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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달 착륙선 '비크람' 오작동으로 일찍 추락" 첫 공식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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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달 착륙선 '비크람' 오작동으로 일찍 추락" 첫 공식 인정

2019.11.28 19:27
지난 9월 달 착륙을 시도했던 인도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의 착륙선이 착륙 도중 속도를 늦추는 장치가 오작동해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달 궤도를 도는 찬드라얀 2호의 상상도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제공
지난 9월 달 착륙을 시도했던 인도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의 착륙선이 착륙 도중 속도를 늦추는 장치가 오작동해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달 궤도를 도는 찬드라얀 2호의 상상도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제공

인도 정부가 올해 9월 달의 남극에 착륙을 시도했던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의 착륙선 추락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찬드라얀 2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올해 9월 7일 착륙을 시도하다 통신이 두절되며 착륙에 실패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조사 결과 착륙선의 속도를 늦추는 장치 오작동이 원인이었다. 앞서 4월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한 이스라엘의 달 탐사선 ‘베레시트’도 소프트웨어 오작동으로 추락 원인이 밝혀졌다. 하지만 두 나라는 실패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도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지텐드라 싱 인도 우주부 장관은 이달 20일 인도 하원에 보내는 답변서를 통해 찬드라얀 2호의 착륙선 ‘비크람’이 착륙선의 속도를 늦추는 제동기가 오작동하며 추락했다고 보고했다.

 

찬드라얀 2호는 인도의 달 탐사 프로젝트로 비크람과 탐사선 ‘프라기얀’, 달 궤도선으로 구성됐다. 달의 남극을 탐사할 목적으로 올해 7월 22일 발사됐다. 비크람은 발사 48일 만인 9월 7일 착륙을 시도하던 도중 착륙까지 2.1㎞를 남기고 교신이 끊어졌다. 인도는 통신을 복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과학계는 비크람이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며 착륙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 무게를 실어 왔다.

 

답변서에 따르면 비크람은 달 표면에 부드럽게 내려앉는 방식인 ‘소프트 랜딩’을 위해 여러 단계에 걸쳐 착륙을 시도했다. 첫 단계에서는 고도 30㎞에서 7.4㎞로 하강하며 속도를 초속 1683m에서 146m로 줄였다. 하지만 두 번째 단계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답변서에는 “두 번째 단계에서 속도 감소 값이 설계된 값 이상이었다”며 “이 편차로 미세 제동이 시작되는 시점이 초기 설계 변수를 넘어섰다”고 쓰였다.

 

그 결과 비크람은 예상된 착륙 시기보다 빨리 떨어졌고 결국 추락하고 말았다. 답변서에서 비크람은 소프트랜딩이 아닌 아닌 지면에 부딪히는 ‘하드랜딩’으로 달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답변서는 “그 결과 비크람은 착륙지점과 500m 떨어진 곳에 ‘하드랜딩’으로 착륙했다”고 밝혔다.

 

이번 답변서는 인도 정부가 처음으로 비크람이 추락했음을 밝힌 문서다. 찬드라얀 2호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ISRO는 “비크람은 찬드라얀 2호의 궤도선에 의해 관측되고 있으나 통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모든 노력을 다해 통신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9월 10일 성명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언급을 않고 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19 국제우주대회(IAC)에서 슈리 소마나스 ISRO 비크람 사라바이 우주센터장은 “기술자들이 달에서 2.1㎞ 떨어진 지점에서 연락이 두절된 이후 착륙선에 발생한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베레시트의 모습. 스페이스IL 제공
베레시트의 모습. 스페이스IL 제공

앞서 이스라엘의 비영리단체 ‘스페이스IL’의 달 탐사선 ‘베레시트’도 올해 4월 달 소프트 랜딩 방식으로 착륙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바 있다. 착륙선을 만든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도 IAC에서 베레시트의 착륙 실패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우주선의 관성측정장치(IMU) 두 개 중 하나가 하강 중 오작동을 일으켜 컴퓨터가 이를 정지시켰다. 이후 제어실에서 장치를 다시 켜라는 명령을 전달했는데 착륙선의 전자장치가 재설정을 시작하며 엔진이 꺼졌다.

 

베레시트가 보낸 정보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IMU를 다시 켜라는 명령이 IMU와 중앙처리장치(CPU) 간 통신 블록을 활성화했다. 이로 인해 탑재된 컴퓨터가 다시 켜지면서 휘발성 메모리(SRAM)에 담겨 있던 항해 도중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 기록이 모두 날아갔다. 때문에 베레시트는 착륙에 필요한 새로운 정보를 모두 잃은 채로 착륙을 시도했고 그대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야심차게 달 착륙에 도전했던 두 나라의 시도는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도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는 내년을 목표로 다시 달 착륙선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달 14일 “ISRO가 내년 11월 달착륙 재도전을 목표로 찬드라얀 3호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찬드라얀 3호는 궤도선을 뺀 탐사선과 착륙선만 갖추게 된다. 이를 위해 ISRO는 위원회를 조직하고 4차례 이상 고위 관계자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히브리어로 ‘창세기’를 뜻하는 베레시트도 이름을 창세기를 뜻하는 영어단어인 ‘제네시스’로 바꿔 재도전에 나선다. 스페이스IL은 두 번째 베레시트 임무를 포기했으나 IAI는 우주개발기업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상용 달 화물 서비스(CLPS)’에 쓰일 착륙선에 베레시트 설계를 쓰기로 합의했다. CLPS는 NASA의 과학 장비 등을 달에 보내는 민간 우주 택배 서비스다.

 

시어 페어링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은 이달 20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민간 우주박람회 ‘스페이스콤 엑스포’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임무에서 많은 데이터를 얻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히 알고 배웠다”며 “수정은 비교적 쉬우므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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