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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 비상대응 통신설비 안정성 및 전문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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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 비상대응 통신설비 안정성 및 전문성 우려”

2020.01.01 16:54
후쿠시마 사고 당시 훼손된 주 제어실이 모습이다. 당시 중앙 제어실이 손상되고 전력공급이 끊겨 원자로의 상태확인과 제어가 불가능한 속수무책의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후쿠시마 사고 당시 훼손된 주 제어실이 모습이다. 당시 중앙 제어실이 손상되고 전력공급이 끊겨 원자로의 상태확인과 제어가 불가능한 속수무책의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비상대응 통신설비의 안정성과 전문성에 우려가 제기된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 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과의 통신이 두절돼 초기 대응에 실패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은 것을 들어,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비상대응 통신설비 점검 및 유지와 담당자 교육, 위성전화 및 공공안전통신망 확대, 노후설비 교체 등의 보완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31일 국내외 동향 및 현안에 대해 수시로 발간하는 국회의원 입법활동 지원 정보소식지 ‘이슈와 논점’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전 비상통신설비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원안위는 방사선사고 및 방사능재난이 발생할 경우 현장중심의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원자력시설 인접지역에 현장방사능방재지휘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월성과 울진, 영광, 고리, 대전 총 5개의 현장방사능방재지휘센터가 규제기관인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지휘 하에 운영되고 있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도 본사 내 비상대책상황실과 각 원전본부별 원전비상대책본부를 운영 중이다. 


원안위와 KINS, 한수원은 원전 사고 등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범정부적 대응과 주민보호조치, 방재유관기관 간 신속하고 유기적 협조 및 상황대응을 위해 관련 기관과의 비상통신설비를 운영한다. 비상통신설비는 직통회선방식(핫라인)과 위성전화 등 전화설비와 화상회의설비, 근거리통신망설비(LAN)으로 분류된다. 원전 소내, 원안위 본부, 한수원 본부, KINS 등 유관기관 및 해당 지자체에 방사능재난 발생 등의 위급상황을 전달한다. 

 

비상대응 통신설비 분류 표준을 나타냈다. 보고서 캡쳐
비상대응 통신설비 분류 표준을 나타냈다. 보고서 캡쳐

 

보고서는 이 비상통신설비의 안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원전사고 등에 신속하게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 수단인 비상대응 통신설비가 너무 잦은 고장을 겪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17년 국정감사에 따르면 핫라인의 경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29번의 고장이 발생했고 이 중 2016년에만 21번이 발생했다”며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 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과의 통신이 두절되어 초기 대응에 실패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3일 미국 월스트리스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유출사고를 수습할 때 도쿄 전력은 통신두절로 군과 소방청 등 관련기관의 협조를 위한 계통도 등을 전송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29번의 핫라인 고장 중 경주 인근 월성본부가 12회, 영광 본부 8회, 울진 본부 6회, 고리 본부 3회 순으로 발생했다. 원안위 및 인근 지자체와 한수원 사이에 연결된 핫라인 고장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보고서는 “특히 2016년 경주지진 이후 인근지역인 월성본부에서만 6차례의 핫라인 고장이 발생한 점은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원자력안전 규제 체계의 문제를 드러내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빈도와 강도가 커짐에 따라 내진설계 보강과 위성전화 설치 확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진 등으로) 유∙무선 통신이 단절될 경우에 가장 효과적인 통신 수단은 위성전화”라며 원안위에 위성전화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수원은 총 149대의 위성전화를 운용중인 데에 반해, 원안위의 경우 현장지휘센터에 부지별 2대씩 총 10대 및 방사능중앙통제상황실 3대로 총 13대만 보유했다”고 지적했다. 

 

 비상통신설비 정기점검・관리 담당부서를 표로 나타냈다. 보고서 캡쳐
비상통신설비 정기점검・관리 담당부서를 표로 나타냈다. 보고서 캡쳐

보고서는 비상통신설비의 운영 전문성에도 물음표를 달았다. 보고서는 “통신설비 점검절차의 경우 체크리스트 위주의 형식적 요소에 그칠 수 있으며 시험결과가 판정기준에 불만족하는 경우 혹은 조치할 사항에 대한 기준이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 시행되고 있는 비상통신설비 정기점검은 원전 사업소별로 수행부서가 상이하다”며 “수행주체가 다르다는 점은 다른 주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지만 비상통신설비 점검을 전담하는 전문 인력이 미비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안위와 각 원전본부는 비상대응 통신 설비를 담당하는 사용자 교육에 대한 구체적 기준 및 교육내용 등을 절차서에 반영해 교육이 보다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원안위가 재난관리주관기관으로서 원전사고 등의 비상상황 시 군・경・소방 등과의 일원화된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발간한 김나정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비상통신설비는 원전사고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해 신속한 범정부적 대응과 주민보호를 위해 필수적 요소”라며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 해 현행 통신설비의 점검과 처리방식 및 사무분장과 담당자 교육 등 절차적인 보완사항 외에도 위성 전화와 공공안전통신망 확대, 노후설비의 지속적 보완 등 물리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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