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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과학홍보 담당자와 청년과학자가 바라본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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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과학홍보 담당자와 청년과학자가 바라본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가능성

2019.12.07 18:39
이달 6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이언스 얼라이브 2019′에서 심시보 IBS 정책기획본부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과학을 둘러싼 언론 환경의 변화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이달 6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이언스 얼라이브 2019'에서 심시보 IBS 정책기획본부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과학을 둘러싼 언론 환경의 변화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과학을 둘러싼 언론환경이 변화하며 과학연구 대신 사건이나 정치, 이슈 보도가 늘어나고 있다.” “연구자들이 대중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 연구자를 돕는 툴을 만들면서 연구자와 커뮤니케이터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

 

이달 6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이언스 얼라이브 2019’에서는 정부 과학기술출연연구기관 소속 홍보 담당자들과 과학자들이 ‘연구 현장에서 본 한국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심시보 IBS 본부장은 최근 3년간 신문보도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과학을 둘러싼 언론환경의 변화를 소개했다. 심 본부장에 따르면 1994년부터 올해까지 신문의 과학지면 비중이 떨어지는 것을 표시한 자료를 공개하고 “주요 신문의 과학지면 비중이 엄청나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또 “과학 지면에도 과학만 있는 게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의 광고성 기사나 제약업체 기사처럼 과학이 아닌 콘텐츠가 많이 포함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학 기사도 연구보다는 사건이나 정치가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심 본부장은 “과학기술전문방송의 사례를 분석해보니 올해 IBS 관련 보도가 62건인데 연구성과는 보도자료로 나온 23건에 그친 반면 고발성 뉴스가 23건으로 타나났다”며 “과학의 당파성이나 정치성, 편파성이 다른 때보다 더 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는 최근 1년간 IBS를 둘러싼 연구 부정 의혹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를 보도한 사례가 크게 늘어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심 본부장은 과학이 이슈와 결합했을 때만 보도되는 것도 최근 과학 보도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심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사례처럼 이슈와 연구 접점이 됐을 때만 과학이 부각이 되더라”며 “예를 들면 인류 조상의 기원이 기후변화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게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외국에서는 큰 관심을 받았는데 한국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학 보도자료의 통계도 공개했다. 심 본부장은 “과학기자가 3개월간 받는 보도자료가 800건이 넘는데 이를 분석해보니 연구결과 보도자료를 자체적으로 만든 경우가 연구중심 대학은 많지만 일반 대학들은 떨어지는 추세”라며 “연구중심 대학들은 연구성과를 담당하는 커뮤니케이터들이 존재하나 그렇지 않은 대학은 외주나 연구재단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 자료도 양식이 획일화됐고 국가주의적인 관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 본부장은 “보도자료 대부분이 논문이 발표된지 한참 된 자료”라며 “작성양식도 스토리텔링보다 주로 딱딱한 형식으로 확일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와 IBS가 공동연구를 했을 때 보도자료를 보면 우리는 형식에 치중하나 호주는 스토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한국도 스토리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생중계 링크 https://www.facebook.com/ibs.officialsite/videos/801053780353016/?v=801053780353016

 

심 본부장은 “한국 자료는 또 국내 연구진을 유난히 강조한다”며 “과학은 글로벌이나 자료는 국가주의적인 관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에 관한 스토리를 쓸 때도 과학 스토리보다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구적 논리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는 콘텐츠 작성 전담인력이 너무 부족한 것도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심 본부장은 “홍보팀 직원이 있어도 전문 작성자는 한 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육성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건웅 KAIST 홍보팀 행정원은 “커뮤니케이터들이 심도 있게 쓰고 재미있게 쓰려고 해도 저만 해도 1년에 80건 정도 연구성과를 쓴다”며 “결국 깊게 파고들지 못하고 기계처럼 작성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과학 홍보의 측면에서 바라본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에 관한 지적이 다수 나왔다.
이날 행사에서는 과학 홍보의 측면에서 바라본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에 관한 지적이 다수 나왔다.

몇몇 과학이슈들이 정치쟁점화되면서 홍보를 하거나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조차 어려워지기도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순관 한국원자력연구원 미디어소통팀장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과학이슈가 정치쟁점화 되어버리면 오히려 연구자와 대중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막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탈원전 정책이나 달탐사 프로젝트 같은 경우 정치쟁점화 되며 연구자들이 입을 닫고 소통이 전혀 안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성과도 정책에 맞춰 트렌드화를 추구하는데 필연적으로 과정 혹은 억지가 만들어진다”며 “이런 것이 과학적이지 않은데 기관에서 이를 추구하는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이 대중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어려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지 한국연구재단 부연구위원은 “연구자들이 공식적인 결과를 영어로 발표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한글을 쓰시는 경우는 동료 연구자들을 대상으로만 쓰는 경우”라며 “연구결과에 관해 한글로 어느 정도 완성하고 정제된 표현을 할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행정원은 “연구자분들은 한글을 같은 단어라도 다른 방식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며 “대중에게 보이는 단어를 연습하면 쉬운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자와 커뮤니케이터 간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의 유일한 연구자인 김튼튼 IBS 연구위원은 “연구자들은 설명을 하면서도 대중이 이걸 보고 재밌어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논문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결국 보도자료를 쓰면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 지 모르는 상황에 빠진다”고 말했다. 박태진 과학기술원 공동사무국 팀장은 “연구자들도 홍보 관계자들을 보면 대체 어디까지 모르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며 “커뮤니케이터도 모범생의 자세로 연구자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경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리켄) 홍보실 부디렉터는 일본도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부디렉터는 “일본도 과학기사가 적어지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신문사 과학기자들이 예전보다 과학 전문지식 수준이 부족해지며 소통이 안되니까 기사를 잘 못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부디렉터는 2014년 일본에서 큰 문제가 됐던 연구부정 사례인 STAP(자극야기 다능성획득) 세포 소동을 소개했다. 리켄 소속 오보카타 하루코 씨가 세포를 산성 용액에 담그는 것만으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 세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당시 일본에서는 젊은 여성과학자였던 오보카타 씨를 스타로 만들며 한껏 추켜올렸으나 연구 결과가 재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과학계에서 쏟아져 나오며 최악의 연구부정 사례 중 하나로 남게 됐다.

 

강 부디렉터는 “당시 저희가 예쁜 여성연구자를 앞으로 내세워 크게 홍보를 해버리는 잘못을 저질렀고 덕분에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이 사건 이후 리켄은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수차례 연구를 설명하는 홍보로 신뢰도를 회복했다. “보도에 정확성을 줘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이유”라며 “연구성과 책임은 연구자의 몫이지만 발표를 어떤 식으로 하는가는 홍보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도 커뮤니케이션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강 부디렉터는 “과학자들이 꼭 산업과 연구만이 아닌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길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에만 목을 매다 좌절하는 대신 다른 길을 알려주는 것도 커뮤니케이터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배경을 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과학이 살고 과학자들도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중계 링크 https://www.facebook.com/ibs.officialsite/videos/801053780353016/?v=80105378035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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