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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용 초고해상도 OLED, 유리 위엔 올릴 수 없다는 ‘고정관념’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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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용 초고해상도 OLED, 유리 위엔 올릴 수 없다는 ‘고정관념’ 깬다

2019.12.09 09:00

 

조관현 박사는 가상현실(VR) 기기에 활용할 초고해상도 OLED를 유리 기판 위에 올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아사이언스DB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관현 박사는 가상현실(VR) 기기에 활용할 초고해상도 OLED를 유리 기판 위에 올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아사이언스DB

거실에 놓고 보는 TV에서 손안으로 쏙 들어온 스마트폰에 이어 머리에 쓰는 가상현실(VR)용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까지 디스플레이 환경은 점점 눈 가까이로 다가서고 있다. 이런 기술적 추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불붙는 화질 경쟁이다. 눈으로 가까워질수록 단위 면적당 화소의 수가 많아야 생생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고해상도는 인치당 화소(PPI)라는 단위로 평가한다. 4K 초고화질(UHD) TV는 100~200 PPI, 스마트폰은 500 PPI 수준이다. VR은 스마트폰의 4배인 1800~2000의 PPI가 필요하다.

 

기판에 따라 성능 좌우되는 OLED

 

HMD에 도입될 화소 소재로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가 꼽힌다. 다른 소자와 비교해 응답 속도가 빠르고 색상이 뛰어나 작게 만들수록 장점이 더 드러난다. OLED는 기판 위에 유기물을 일정한 간격으로 뿌려 만든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한 화소를 구성하려면 적색(R)과 녹색(G). 청색(B)을 차례로 나열해야 하기 때문에 PPI를 높이기 어렵다. 대신 높은 PPI를 위해서는 색이 없는 백색 OLED를 만든 후 색상 필터를 넣어 PPI를 늘리는 방법이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VR 디스플레이에 쓰기에는 밝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OLED는 어느 기판에 뿌리느냐에 따라서도 성능이 좌우된다. 실리콘 웨이퍼 위에 올리는 방식과 유리에 올리는 방식 두 가지 제조 방법이 있다. 실리콘 방식은 반도체 공정을 쓸 수 있어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고도의 공정이 쓰이기 때문에 제조단가가 높고 큰 패턴을 만들기 어렵다. 반대로 유리 기판에 OLED를 올리는 방식은 고해상도를 만들기는 불리하다. 대신 생산비용은 크게 줄일 수 있고 대면적을 만들기도 쉽다.

 

▲OLED 용액을 특수 처리한 용기에 넣은 후 열을 가해 증발시켜 유리 기판 위에 1,867 PPI의 고해상도 OLED를 구현했다. 동아사이언스DB
OLED 용액을 특수 처리한 용기에 넣은 후 열을 가해 증발시켜 유리 기판 위에 1,867 PPI의 고해상도 OLED를 구현했다. 동아사이언스DB

 

유리로 고해상도 OLED 구현 성공

 

조관현 박사 연구팀은 올 초 유리 기판 위에 1,867 PPI의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유리로는 고해상도를 만들 수 없다는 기존 고정관념을 깼다. RGB 방식 OLED를 유리 기판에 올리며 단숨에 VR용 디스플레이에 쓸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에 도달했다.

조 박사는 OLED 용액을 13.6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간격으로 담을 수 있는 특수 용기를 개발하고 여기 담긴 용액을 끓여 날려 보내 유리 기판에 그대로 옮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선 용액이 담길 길고 얇은 채널이 여러 개 나열된 특수 마이크로채널을 개발했다. 채널 속은 용액이 잘 달라붙도록 코팅하고 바깥은 달라붙지 못하도록 코팅해 용액이 채널에만 담기도록 하는 구조이다.

 

 

채널 위에 유리 기판을 놓고 바닥에 집어넣은 광열변환층(LTHC)으로 용액을 끓여 날려 기판에 달라붙도록 했다. LTHC는 빛을 열로 전환해주는 장치이다. 연구팀은 100분의 1초간 순간적으로 강한 빛을 내는 제논 플래시 램프를 이용해 용액을 빠르게 가열하고 용액이 날아가 달라붙도록 했다. 조 박사는 “빛을 흡수해 열로 변환하는 기술이 중요한데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노하우를 활용해 용액이 기판으로 옮겨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찾았다”고 말했다.

 

조 박사가 고해상도 OLED 패턴을 구현하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DB
조 박사가 고해상도 OLED 패턴을 구현하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DB

OLED 생산기술도 일본이 상당 부분 장악하고 있는 분야이다. 고해상도 OLED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세한 구멍이 일정한 간격으로 뚫린 ‘섀도마스크’가 쓰인다. 이 제품은 품질 때문에 100% 일본에서 수입한다. 섀도마스크로는 800 PPI 해상도밖에 만들지 못함에도 대체품이 없는 실정이다. 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생기원 내부에서 100% 구현한 기술”이라며 “섀도마스크는 좁은 면적의 OLED를 만드는 데 쓰이나 이 기술은 대면적을 만드는 데도 쓰일 수 있어 활용범위가 더 넓다”고 말했다.

 

넓은 면적의 OLED를 만들면 VR에 활용할 때 장점도 있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커지면 VR을 구현하는 데 가장 걸림돌로 지적되는 어지럼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조 박사는 “시야각이 넓어지면 어지럼증을 해결하는 데도 유리하다”며 “실리콘 기반은 1인치 이하의 크기에 고해상도를 구현하지만 유리는 그런 제한이 없다. 넓게 만들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 박사 연구팀은 기술을 고도화해 OLED의 해상도를 3000 PPI까지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실제 VR 기기에도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동아사이언스DB
조 박사 연구팀은 기술을 고도화해 OLED의 해상도를 3000 PPI까지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실제 VR 기기에도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동아사이언스DB

연구팀은 앞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2000~3000 PPI로 해상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조 박사는 “지금은 화소별 너비가 10㎛보다 크지만 수 ㎛ 이하 크기의 소자를 만들 수 있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공정을 활용했기 때문에 해상도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본다”고 말했다.

 

기술을 활용한 VR 기기도 개발하고 있다. 조 박사는 “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나 백프레임(화소형성 소재) 같은 VR 기기의 다른 부품을 연구하는 곳과 손잡고 기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중소기업도 뛰어들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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