개발하고 고온 공정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지만 여전히 파란색을 내는 것은 효율 측면에서 불리할 것"이라며 "삼성은 파란색을 내는 수명이 긴 OLED의 장점과 빨간색과 녹색을 내는 퀀텀닷의 장점을 모두 이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퀀텀닷은 크기를 달리 하면 내는 빛의 파장이 변화해 표현하는 색을 바꿀 수 있다. 네이처 제공
퀀텀닷은 크기를 달리 하면 내는 빛의 파장이 변화해 표현하는 색을 바꿀 수 있다. 네이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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