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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생태계 위해 '데이터 공유·활용, 클러스터 조성'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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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생태계 위해 '데이터 공유·활용, 클러스터 조성' 서둘러야"

2019.12.16 23:28
패트릭 탄 싱가포르 듀크-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1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 싱가포르의 바이오 혁신에 대해 소개하며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패트릭 탄 싱가포르 듀크-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1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 싱가포르의 바이오 혁신에 대해 소개하며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희귀질환을 연구하거나 정밀의학을 발전시키려면 한 국가가 지닌 모든 바이오, 헬스 데이터를 동원해도 모자랄 때가 많습니다. 국경과 분야를 넘어선 데이터 공유와 협력이 중요하지요. 한국은 이런 면에서 아쉬움이 큽니다. 바이오·헬스 분야의 공공 데이터는 비교적 잘 확보돼 있지만, 데이터를 분야와 국경을 넘어 공유하거나 연구하는 등 연계(링크) 환경은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루크 스와보미르스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과 보건경제학담당관은 “바이오 헬스 분야에서 데이터는 원유(oil)와 같다”며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는 환자와 국민의 삶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한국도 데이터 연계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6~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코엑스에서 개최한 바이오 분야 학술대회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바이오경제포럼은 2015년 처음 시작된 행사로 세계 바이오 트렌드를 분석하고 정책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바이오 학계와 기업, 정부 등이 한 데 모여 ‘오픈이노베이션’을 실현하는 방안을 미국 샌디에이고와 영국 케임브리지, 싱가포르 등 바이오 분야의 국제적 ‘허브’로 꼽히는 지역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타진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바이오 헬스 분야의 데이터 확보와 공유,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남식 영국 케임브리지대 밀너연구소 교수는 “한국이 바이오 분야 생태계를 만들려 노력하는데, 바이오 분야만 보지 않고 정보기술(IT) 등 다른 분야와 함께 키우는 ‘다양성’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IT나 인공지능(AI)에 강점이 많아 이를 활용한 신약 개발 등을 시도할 수 있는데, 이 강점을 활용하려면 먼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서부개척시대에 금광을 찾아간 사람들처럼, 바이오에도 ‘금’이 있다면 사람들이 알아서 와서 바이오 생태계를 꾸릴 것이다. 바이오 분야의 금이 바로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 바이오 데이터에서 OECD 국가 주에서도 중간 정도의 환경을 갖춘 나라로 평가됐다. 공공 의료 분야 데이터 구축과 이를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개방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분야를 넘나드는 연구가 규제와 관리 주체 및 방식의 난립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스와보미르스키 담당관은 “공공분야 보건 데이터와 민간 의료 분야 데이터는 통합되지 않았고 데이터의 일관성도 없다”며 “일관성을 갖춰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는 바이오 분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각국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데이터 활용과 공유, 바이오클러스트 조성의 필요성이 특히 강조됐다. 윤신영 기자
1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는 바이오 분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각국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데이터 활용과 공유, 바이오클러스트 조성의 필요성이 특히 강조됐다. 윤신영 기자

그는 바이오 데이터 구축과 활용에 모범적인 나라로 이스라엘과 덴마크,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을 꼽았다. 특히 이스라엘의 사례를 소개하며 “의료보험제도와 세제 데이터, 복지 정보 등이 연계돼 있어 예를 들어 당뇨병이 사회 계층 별로 어떻게 치료와 헬스케어를 받고 있는지를 비교 분석할 수 있다. 한국도 공공-민간 데이터의 일관성을 높이고 다른 나라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며 사회경제 등 타 분야 데이터를 추가해 다양한 보건 분야 연구를 하도록 촉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분야 데이터의 공유를 가로 막는 요인 중에는 환자와 의료진 등이 민감한 정보라는 이유로 데이터 공유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2017년부터 인구의 6분의 1인 100만 명의 게놈 및 임상의학 데이터를 구축하는 정부 프로젝트를 시작한 싱가포르의 경험이 이날 공개됐다.

 

패트릭 탄 듀크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병원 등에서 각기 구축한 보건의료 데이터를 보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지저분한’ 비정형 데이터가 많다. 이런 데이터는 가지고 있더라도 거의 쓸모가 없다”며  “정부가 병원에게 ‘이 데이터를 정형화시켜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시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설득했다”고 말했다. 또  “데이터를 제시한 목표로만 사용하겠다고 분명히 밝히고 이에 대해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기술적, 제도적 방안을 밝혀, 기관 별로 데이터를 따로 갖는 것보다 국가가 관리하는 게 안전하다고  납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루크 스와보미르스키 OECD  보건과 담당관이 1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 보건 정책에서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루크 스와보미르스키 OECD 보건과 담당관이 1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 보건 정책에서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는 글로벌 제약기업과 바이오 스타트업, 연구기관, 교육기관 등이 집적한 바이오클러스터가 꼽혔다. 대학 연구실에서 이뤄지는 기초 수준의 연구 성과가 인근의 투자자, 인큐베이터, 기업 전문가 등과 만나 손쉽게 상용화 연구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남식 교수는 “병원과 의대, 연구소, 대기업과 수많은 벤처기업이 길 하나 건너면 닿을 거리에 집적한 바이오클러스터가 케임브리지 시내에만 24개 형성돼 있다”며 “이곳에서 5000개 이상의 지식집약 기업이 운영되며 6만 1000명의 연구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이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은 23조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축구장 14개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의 적극적인 기초연구 성과 육성도 중요하다. 글로벌 제약기업 존슨앤존슨이 세운 생명과학 분야 인큐베이터인 제이랩스(JLABS)의 산제이 미스트리 소장은 “기업가들은 초기에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과학적 발견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제대로 된 협력 없이 시장에 내놓을 수는 없다”며 “제이랩스는 물리적 공간과 전문가의 조언을 조건 없이 제공해 과학적 혁신을 이루게 도와 기업화의 전과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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