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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족'주문 모아 한번에 배달…공대생들 아이디어에 소비자도,소상인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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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족'주문 모아 한번에 배달…공대생들 아이디어에 소비자도,소상인도 '웃었다'

2019.11.27 17:03
이달 27일 인천 연수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9 공학페스티벌′에서 한국항공대 공학생들로 구성된 ′미스터포터′팀의 최은성 씨가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이달 27일 인천 연수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9 공학페스티벌'에서 한국항공대 공학생들로 구성된 '미스터포터'팀의 최은성 씨가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한국항공대에 다니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미스터포터’ 팀은 대학생들의 주문을 모아 여러 식당에서 조리한 음식을 한 차로 모아 일정한 시간에 한 장소에 한 번에 배달해주는 ‘포만감’ 플랫폼을 개발했다. 대학생들이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학생회관이나 기숙사 등 정해진 장소에서 밥을 먹는 데 착안한 배달 플랫폼이다.

 

미스터포터 팀의 팀장을 맡은 최은성 씨는 “대학교는 1인 가구 집합체지만 음식은 하나만 배달해 먹기 어렵다”며 “50인분을 오토바이 10대가 각자 배달하는 것을 한 차로 모아 정해진 시간에 배달하며 학생은 원하는 걸 마음대로 배달해 먹고 음식점은 매출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항공대 학생들의 재구매율은 89%에 달한다”며 “제휴업체도 월평균 350만 원의 매출 증대를 이뤘다”고 소개했다.

 

이달 27일 인천 연수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9 공학페스티벌’의 창업투자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미스터포터 팀을 비롯한 공대생으로만 구성된 6개 팀은 각자의 창업 아이템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여한 청중 100여 명은 각 팀의 아이디어를 듣고 총 500만 원의 투자금액을 분배해 내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10분간 발표하며 설명하고 실제 투자기업 컨설턴트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날카로운 질문을 견뎌야 했다.

 

건양대 학생들로 구성된 개복치 팀은 배에 작은 구멍을 내 진찰하거나 치료하는 복강경 수술용 장비인 ‘트로카’에 필터를 장착한 새로운 트로카를 선보였다. 트로카는 복강경 수술을 위한 대롱으로 이 사이로 수술 장비를 집어넣는다. 수술을 위해 장기를 열로 지지면 연기가 발생하는데 여기에 벤젠과 톨루엔 같은 발암물질이 나온다. 악취가 많이 나 수술 중 의사에게 두통과 어지러움을 유발하는데다 2차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한 필터가 나와 있으나 트로카 밖으로 따로 달아야 해 의사들의 수술을 어렵게 한다. 모두 수입으로 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

 

개복치 팀은 탄소시트 필터를 트로카 중간에 넣어 연기가 걸러지도록 한 장치를 개발했다. 탄소필터의 특성은 실제 수술 상황을 고려해 수분을 넣은 상태에서 검증하기도 했다. 개복치 팀은 “의료기기 품질관리(GMP)도 2등급을 받으면 돼 임상이 필요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대 ‘그리니’ 팀은 장애인 주차구역의 불법 주차를 단속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주차구역에 설치된 기기가 장애인 주차구역에 들어온 차량의 번호판을 파악하고, 내부에서 장애인이 지문인식 단말기에 지문을 인식한다. 장애인 차량은 하이패스 할인을 위해 지문인식 단말기가 들어간다. 단말기는 올해부터 국가가 전면 지원하고 있다. 불법주차 건수가 2013년 5만 2135건에서 2017년 33만 359건으로 늘어나는 등 인식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그에 따른 행정비용도 늘어나는데 이를 절감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이밖에 레인보우팀은 빛을 이용해 염색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고객의 머리카락에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비춰 마치 염색을 한 것처럼 만들어 색상을 미리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올리브’팀은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족을 위해 아령과 같은 운동기구에 붙이는 장치를 발표했다. 가속도 센서를 달아 동작이 제대로 될 때만 운동 횟수를 세 준다. ‘혼자완’ 팀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일컫는 이른바 ‘혼행족'을 위해 여행 계획을 짜주고 여행지 단체할인을 적용해주거나 함께 여행할 사람을 구해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경진대회는 전문 심사위원들과 청중들이 발표를 듣고 투자금액을 매겨 실제로 투자하는 ′투자대회′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경진대회는 전문 심사위원들과 청중들이 발표를 듣고 투자금액을 매겨 실제로 투자하는 '투자대회'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최우수상은 총 1억 6050만 원을 투자받은 미스터포터 팀에 돌아갔다. 최 씨는 “이제 성장하는 단계에서 성장통도 많이 겪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상을 수상하게 돼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학교에서 교수님들과 경력개발센터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복치 팀과 그리니 팀, 혼자완 팀은 우수상을 받았다.

 

다만 미스터포터 팀은 2018년부터 창업을 시작해 최근에는 4개 대학으로 사업을 확장중인 상황이다. 때문에 프레젠테이션과 발표에서도 다른 팀과 달리 여유가 보였다. 행사를 주도한 이일재 전북대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장(기계공학과 교수)은 “예선에선 기술적으로 뛰어나도 마케팅에는 어려움을 겪어 낮은 점수를 받은 팀들이 많았다”며 “심사위원도 투자회사에서 온 이들이 많아 실제 가능성에 점수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예비창업자일때부터 이런 대회를 나왔는데 아이디어는 누구나 갖고 있어도 실행하는 것이 완성이라고 봐 높은 점수를 얻은 것 같다”며 “모바일 창업이 학생들의 진입장벽도 낮고 시대의 흐름도 가고 있는 만큼 누가 아이디어를 빠르게 선점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선 격인 창업대회에 진출한 6팀 중 모바일을 활용한 플랫폼 창업이 절반으로 정보기술(IT) 창업이 많은 최근 창업 경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 센터장은 “최근에는 모바일을 활용하는 것이 장벽이 낮고 투자비용도 적게 들다 보니 대세인데 있는데 이번 대회에도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플랫폼 창업이 아니더라도 뛰어난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지도하는 게 향후 교육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창업대회는 전북대가 주관했다. 전북대는 2012년 처음 열린 공학페스티벌부터 꾸준히 이 대회를 열고 있다. 이 센터장은 “전국 6개 선도센터들마다 각자 주력하는 부분이 있다”며 “전북대는 지난해까지 센터장을 맡은 김동원 전북대 총장의 의지가 반영돼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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