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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딱정벌레 닮은 생체모방로봇 미래전 양상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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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딱정벌레 닮은 생체모방로봇 미래전 양상 바꾼다

2019.12.03 22:01

3~4일 코리안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 열려

2016년 한국에서 개봉한 ‘아이 인더 스카이’란 영화 속에선 미래첨단과학기술군을 엿볼 수 있다. 벌새와 딱정벌레를 모방한 생체모방 로봇들이 군사작전의 주체가 된다. 유투브 캡쳐

2016년 한국에서 개봉한 ‘아이 인더 스카이’란 영화 속에선 미래첨단과학기술군을 엿볼 수 있다. 벌새와 딱정벌레를 모방한 생체모방 로봇들이 군사작전의 주체가 된다. 유투브 캡쳐

2013년 아프리카 케냐에 끔찍한 테러사건이 발생한다. 영국인과 미국인을 포함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을 급습해 무차별 총기난사를 가한 것이다. 총 6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해당 무장단체의 핵심인물들을 쫓던 영국 합동사령부는 그들이 또 다른 테러를 준비하기 위해 케냐 나이로비 교외의 한 주택에 집결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를 막기 위해 영국 합동사령부와 미국 공군, 케냐 세 나라 군대가 합동 군사 작전을 펼친다. 


군사 작전은 총격전이 벌어지는 기존의 양상과는 다르다. 총성이 들리기 보다는 벌새와 장수풍뎅이가 등장한다. 이 벌새와 딱정벌레는 실제가 아니다. 벌새와 딱정벌레를 모방한 소형 생체모방 로봇이다. 새와 벌레를 모방한 이 로봇들은 무장단체의 핵심인물들이 숨어있는 주택에 잠입해 영상을 촬영하고 도청하는 정보 수집 임무를 펼친다. 


조동일 서울대 국방생체모방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이 2016년 한국에서 개봉한 ‘아이 인더 스카이’란 영화를 통해 설명한 미래첨단과학기술군의 모습이다. 조 센터장은 이달 3~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19-2차 코리안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K-MSC)’에 발표자로 참여해 “한국 로봇 수준이 전세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여러가지 상황을 탐지해 정보를 수집하고 아군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로봇은 머지 않아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일 서울대 국방생체모방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3일과 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19-2차 코리안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K-MSC)’에 발표자로 참여했다. 그는 생체모방 로봇으로 인해 달라질 미래 군의 모습을 조망했다. KIST 제공

조동일 서울대 국방생체모방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3일과 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19-2차 코리안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K-MSC)’에 발표자로 참여했다. 그는 생체모방 로봇으로 인해 달라질 미래 군의 모습을 조망했다. KIST 제공

생체모방 로봇은 동물의 구조나 거동 원리, 메커니즘을 모방한 로봇이다. 로봇이 수행할 수 없었던 동작에 대한 힌트를 오랜 진화의 시간을 거쳐 동작 최적화를 이뤄낸 동물에게서 얻는다. 지난 5월 발표된 ‘국방생체모방로봇 기술로드맵’에 따르면 군은 전장 상황에서 정보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2033년까지 뛰어오르거나 벽을 타고 오르는 5cm크기의 정찰용 생체모방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곤충과 조류 등 작은 동물들을 이용한 소형 생체모방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날 ‘생체모방 무기체계 소형화’를 주제로 발표한 박훈철 건국대 KU융합과학기술원 교수는 “일반적 드론의 비행 효율을 1이라고 본다면 곤충의 비행효율은 그것에 8~12배에 이른다”며 “생물학자들이 곤충의 산소 소모량을 갖고 추정한 값이기에 단정할 순 없지만 곤충의 비행효율은 매우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집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소형 생체모방 로봇은 정보 수집에도 유리하고 여러 개체가 임무수행을 하기 때문에 임무 성공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은 중국에서 개발한 도브드론이며 오른쪽은 미국에서 개발한 벌새 로봇이다. 중국 서북공업대∙에어로바이런먼트 제공
왼쪽은 중국에서 개발한 도브드론이며 오른쪽은 미국에서 개발한 벌새 로봇이다. 중국 서북공업대∙에어로바이런먼트 제공

세계 각국에서는 이런 가능성을 토대로 활발한 소형 생체모방로봇 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비둘기를 모사한 정찰 로봇을 만들었다. 송비펑 중국 서북공업대 교수이 개발한 ‘도브 드론’은 무게가 200g에 최대 시속 40km 속도로 30분간 비행할 수 있다. 실제 비둘기의 움직임을 90% 모사해 도브 드론 옆에 새가 나란히 날아가는 경우도 관찰됐다. 중국정부기관 등 30개 기관에서 이미 도입해 사용 중이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1년 미국 무인항공기 개발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를 통해 벌새를 모방한 정찰 로봇을 만들었다. 무게는 19g, 양 날개 폭 16.5cm에 최고 속도는 초속 6.7m다. 실제 벌새처럼 제자리 비행과 전후진 비행, 회전 비행이 가능하다. 영국은 말벌을, 스위스는 박쥐를 모사한 정찰 로봇을 만드는 등 세계가 소형 생체모방로봇 연구에 한창이다. 


한국도 군사 정찰을 목적으로 소형 생체모방로봇을 개발 중이다. 조 센터장 연구팀은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LIG넥스원과 지난 9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곤충을 닮은 정찰로봇을 개발 중이다. 조 센터장은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판단형 정찰로봇을 제작하고 있다”며 “임무만 입력시키면 로봇이 스스로 주변 상황과 돌발변수를 파악하고 대처해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KAIST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도 2012년 공벌레를 모방한 정찰로봇을 만들었다. 몸길이 15cm인 이 로봇은 공벌레처럼 몸체를 둥글게 말 수 있으며 초당 45cm의 속도를 가졌다.


생체모방 로봇은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미래 전장 판도를 뒤바꿀 ‘10대 차세대 게임체인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서 총장은 이날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첨단과학군 건설을 위한 육군의 추진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생체모방 로봇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양자기술, 인공지능(AI) 등을 포함한 10대 차세대 게임체인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교육사령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함께 국방 관련 기관이 미래 군사력 건설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K-MSC를 매년 전후반기 개최할 계획이다.
 

KIST 제공
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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