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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본위화폐로만 입장권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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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본위화폐로만 입장권 살 수 있어요"

2019.12.08 17:35

대변에서 나온 에너지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가상화폐로만 입장권을 살 수 있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사이언스월든 센터는 이달 11일 오후 7시 울산시 울주군 UNIST 경동홀에서 ‘꿀로 칸타빌레’ 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피아니스트 금혜승 씨 바이올리니스트 이현애 고성현, 비올라 김재윤, 첼리스트 김용식 씨로 구성된 포어스트먼 콰르텟이 무대에 올라 낭만파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과 요하네스 브람스의 곡을 통해 격정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연주를 펼칠 예정이다.

 

이번 행사가 특별한 이유는 티켓을 UNIST가 개발한 똥본위화폐 ‘꿀’로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UNIST사이언스월든센터는 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가 모여 환경경제와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똥을 돈으로 교환해 쓰는 '똥본위화폐'를 도입했다. 
연구센터는 대변을 처리하고 에너지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물의 사용량을 최소화한 특수 변기에서 큰일을 보면, 변기 아래 설치된 환기 팬이 돌면서 대변을 말린다. 30분가량 지나 대변이 완전히 건조되면, 용변을 본 사람은 자신의 인분 가루를 봉지에 담아 실험실 왼쪽에 있는 미생물 반응조에 넣는다.

 

미생물 수천 종이 인분 가루를 분해하면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내는데 메탄가스는 보일러로 들어가 난방 연료가 되고, 이산화탄소는 조류배양조로 옮겨져 미세조류의 먹이가 된다. 이렇게 분리한 이산화탄소는 녹조류를 배양하는 데 사용되고 이 녹조류를 짜내면 나오는 식물성 기름을 화학 처리하면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 디젤로 사용할 수 있다.

 

사람의 하루 용변량을 200g이라고 보면 100명가량의 인분을 모으면 18명이 온수 샤워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온다.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 가치는 대변을 제공한 개인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똥본위 가상화폐 ‘꿀’이다. 꿀은 일정 부분 쌓이지만 반드시 플랫폼 구성원과 공유되어야 하며, 일부는 자연으로 소멸하는 특징을 가진다. 꿀은 현금화되지 않는 가치로, 똥본위화폐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유통된다.

 

대학 측은 똥본위화폐 플랫폼(http://fsm.network/)에 가입하면, 매일 10꿀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이 하루 평균 배출하는 인분 200g에 해당하는 가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0꿀은 3600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하루 대변으로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실 수 있는 셈이다. 참석 희망자들은 ‘꿀’을 활용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공연 전후로 연주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꿀’을 선물할 수도 있다.

 

조재원 사이언스월든 센터장은 “이번 연주회는 관중과 연주자 모두에게 똥본위화폐 플랫폼으로 함께 노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많은 분이 자리하시어 사이언스월든이 꿈꾸는 따뜻한 미래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월든센터는 이번 연주회를 중심으로 똥본위화폐 ‘꿀’의 사용자와 사용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미 UNIST 주변 지역의 상점 10여 곳에서는‘꿀’로 구매할 수 있는 커피, 음식 등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주회 외에도 대학로 연극 표 등을 구매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웹페이지에 구축된 똥본위화폐 플랫폼은 곧 스마트폰 앱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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